10대 시절부터 헤비메탈에서 클래식까지 음악을 소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귀의 캔디처럼 듣고 있다. 지금도 걸을 때면 걷는 동안의 시간을 음악에 할애한다. 내 MP3에는 레이디 가가와 마돈나 그리고 건앤로지스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쟝르의 음악을 구비해 놓고 듣고 싶을 때 쿡 눌러 듣곤 한다.   

재즈를 정식으로 듣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되는데,,,, 며칠 전에 버스를 타고 마일즈 데이빗의 kind of blue를 들으면서 왔다. 버스 창가에서 내다본 바꺝 풍경은 햇살로 눈 부셨고 버스 안은 무지 더운, 낮잠을 부르는 아주 노곤한 그런 날이었다. 내 귀에는 마일즈 데이빗의 유연한 트럼펫  연주가 그 노곤함을 더해주는데, 순간적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은 이런 사람들 때문에 풍요로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말 바꿔가며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박박 우기는 그런 정치인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면서 내가 진정 행복하고 풍요로운 것은, 이런 사람들 때문이구나.  

이 앨범 재킷에서 빌 에반스는 "마일즈가 이 곡을 착상한것은 녹음하기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 그는 대충 스케치한 것을 가지고 와서 연주하기로 한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따라서 여러분은 이 앨범에서 순전히 즉흥곡에 가까운 음악을 듣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곡들을 녹음하기 전 한번도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으니, 예외 없이 최초로 각 곡을 연주한 것이 여기 녹음된 셈이다."라고 썼다. 카인드 오브 블루의 모든 곡들은 악보가 있는 상태에서 연주된 곡이 아닌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  즉석에서 연주한 즉흥곡이라는 말.  

이런 최고의 즉흥 연주가 가능한 것은 이들 연주자들의 실력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공부만이 전부인 대한민국 현실에서 이런 아티스트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사회적 아량과 여유가 있을까? 대통령이 고졸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임기간 내내 무시 당했던 현실을 생각하면.......학력이나 1등주의에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며 열정을 유지한다는 것.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따분해지는 않는 것일지도. 

 

세상이 따분해지지 않게 느끼겠금 만들어주는 사람들 중에 미야베 미유키 여사도 한 몫. 아마존 재팬가면 미미여사의 프로필에 저 언제나 방긋 웃어주시는 그림 있더라. 

워낙 다작이다 보니 재밌는 책도 있고 그저 그런 책도 있기는 하지만 인간적인 따스함은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다. 그녀의 학력은 고졸이 전부다. 그래서 어쩌라구? 작품만 좋으면 되지 않나! 학력이 그 사람의 작품 능력을 드러내주는 것도 아닌데. 일본 문단에서 그녀의 학력 갖고 그녀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나라도 미야베 미유키같은 작가 한명 있었으면 좋겠다.   

미야베 미유키는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작가여서 실험적 글쓰기는 하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은 세가지로 나뉜다. 모방범 같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청소년 혹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가벼운 소설 그리고 에도 시대 소설. 개인적으로 사회파 소설과 에도 시대 소설을 선호하고 청소년 아이들이 나오는 소설은 그냥 뭐 그닥.   

초기작도 아니고 데뷔작이라 살까 말까 고민 했는데, 안 사면 미미 여사의 팬이 아니지 싶어, 어제 파격적으로 세일한 69,000원 짜리 한경희스팀 다리미와 함께 질러버렸다. 어딜 가도 이 가격에 스팀다리미 절대 못 구한다, 싶어서. 설마 낼도 69,000원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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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10-14 01:09   좋아요 0 | URL
헤비메탈은 전 거의 안 들어요,,,하지만 음악에 대한 님의 생각과 제 생각은 넘 비슷해요!!^^
그리고 다른 글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고,,,나이 들어보니 학벌 그거 정말 별거 아니던데,,^^;;
암튼 그런거에 목숨 거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기억의집님 아드님 학원 그만두게(^^;;)하시고 너무 지르시는거 아냐요??ㅎㅎㅎ
하지만 스팀 다리미 69000원이면 정말 싼것 같아요,,,미미여사 데뷔작 읽으시고 올리실 리뷰 기대할께요~.저는 다시 지름자제 모드,,ㅠㅠ

기억의집 2010-10-14 09:53   좋아요 0 | URL
ㅋㅋ 메탈은 지금은 거의 안 들어요. 몇몇 좋아하는 구룹만. 20대시절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메탈리카 엄청 좋아했어요, 메탈리카 시디 다 모았을정도로. 나중에 남동생 다 주었지만요. 남동생 아이폰에 음악 뭐 들었나 검색해봤더니 다 메탈음악이더라구요. 아직도 듣냐? 물었더니 들을 음악이 그거 밖에 없대요^^

정말 학벌 별거 아닌데 싶어요. 학벌보다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 같기는 해요. 우리나라는 아직 재능을 못 알아보는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10-14 09:5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끽해야 40만원 세이브인데...근데 그 한경희 스팀다리미는 도저희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가격 검색 해보니깐 알라딘이 무려2,3만원 정도 싸서요. 글구 대체로 평이 좋아서 샀어요^^

2010-10-14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4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핑키 2010-10-16 00:53   좋아요 0 | URL
네, 안그래도 ㅋㅋ이 책이 미미여사님의 대뷔작이라고해서 어랏! 했었는데 ㅋㅋ
벌써 지르셨군요? ㅎㅎㅎ 오오! 파격적인 세일가로 ㅋㅋ 스팀다리미까지!! ㅋㅋ
저도 음악을 좀 사랑하고 싶은데.. 전 이상하게 책 읽을때도, 다른거 할때도 음악이 흘러나오면 집중이 잘 안 되더라구요 ㅠ 그렇다고 집중력이 좋타면 말도 안하겠는데;;
정신은 또 왜 이리 산만한 편인지 이거하다보면 저게하고싶고 저거하다보면 뭐했었는지 까먹고 ㅋㅋㅋ
암튼 기억님처럼 음악 사랑하시는 분들보면 너무 고상해 보이고 ㅋㅋ 부럽더라구요ㅎ
뭘 들으실까? 즐겨듣는 엠피쓰리 목록을 훔쳐오고 싶어요 ㅎㅎㅎㅎ

기억의집 2010-10-18 10:2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음악은 길거리 나설 때 들어요. 저는 집에서 책 읽을 때도 클래식도 잘 안 들어요. 집중력이 떨어져서. 카페 같은데서 책 읽으면 "저 죄송한데 음악도 꺼 주시겠어요." 하고 말하고 싶어져요.

저 책 은근 재밌어요. 리뷰 올려야지 하고 있는데 언니가 빌려갔어요^^ 이러면 리뷰 시기를 놓치긴 하더라구요. 저는 책을 먼저 읽고 언니가 빌려가는데 늦게 빌려가면 리뷰 금방 올리는데 미미라고 빨리 빌려가더라구요^^ 헤헤


기억의집 2010-10-18 10:29   좋아요 0 | URL
온다 리쿠의 첫 작품이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에 비하면
미미의 저 첫 작품은 자신의 미래 작품의 경향을 어느 정도 품고 있더라구요. 인간미 넘치고 따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