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구입할 책은 아니지만, 관심가는 책이다. 쌓여 있는 책만 어느 정도 소진돼도 지름신의 강령을 받아 긋고 싶지만, 도저히....... 구입해 놓고 가지고 있기에는 책값의 압박이 만만치 않다.
저자의 이력이 재미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왔다고하는데, 실제로 종교에 관심이 많아 종교학과에 들어 간 것인지 아니면 서울대라는 학벌을 따려고 들어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종교와 다윈의 진화가 상충되는 입장이라, 작가 후기에 종교학과를 나와 왜 다윈의 진화를 연구하게 되었는지, 그의 변절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으려나, 궁금하다.
다윈의 진화는 단순한 생물학이라는 학문적인 개념이 아니다. 다윈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뉴톤이나 맥스웰의 고전 물리 세계에서 한치도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말은 현재와 같은 기술,공학적인 발전이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다윈의 진화는 無神의 발견이었으며, 신이 지배했던 우주에서 새로운 우주관으로 바꿔 놓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다윈의 <종의 기원>을 어떻게 재해석 했는지, 그리고 인간 소멸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다. 게다가 외국인이 아닌 우리 나라 사람이 썼다는데 더 의의를 두고 싶다. 이 책은 머스트 해브, 작가의 노고때문이라도 내 꼭 구입하리라.
![](http://image.aladin.co.kr/product/700/35/cover150/8972914843_1.jpg)
뉴턴이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게 되었다"라는 말에서 제목을 따 온 것은 아닌지. 원서 제목은 Seeing Further 이 책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이 쟁쟁한 저술가들의 글. 인기 연예인들들을 등급별로 분류하듯이, 이 책을 위해 쓴 글쓴이들을 분류하자면 A급 정도의 글쟁이들이 아닌가 말이다. 논리정연한 사고와 뛰어난 아이디어 혹은 기괴한 상상력이 동원된 글일 수 있겠는데, 요즘은 뻑하면 책값이 이만원이 넘어가서 도저히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주머니 사정. 이 책은 걍 도서관에 신청이나 해야할까 보다.
이 책은 관심가는 책이라기보다는 며칠전에 신간 코너에 오르자마자 구입한 책인데, 양자 이론을 창시한 물리과학자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맘씨 좋은 과학자의 불행한 가족사(큰 아들은 일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하고 두딸은 출산 직후에 죽었으며, 둘째 아들은 히틀러 암살 계획에 참가했다가 사형당한)를 읽어보고 싶었다. 타인의 불행은 나의 기쁨이라는 흥미본위의 호기심이 아니고 막스 플랑크에 좀 더 깊이 알고 싶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했을 때 그를 감싸안으면 지지했던 사람이 플랑크였고 그의 인간 됨됨이, 히틀러에 반대했던 과학자로써 대해 후세에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도 궁금했다.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이 책이 나오게 된 계기가 좀 웃긴데 이 책은 진작에 나왔어야하는데, 우리 나라가 막스 플랑크 연구소를 포항에 유치했다고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막스 플랑크 평전이 발간 된 것임. 진짜 웃기는 일 아니감.
“나는 일생 동안 내 앞에 놓인 커다란 문제에 매료되어 있었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분주했습니다. 아마도 그 때문에 물리학에 대한 나의 책이 섹스를 다룬 마돈나 책보다 많이 팔렸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을 것이다. 호킹의 <시간의 역사>가 나온 것이. 현재 그의 나이 거진 70이 다 되어 간다는 책 소개를 읽으면서 새삼 만감이 교차했다. 루게릭병으로 자신의 몸을 한치도 움직일 수 없는 호킹이 아인슈타인의 우주론를 흔들어 놓다니 말이다. 그는 물리학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의 일생동안 저주스러운 몸과 놀라울 만큼 뛰어난 이론의 부조화는 그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호킹 자신이 자서전을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을. 이 책을 쓴 라센은 그의 제자라는데. 나 좀 더 솔직히 그의 남자로서 섹스리스한 삶은 어땠을까, 좌절 같은 것이 있었을까..싶다. 그게 궁금할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