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스티브 킹의 작품을 검색하다가 이 책들이 나온 것을 알았다. <쇼생크탈출>은 예전에 영언문화사에서 나왔을 때 사서 읽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는데, <스탠바이미>는 영화로 한번 보고 잘 되지는 않는 영어로 읽었던 책.  

이 책들 검색하다가 호러의 제왕 스티븐 킹의 새로운 모습 어쩌구 저쩌구 해서 문득 생각난 것인데, 나는 무서움을 많이 탔다. 지금은 과학책을 쪼금 읽어서 영혼같은 것의 존재를 부정하는 탓에 공포를 잘 느끼지 않지만, 차라리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 모든 타부에 무장해제가 된다는 것을 아시는지. 솔직히 집안에 삼재가 끼였다는  등 이런 신앙적 믿음에서 무장해제가 되면 사는 게 더 편하는다는 것을 느낀다.  

뭐 여하튼 그건 그렇고, 나는 아까 말했듯이 무서움을 많이 탔다.그래서 언제나 밀폐된 곳에서 안정감을, 안도감을 느꼈는데, 그 말은 집안 어디든지 문을 꼭꼭 걸어닫았다는 말이다. 문을 닫는다는 행위는 감히 그 누구도, 귀신이라도 들어올 수 없는 상태라 내가 안정하다고 여겼다.  

반면에 내가 갇혀 있는 상태에서 가장 안도감을 느꼈다면, 우리 아이들은 열려 있는 상태에서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 추운 겨울날에도 방문을 열어놓고 가서 자라고 한다. 새벽에 추울 것이라고 말하면 방문이 열려 있어야 가장 무섭지 않다고. 추워도 상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나의 공포의 근원은 외부였는데 우리 아이들의 공포는 내부! 언젠가 문을 닫고 있어야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았더니, 두 놈 다 아니,라고 말하더라.  

확실히 나는 공포의 대상이 외부에 있다고 믿었다. 학습되어진 결과가 아닐까, 아이들이 말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을 굴려보는데, 문을 열어 놓으므로써 엄마한테 금방 갈 수 있고 도와주러 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공포 자체가 자라면서 학습되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내가 어렸을 때는 어땠는지...기억이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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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5-10 16:16   좋아요 0 | URL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집안이나 이불안 귀신 이런 침입에 더 무서운거 아닐까요?

기억의집 2010-05-11 08: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외부에서 오는 침입이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아이들은 둘 다 아니더라구요. 이거 다른 애들한테 물어보면 재밌겠구나 생각했어요.

알케 2010-05-10 16:24   좋아요 0 | URL
여기 스티븐 킹의 팬덤 1인.^^

<스탠드 바이 미>는 스티븐 킹 이야기의 원형들이 녹아있지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그것 It>이란 장편에서 화려하게 변주됩니다.

(읽으셨으리라 짐작하지만....)





기억의집 2010-05-11 09:02   좋아요 0 | URL
알케님, 반갑습니다^^
아, 그렇군요. 전 잇의 분량에 압도되어 읽지 않았었거든요.
읽어야지 하면서 중고샵에서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변주되는지 궁금하네요. 근데 왜 우리는 킹을 좋아할까요?!

scott 2010-05-11 09:10   좋아요 0 | URL
저도 무서움 많이 타서 어린시절(아기 때부터)불을 훠히 켜야지 잠이 들었어요. 불을 끄고 잠든지 몇년 안될정도로 ㅋㅋ겁이 많아요. 한번은 가로등이 안켜진 어두운 길을 걸어가다가 정말 인기척도 없이 어떤 남자가 쑥 나타나는거예요. 동네 떠나가게 소리를 질럿는데(그 순간 주변 집들 창마다 불이 켜지고 몇몇 이웃들은 대문밖을 나올정도로 ) 그남자가 더 놀라서 가슴을 쓸어 내렸어요. 스티브 킹 소설 은근 잔인하고 공포스럽죠. 그래야 팔린데요^^

기억의집 2010-05-11 09:35   좋아요 0 | URL
저도 무서움의 대상이 변하는 거 같아요.예전엔 보이지도 않는 귀신같은 실체가 무서웠는데 지금은 밤거리를 돌아다니면 사람이 무서워요.특히나 남자들. 낮에도 한적한 거리를 지날 때 남자가 저 앞에서 걸어오면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옆길로 갈까, 복잡한 생각으로 머리가 엉클어지는 거 같아요.
킹의 데스퍼레이션인가 읽고 진짜 무서워 중간에 읽다가 관둔 적이 있어요. 심리적으로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공포(책)를 사서 즐기는 것이 참 재밌죠?!

알케 2010-05-11 13:07   좋아요 0 | URL
킹은 우리 마음 속 깊고 깊은 구석에 숨어서 혼자 울고 있는 아이를 불러내지
요. 킹은 상처받아 울고 있는 아이의 눈물 번진 맨 얼굴을 지금, 이곳의 우리
와 대면시키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그 아이가 괴물로, 악마로 변하지
만 기본적으론 유년기의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사는 가여운 아이일 뿐.

<스탠드 바이 미> <캐리> <잇> <옥수수밭의 아이들>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기막힌 문장과 섬세한 묘사.
(영문판으로 읽으면 어떤 귀절은 마치 라임을 맟춘 듯한 형용사들로
묘사를 하곤 하는데 문장을 완전히 장악한 느낌을 주죠)

그를 좋아하는 저의 이유입니다. ^^

기억의집 2010-05-11 16:21   좋아요 0 | URL
근데 킹의 번역본은 이상하게 싼티나는 문장이죠. 저도 원서로 버벅거리면 읽었는데 번역본과는 차이가 너무 나더라구요. 워낙 많이 팔리는 작가여서 그런지 킹은 네 멋대로 써라 라는 글쓰기 책 읽어보니 많이 인용되는 작가이기도 한데 말이죠.

2010-05-14 14: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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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3: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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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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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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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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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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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0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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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5: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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