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행복한 왕자님 왕에 갔다가 산을 타면 종아리가 얇아진다는 말(종아리가 이뻐 말라깽이진 한 번 입어보고 시퍼요!)에 솔깃해서오후에 학원 갔다 온 딸을 꼬셔 동네 뒷산을 타고 왔어요. 덤으로 약수터에 들려 약숫물도 떠오고. 딸애와 여기저기 좀 돌아다니고 슈퍼도 들려 반찬 좀 사 가지고 오는데, 

경비원 아저씨가 택배가 와 있다고 부릅니다. 올거라고는 아침에 주문한 가다라의 돼지 밖에 없어 책 인줄 알았어요. 등에는 무거운 약수물에 한 손에는 반찬봉투를 들었지만, 왠지 책을 받자마자 포장을 뜯어봐야 직정이 풀리는지라. 딸애한테 택배상자 좀 뜯어보라고 주었더니,

지 엄마 성질 닮아 박박 뜯어 본 울 딸, 우와, 책 두껍다! 엄마가 이 책 다 읽을꺼야! 라며 놀라더니. 근데 가다라의...... 뭐야? 라고 물어보는 거에요. 뭐긴 돼지라고 써 있잖아! 하고는 책표지를 흘끔 보는데, 돼의 ㄷ이 뒤집어 있어 아이가 읽지를 못 하더라구요. 돼지의 ㄷ를 왜 뒤집어 놓은 것인지?????? 

 

그래서 울 딸이 집에 오자마자 거울을 가지고 글자를 바로 볼 수 있게 한다고 저러고 있었어요. 어휴, 저거 때문에 지네 오빠랑 서로 하겠다고 해서 또 한바탕, 난리가 났지요. 저의 집은 진짜 조용한 날이 거의 없다는. 빨랑빨랑 커서 제발 큰 놈이라도 중학생이 되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다 큰 놈이 거울 갖고 지도 해 보겠다고 동생이랑 툭탁툭탁 싸우고 있고. 아주 괴로워 죽겠어요,,,, 흑흑. 

딸애가 저러고 노는 게 재밌어 사진 찍으면서 책의 요모조모 찍어 봤어요. 책 엄청 두껍습니다. 주문할 때 책값이 비싸다고 우라질!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막상 책을 받아보니 이 두께에 17,800원이면 뭐. 출판사에서 나름 책값에 많이 신경을 쓴 거 같더라구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책 두권 부담입니다. 차라리 가격이 좀 쎄더라도 한권이 낫지 분권은 사고 싶은 생각 싸~악 달아나게 하죠. 그래도 북스피어에서 애써서 출간했는데 어떻게 그냥 무시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파값 아껴서 샀어요. 저희 집은 한 한달정도 파 못 사 먹고 있는 거 같아요. 파값이 2500원이라 게 말이 되요, 말이 되냐고요? 차라리 파를 사고 책을 사지 말라고요?! 


놀랍지 않습니까? 책이 지 혼자 설 수 있을 정도의 무게감이라니. 헤비급입니다.  

여하튼 책 잘 만들었고 잘 빠졌습니다. 실물이 휠씬 이쁘고 책값도 착합니다. 이걸 착하다고 해야지 어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출판사마다 종이수급 문제로 골머리라고 하더라구요. 지난 번에 만난 지인도 어린이그림책도 종이 수급 문제 때문에 신간을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북스피어도 홈피에도 그런 말이 오가고 있네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렇게 책을 내 준것만해도 고맙죠. 뭐.  

사실 저는 이 시간에 인터넷 안 하는데, 북스피어 홈피 갔다 그 동안 저 책 나온 노고를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이 줄줄 나와...(이게 왠 쇼랍니까!) 그렇게 올려봅니다. 애아빠 들어와 밥 달라고 하네요. 밥 차리러 이제 나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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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10-05-06 11:10   좋아요 0 | URL
리뷰 기다려요^^

기억의집 2010-05-06 19:35   좋아요 0 | URL
넹~~~리뷰, 북스피어를 위해서라도 써야겠지요^^ 잘 써야할텐데..자신 없어요.

꽃핑키 2010-05-14 20:51   좋아요 0 | URL
큭!! ㅋ 거울놀이! ㅋㅋ 하하 ㅋㅋ 너무 귀여워용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