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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한마디로 자유 그 자체다. 특히나 고전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난 고전을 꼭 읽어야한다는 당위성을 가져본 적이 없다. 애 낳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더 이상 고전에 대한 집착은 버렸다. 수백년전 사람들이 지금 사람들보다 더 글을 잘 썼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사유의 폭이 더 넓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철저한 종교 통제와 신분 제도에 옭매인 사람들의 사유가 혁명을 거친 우리 시대 사람들보다 더 깊다고 더 넓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난 고전을 보는 시선이 자유롭다. 고전은 must read 아이템이라기보다는 나에게 자유선택 사항이어서 그런지 고전이 누르는 무게는 실로 나에게 그리 크지 않다. 난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전을 꼭 읽어햐하는 책이라는 중압감을 가진 책으로 인도하고 싶지 않다. 읽을 수 있으면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읽어야 하는 품목은 아니라고 가르치고 싶다. 하지만 수 많은 책들중에서 고전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는 터. 쏟아져 나오는 신간에 정신 못 차리는 나지만 그래도 올해 몇 권의 고전은 찜해놓고 있다. 올해 읽을 수 있다면 좋고 아니면 말고. 게다가 요즘 출판사마다 우후죽순으로 고전문학 전집이 나오다 보니 흥미로운 것은 사실. 그 중에서 몇 권은 눈길이 끈다. 지금 구입한 책도 몇 권 있고 그리고 다음에 구입해 읽고 싶은 고전책들.
이 책의 표지는 정말 셀렌다. 나는 같은 여자로서 이렇게 하이힐의 뒤태가 섹시해 보일지 정말 몰랐다. 며칠을 고민하다 이 책의 겉표지에 유혹에 넘어가 사서 읽고 있는데, 읽는 내내 위안부 생각이 나 불쾌한 작품이었다. 혹 일본인들도 우리 정신대를 이런 식으로 보지 않았을까. 일본 군대는 정신대를 자신들이 욕망을 합법화할 수 있도록, 정당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페이지페이지마다 날 괴롭혔으며, 세계적인 작가라는 요사는 도대체 이러한 구상을, 아이디어를 어떤 식으로 얻은 것일까. 혹시나 일본의 정신대에서..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작품이다. 난 도저히 이 책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는 것을 거절하겠다. 이제 몇 분 안 남은 99원의 정신대 할머니들이 우리 역사 속에 존재하는 한, 그리고 일본의 사죄다운 사죄를 받지 않은 이상 이 작품을 객관적으로 볼 수도 없으며 객관성의 결여라고 비난하더라도 난 우리 위안부할머니들의 역사편에 서겠다.
으흑, 이 작품도 뒤태에 반해서..그만. 하얀 레이스 너머 어둠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후, 나 진짜 궁금해. 너무나 너무나 참을 수 없는 매력의 겉표지. 나름 미영문학의 단편집중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실린 단편은 생각보다 뛰어난 작품들이 실려있다. 처음 디킨스의 신호수를 읽었을 때만해도 겉표지와 달리 생뚱맞은 시대에 뒤떨어진 단편이나 실리면 어쩌나 싶었는데, 요즘 트렌드에서 맞는 감각의 단편들이다. 개인적으로 조셉 콘라드의 찾아 보기 힘든 단편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더 좋았던 작품이었는데, 콘라드의 진보의 전초기지라는 단편이 이문열의 명작산책에 실려 있었지만, 그 땐 별로 사고 싶지 않아 제 아무리 콘래드라도 사지 않고 기다렸는데 이번에 창비에서 콘라드의 단편을 실어주다니, 개인적으론 두께도 그렇게 두꺼운 편이 아니어서 더 이쁜 막내같은 느낌의 단편집이었다. 게다가 캐서린 맨스필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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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탐내고 있었던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존 스타인벡의 이 작품은 예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선뜻 다가갈 수 없는 위력의 작품이었다고나 할까. 20대에 열화당 사진문고중 아메리카, 암흑시대라는 사진작품들을 통해 미국의 대공황 사진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워커 에반스와 도로디어 랭의 미국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포착한 사진들의 이미지가 드문드문 기억 속에 박혀 있어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그들의 절망속까지 내 감정이 이입될까 두려워 읽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어쩜 언젠가 내가 미국의 대공황시기의 그 현실을 묵묵히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아, 또 리처드 기어의 영화 <천국의 나날들>인가도 이러한 주제 비슷하지 않았나. 우리는 풍요로운 시대에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죄책감을 더 이상 느끼지 않을 때. 과연 그러한 죄책감이 사라질 날이 올려나 모르겠지만. 지난 번에 교보 나갔을 때 20% 할인이라고 선심쓰듯이 팝업문구 붙어있더니 오늘 알라딘보니 30%씩이나 하네.
1997년도 판이라니. 난 만약에 이번에 출판사들의 세계문학전집중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오면 구간으로 기다릴 필요도 없이 신간책으로 사련다. 우리 중고등시절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인기 대단했는데...물론 하이틴로맨스 시리즈와 함께. 하핫. 갑작히 옛날 생각나네. 아이들하고 돌려가면서 읽던 하이틴 로맨스소설들. 지금 돌이켜 보건데, 그 때 정말 괜찮은 국어 선생이 한명이라도 있어 진보적인 독서 지도를 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책을 보는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깊이가 있지 않았을까. 여하튼 갑작스레 요즘 이상하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을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 과연 내가 잘 읽을까만은. 마가렛 미첼의 마지막이자 최고의 작품이라는 이 작품을 우리는 영화로 더 많이 알고 있지 막상 책으로 읽은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그리고 왜 이영화는 리메이크가 안되지. 비비안 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여배우가 정녕 그렇게 없단 말인가. 흡입력이 대단하다는 이 소설, 제대로 한 번 읽어 보고 싶다.
이번에 창비에서 나온 세계문학단편집들은 작가들의 배분이 고르다. 이 일본편만해도 생소한 작가가 많다. 시가 나오야나 유리코 그리고 일본에서의 명성은 대단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작품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쭌이찌로오의 단편이 실려있다. 솔직히 오사무 안 실린 게 어디냐 싶다. 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좋을 줄 모르겠더라, 완전 찌질남. 감성적이고 유유부단한 성격이 작품 속에도 그대로 드러나 독자인 나로 하여금 기겁을 하게 만들었던 작가. 과연 그의 작품이 그렇게 대단하게 취급받을 만한 작품인가 하는 의심이 든다. 내가 일본 평론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이 작가야말로 핑크빛평론이 만들어낸 명성 아닌가 싶다. 쭌이찌로오의 단편이 한편 수록되어있어 반갑기 하지만, 야스나리는 세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차라리 쭌이지로오의 단편 세편이 실리고 야스나리는 1편만 실려도 되는 것을. 그래도 다른 출판사에도 찾아 보기 힘든 단편이 실려 있어 나름 괜찮은 일본단편집이다.
그 외에 더 읽을려고 구입한 고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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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aladin.co.kr/product/615/77/coveroff/8936471767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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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거 아세요? 문동세계전집이 의외로 쉬크해 보이지만 읽을 때 무지 불편하다는 사실, 겉표지가 옷으로 비유하자면 시스루 같아요. 흐느적 흐느적, 결국에는 표지 휙 떼서 읽게 된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