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에 대해 잘 모르지만, 유튜브로 재즈를 듣는 사람이라면, 그게 언제든 류이치 사카모토의 재즈를 꼭 만나게 될 것이다. 유튜브의 재즈 관련 플레이리스트에 언제나 올라 있는 재즈뮤지션이 류이치 사카모토이기 때문이다.
재즈라면 하루키의 재즈 사랑 정도, 혹은 빌 에반스나 미국의 재즈 전성기때의 뮤지션 정도만 알고 있는 나에게 류이치 사카모토는 낯선 이름이었다. 일단 재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렇게 매력적인 음악 쟝르는 아니였기에, 나에게 재즈는 빌 에반스의 재즈 피아노 정도쯤에 언제나 머물렀다.
어느 순간 슬슬 찬바람이 불고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재즈를 틀어놓는다. 남들은 적막함이 싫어서 티비를 틀어 놓는다고 하지만, 나는 쓸쓸한 느낌과 적막함을 좋아해 그 상태 그대로 책을 읽는데, 저녁 무렵에는 유튜버들이 선곡한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틀어놓는다.
적막한 공간에 재즈를 틀면 적막함이 도드라진다. 은은한 선율. 그 적막함 안에서 알게 된 류이치 사카모토. 그가 누군인지 검색조차 하지 않고 그냥 듣기만 했다.
그러다 그의 부고 소식을, 즐겨 듣는 유튜버를 통해 알게 되었고 몇달 후 알라딘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의 유작에세이 출간 소식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삶의 대한 열망이 느껴지는 제목이 마음 한 켠에 아려온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재즈음과 너무나 닮은 듯한 제목을 읽으며 나의 적막한 공간에 퍼졌던 그의 음악이 들려오는 듯 하다.
처음으로 류이치 사카모토가 누군지, 어떤 글을 쓰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그는 어떤 재즈 뮤지션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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