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의 첫sf 소설이라고 해서 읽었는데, 생각해보니 판타지 소설은 몇 권 읽어도 과학적 지식이나 상상이 가미된 sf는 처음이지 싶다. 미스터리물에 더 능하긴 하지만 영웅의 서나 비탄의문 같은 판타지 소설도 재밌게 읽었고, 이야기라면 워낙 탁월하게 잘 빼내는 저력이 있어 그녀의 과학적 상상은 어떨지 기대하고 읽은 작품이다.

일단 과학적 지식이 상당해서 놀랬고 미스터리와 결합된 듯한 sf라 미유베 미유키의 작품색이 그대로 드러났다. 미유키의 이번 첫sf 단편에서 눈여겨 볼 것은 과학적 상상력이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스터리 요소가 첨부돼도 어색하지 않었는데,

지금까지 읽어본 sf의 배경은 우리 평범한 일상에서 과학적 상상력이 가미된 것이거나 배경 조차 작가가 창조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 현실에 과학적 상상력이 첨부된 것이라 작가나 독자 입장에서 낯설지 않고 읽는데 수고스럽지 않지만, 후자인 경우는 작가가 1-10까지 다 만들어낸 세상이라(젤라즈니 소설같은 sf소설은 진짜 처음 읽을 때 낯설었음) 작가 입장에서도 이야기와 상상력의 싸움이었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전자를 선택해서 읽는데 어렵지는 않었다.
1. 엄마의 법률은 입양아에 대한 불행한 과거를 지우는 제도2. 전투원은 외계 침입에 대한 씨씨티비의 감시 3.나와 나는 시간 슬립이라는 흔한 소재 4. 안녕의 의식은 인공 지능 로봇에 대한 폐기 5. 별에 소원은 잠시 지구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외계종족이 인간의 의식에 침투 6. 성흔은 불행한 가족사에 대한 친족 살인과 악의 처단 문제 7. 바다신의 후예는 이차세계대전 배경으로 좀비 전사 8. 보안관의 내일은 반복의 드라마

대체로 2,3개의 단편 빼고는 미스터리 요소가 강했고 개인적 취향으로는 성흔이 제일 재미있었다. 작가가 워낙 미스터리에 강해서 그 본질에서 벗어나지는 않었지만 다음 sf 는 현실적인 세계보다 완전히 미야베 미유키가 가공해 낸 그런 세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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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06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은 미스터리 장르 안에 여러가지 다양한 소재나 이야기를 넣는 것 같아요.
작가마다 쓰는 방식도 다르고요. 추리나 미스터리가 여전히 인기인 모양이예요.
기억의집님, 잘 읽었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기억의집 2023-02-06 21:53   좋아요 2 | URL
일본 작가들이 글은 잘 쓰는 것 같어요. 재밌긴 하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닥 눈에 띄는 작가는 없는 것 같어요. 광고에 혹해 읽어보면 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서니님도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3-02-09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 작가 님의 책은 아직 읽어 보지 못했어요.
로봇 청소기와 사랑에 빠지는 주부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 있어요.
아니 로봇 남자 도우미요.. 그런 시대가 올 것도 같지 않습니까?

기억의집 2023-02-10 07:57   좋아요 1 | URL
미미여사는 예전 작품이 좋긴 해요. 특히 화차~ 저는 이런 탐사형 스타일의 작품 좋아해서 꾸준히 읽게 되는 것 같어요!! 남자도우미!!! 로봇이라도 남자는 부담스럽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