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졸업 후, 어느 정도 자리 잡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영국이나 스위스(독일이나 덴마크 등등)를 방문하고 싶다. 유럽은 워낙 문화적• 과학적 콘텐츠가 많아서 한달 예정으로 계획을 세워도 가 보고 싶은 곳을 다 둘러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문화 콘텐츠는 포기하고 과학 콘텐츠쪽을 중심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

월터 르윈은 자신의 저서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에서 뉴턴과 아인슈타인중 누가 더 위대한 과학자인지 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진 후, 두 사람 중 한명을 골라야 한다면 뉴턴을 손꼽았지만, 나는 뉴턴보다는 여전히 아인슈타인이 더 위대한 과학자라고 말하고 싶다.

둘 다 위대한 과학자라 누가 더 위대하냐는 의미없는 질문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한 인물을 위대하게 만드는 건 정말 그 사람의 학문적 업적이 뛰어나서일까? 특히나 17세기에 태어난 자연과학자가 뛰어난 과학 이론을 남겨그 사람이 위대해진 것일까?

이 의문점이 생기면서, 나는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잠시 생각해봤다. 뉴턴의 가장 큰 과학적 업적은 중력 이론과 미적분이다. 그리고 17세기에 그 이론들이 정말 영국에 필요한 학문이었나, 쓸모 있는 학문이었나? 짚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17세기 영국에서 뉴턴의 과학 이론은 정말이지 0프로에 가까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이론이었다. 중력이론이나 미적분이 그들 생활에 무슨 도움을 주었겠나?전혀 낫씽. 과학사를 제법 읽었지만, 그 시대에 뉴턴의 이론이 영국 국민의 생활에 도움을 주었다라고 말하는 과학저술가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런데, 그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그 이론들을 영국왕립협회는 자연의 진리 혹은 학문의 진리라는 이유로 뉴턴을 단번에 교수로 추대하였고 그의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이 나올 때까지 유럽 과학계를 장악했고 영향력은 대단했다.

단지 그 뿐이다. 그의 이론이 자연 설계에 비춰볼 때 맞다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영웅적인 과학자가 되었다. 18,19세기의 국민들의 실생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뉴턴의 이론은 완벽한 과학 이론이었다.

나는 이 지점에서 영국이라는 나라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영국왕립협회는 자연의 모든 학문적 진리에 대해, 그것이 현실의 실생활에 당장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를 우선하지 않었다. 그 이론이 맞기 때문에 그를 위대한 과학자로 만들었고 뉴턴을 영국의 위대한 과학자로 만들었다.

뉴턴이 위대한 과학자가 된 것은 그의 뛰어난 업적도 업적이지만, 영국이라는 나라의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학문 숭배가 그를 위대한 과학자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영국이라는 학문적 뒷배가 없었다면 그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

뉴턴과 같이 미적분을 발명한 라이프니찌가 독일에서 홀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영국이라는 나라가 왜 대영제국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뉴턴과 라이프니찌의 미적분이 현대 모든 기술에 적용되는, 우리 일상이 미적분화 되었음에도 오늘 날, 미적분하면 뉴턴을 연상하지 라이프니찌를 연상하지 않는다. 물론 당대 독일이 한 나라로 통일 되어 있지 않었기에 그런 측면도 있지만, 영국이 왕립협회를 통해 순수 학문을 중요시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현대 공학은 19,20세기 영국의 과학 이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전자의 발견도, 양자역학의 시발점이 독일이지만(막스 프랑크), 결국 보어가 영국에서의 유학 시절 발전 시킨 거 아닌가!!!

영국에 가면, 뉴턴과 패러데이, 맥스웰등의 건물이나 무덤에 가서 과거의 영국으로 시간 여행 하고 싶다.

(뉴턴의 중력이론중 일부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지금도 로켓발사할때 그의 중력 방정식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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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6-07 0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캠브리지에 갔을 때 트리니티 칼리지를 방문했는데 정문 옆에 뉴턴의 나무가 있었어요. 이게 실제 뉴턴의 사과나무라기보다 뉴턴 집 사과나무의 가지를 잘라 심었다고 하더라고요. 뉴턴처럼 훌륭한 과학자가 되라는 의미로요. 구석에 아담하게 서 있었어요 한 그루가. 나무가 있는 잔디밭 바깥에서 동양 유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 손가락 위에 사과 한 알을 올리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고 있어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

기억의집 2022-06-07 11:49   좋아요 2 | URL
가 보고 싶어요. 저는 대영제국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저 작은 섬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할 수(혹은 약탈 할 수 있는) 있는지 요즘은 알겠어요. 산업 혁명이 먼저 일어 날 수 있었던 것도 .. 저 학문의 진리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면서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산업화가 이뤄진 게 아닐까 싶어요. 영국은 뉴턴의 묘와 사과나무, 맥스웰 연구소 같은데 가 보고 싶어요!!! 프님~ 부러워용!!

mini74 2022-06-08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턴이 전염병이 돌때 심심해서 ?! 미적분 생각했다는 글 보고, 코로나 딱 터진 시점이 저희 아이 고3때라서 ㅎㅎ 너도 뉴턴을 ㄱ닮지 않으련 했더니, 옆에서 듣던 남편이 사과나무 심어서 과수원부터 일구라고ㅎㅎㅎ 대영제국 밉상인데 대단하긴하죠 *^^*

기억의집 2022-06-08 13:22   좋아요 1 | URL
ㅎㅎㅎ 부군께서 재치 있으시죠!!!! 대영제국이 약탈한 재산 어마어마할 거예요. 저는 유럽은 아직 가 보지 않었지만, 유럽의 과학 콘텐츠는 보고 싶어요. Cern도 예약하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에효. 애들이나 직장을 잡아야 가능하겠죠. 저의 남편은 내후년에 가자고 하는데… ㅎㅎ 그때 결혼 25주년이거든요~근데 뉴턴을 키운 영국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