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많이 안 봤지만, 봄날에 가장 기억 남는 벚꽃이라면 (애들 어릴 때 살 던 빌라에 폈던 겹벚꽃과) 키키 키린이 나온 앙, 이라는 영화 도입부에 나왔던 벚꽃이다.
혹 보셨을랑가 모르겠다. 어찌나 풍성하게 흐드러지게 폈는지 영화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 나는데, 그 벚꽃 영상만은 기억에 남는다.
가지치기를 많이 안 해서 그런지, 벚꽃의 규모가 장난 아니다. 화면이 꽉 차게 분홍색이 물 드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나무와 꽃 좋아하는 내가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앙은 할일 다 했다. 잠깐 이 자리에서 잠시 불만을 토로하자면, 우리 나라는 어찌나 가지치기를 열심히 해 주는지 벚꽃의 꽃은 이쁜데, 정말 나무 모양이 안 이쁘고 가지도 빈약하고 볼품이 없다.
우리 아파트도 한 라인에 벚꽃이 쭈욱 늘어서 있는데, 하도 가지를 짤라 왠지 모르게 균형도 안 맞고 꽃이 펴도 위로만 쑤우웅 핀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뭔가 안 맞는 느낌. 봄 되면 그래도 저 벚꽃으로 위안 삼었는데, 작년에 가지치기를 계속해서 풍성한 느낌이 없다. 꽃이 한가득 핀 느낌보다 빈약하다
그렇다고 내가 아니 왜 그렇게 벚꽃을 못 살게 구냐고 좀 내비두면 안되냐고 따지고 싶어도, 괜히 시비 거는 것 같아 참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도 아니 우리 아파트도 영화 앙,에서 나오는 꽃이 픙성하게 달린 벚꽃 한 그루 정도는 갖고 싶다….
덧: 하긴 꽃 떨어지면 치우는 건 경비원 아버님 몫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