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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2년 1월
평점 :
네버 모어 출판사의 미스터리책을 연속으로 읽을까하다가 장안의 화제인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기로 했다.
책초반부 읽을 때만 해도 (어류)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평전이구나! 싶었다. 처음 들어보는 생물학자지만, 얼마 전에 타계한 에드워드 윌슨처럼 이 분야에선 나름 한획을 그은 인물이겠거니 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책초반, 데이비드 조던에 대한 글은 나름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 그냥저냥 안 읽어도 되는 평전인데 싶었다.
작가의 약력을 안 읽었다면 픽션으로 오해할 정도로 데이비드 스타 조던 평전 치고는 글쓰기가 독특했다. 게다가 저자 개인의 사적인 영역도 끌여들여 써서 평전 + 저자의 개인사 형식이 새로워서 요즘 평전은 이런가! 이런 트렌드인가 싶었다(혹시 이 책 읽으실 분은 이 책 초반에 등장하는 저자의 개인사 부분을 자세하게 읽으세요. 전 다 읽고 다시 한번 돌아와서 내가 뭐 놓친 거 없나하고 읽었습니다).
중간 이후, 저자가 왜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책을 썼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다. 다른 분들처럼 감동적이고 미국도 저런 역사가 전국적으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천년대에 내가 좋아하던 콜드케이스란 수사물에서 저런 불임 수술에 관한 것을 다룬 적이 있었는데, 그 때만 해도 나는 그게 개인의 일탈이겠거니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개인이 아닌 집단적인 만행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읽으면서 콧등이 시큰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책의 중후반은 말하면 안 될 분위기여서 자세한 내용을 생략한 것은(미드와 관련해 말하고 싶은 게 있지만 이 자제해야 분위기 또한 존중해야 할 것 같아서), 저자가 잊혀진 역사 혹은 알려 지지 않는 역사에 대해 백년이 지난 오늘 날 그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고 했기 때문이고, 이런 잊혀진 역사를 더 많은 분들이 읽기 바라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자세히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꽤 오랜 기간 과학전문기자로 일했고, 본문에 99년에 16살이었다고 하니 이 책을 집필하고 출간한 나이는 삼십대 후반, 작가로 등단은 약간 늦는 나이지만, 너무나 멋진 작품이어서 저자의 미래의 인생과 책에 응원을 보낸다.
—— 이 책 읽고 캐럴 계숙 윤에 대해 알고 싶고, 요즘 과학서적에 우리 나라가 자주 언급 되서 나름 뿌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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