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선정, 20세기 미국 사회에 가장 영향 있는 100인에 선정된 사람중에 정말 의외인 사람이 딱 한명 있었다. 찰스 루치아노, 영화 대부의 모델이자 이탈리아 갱인 마피아두목이었던 그는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20세기 미국에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선정된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왜 끄집어 내냐 하면, 바로 이 소설 노벰버 로드,의 전체적인 커다란 틀은 바로 거대 조직 폭력단의 멤버 한명을 제거 하기 위한 쫒고 쫒기는 추격물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케네디 암살 사건과 관련해서 말이다.
작가는 그 어떤 상상이던지 간에 글로 쓸 수 있다. 상상은 우리가 화성에 가서 감자를 캐 먹을 수 있고, 영생의 삶을 살 수 있고, 우주복 하나 장착하고 우주를 떠 돌아다닐 수 있으며, 여자와 남자가 서로 뒤바뀐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상상인데 아무렴 어떠겠는가!!
그래서 나는 작가가 카를로스가 장악한 거대 폭력 두목이 케네디가 맘에 안 들어 암살하는, 그리고 그 암살을 눈치 챈 조직원을 제거하기 위해 길위에서의 추격전이 스릴 넘치게 펼쳐지는 줄 알었다.
생각해 보시라, 20세기 미국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루치아노를 꼽을 정도면 미국의 갱단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겠는가!
조직 폭력 대 케네디 암살 대 조직원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길 위의 추격전일거라 잔뜩 상상력 부풀리며, 중간 까지는 정말 거대 폭력 조직과 케네디 암살 사건을 멋지게 엮을 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작가의 작품에 독자의 상상력이 개입 되는 건 말고 안 되는 거지만, 나의 상상력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갈수록 로맨스로 이어지더니, 결말이 너무 어이없게도 일주일의 로맨스로 끝난 것으로도 모자라, 주인공 프랭크는 카를로스를 찾아가 담판을 짓는데, 어이 없는 선택을 한다.
하아.. 마지막 저 대목에서 맥 빠져서! 책은 막힘 없이 읽히는데, 작가가 좀 더 과감하게 폭력조직과 케네디의 암살의 연관성을 이어나가던지, 막판에 로맨스라니… 미스터리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로맨스도 아니고,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아니면 요즘 미국 미스터리 트렌드가 이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