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로님의 dabble in Korean (or something) 페이퍼를 읽고, 저도 좀 내년에는 하루에 세네 페이지라도 원서 읽기를 해 보자는 다짐과 동시에,
작년에 원서로 한 10페이지 읽고 때려 친 사라 웨스트오버의 Educated가 생각나서 책장에서 찾아 딱 3페이지 읽었습니다. 역시 우리말처럼 술술 읽히지 않으니 책 읽는 재미가 반감 되긴 합니다만.
Educated, 우리 말로 교육하니깐 순간,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말해 준 비극적 에피소드가 떠올랐는데,
그 지인과 친목 모임하다보면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오는데, 어느 날, 예전에 아들도 아니고 딸을 대학교육까지 시킨 부모가 거의 없다... 이렇게 이야기 하다가, 그 엄마가 말하길, 자기는 시골 출신(본인이 지칭)인데, 그 친구 부모님이 농사 지으시면서 다섯 남매를 다 대학을 보내셨다고 해요. 시골에서는 80~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식을 대학 보낸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 동네 사람들이 없는 살림에 딸들까지 대학 보낸다고 주변에서 엄청 뭐라 했다고 해요. 뭐, 그래도 부모님이 주변에서 뭐라하던 아랑곳 하지 않고 딸 셋 아들 둘을 다 대학 보내 졸업 후에는 나름 서울에서 다들 자리 잡고 잘 사는데,문제는 동네 사람중 한 분이 자식 넷이 있는데 그 자식들을 국민학교만 졸업시키고 농사일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 분들 주장은 학교 가서 뭐하냐고 그냥 농사 지어 번 돈으로 생활하면 된다고 그 돈으로 먹고 살 수 있는데, 뭐하러 대학 나와 돈 쓰냐고 했답니다. 그래서 자식들이 대학은 커녕 중학교 졸업도 못 한 체,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농사 지어 돈 좀 모았나 보더라구요. 문제는 사회 기반(system) 자체가 변하면서, 농사는 돈이 안 되고 그 동안 모은 돈으로 뭐 좀 해보려 해도 배운 게 없어 사기 당하고 무시 당해 빈털털이로 고향집 내려 와 농사일 거들며 사는데 그 과정에서, 자식들이 교육 안 시켜줬다고, 대학 안 보내줬다고, 누구네 집은 대학 나와 다 잘 살지 않냐고 그렇게 부모를 원망했다고 해요..
9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 사회가 점점 학력을 중요시 하고, 사실 90년대 이후 대학졸업 해도 취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졸(초등졸)로 이력서 낼 곳도 없으니, 자식 입장에서는 부모가 특히 아버지가 원망스러웠겠죠..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아버지가 자살을 했다고 해요. 그 말 듣는데, 좀 뭐라 그럴까!!! 남의 일인데도,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타인의 불행에 대한 안타까움... 그 보다 더한 딮한 감정이 생기더라구요.
내가 아무 것도 배우지 않아도 이렇게 잘 사는데, 자식인 너희들도 그렇게 살아라 하는 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 세상이 변하지 않는 다면 교육이 뭔 필요가 있겠어요 정지된 세상에선 느린 삶도 살 만 한데, 대한민국은 가진 거 없다고 산업화를 선택한 나라 아닙니까!!!
아마 몰랐겠죠.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본인들은 시대의 변화를 읽을 만큼의 교육을 받아 온 적이 없었으니깐요. 지금 이 자리에서 농사 지으며 평화롭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겠죠. 마치 타라 오버웨스트의 아버지가 종교에 맹신한 것처럼이요.
아무리 나쁜 사주를 타고난 사람도 그 사주를 바꿀 수 있는 건 교육이라도 하지 않습니까? 뭔가 배운다는 건 지식를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즐거움 일 수 있는데 말이죠. 보고 듣고 읽는 즐거움, 삶에 이런 요소가 없다면 뭔 재미로 살까요!!! 교육은 우리를 둘러싼 창 아니겠습니까? 마이크로 소프트가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는 운영체계를 괜히 윈도우 라고 했을까요!! 교육은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는 보는 창이라는 것을.
그러나 살다보니 막힌 창들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