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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음, 작은미미 외 옮김 / 들녘 / 2022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의 배경은 영국 런던, 그 곳에 사는 인도인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인도가 오랜기간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던 나는 소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영국과 인도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찾아봤다. 인도는 약 200년동안 영국의 직간접적인 식민통치를 받았지만, 영국과 인도의 사이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현재 영국에는 1.5백만 가량의 인도인이 살고 있으며, 그들의 재산이나 소득 수준은 높은 편이며, 능력 있는 이들은 영국의 장관을 수행하기도 한다. 식민지배를 받았던 나라이긴 하나 인도인들에 대한 편견이나 불평등 없어 사이좋게 지내는 듯 하다.
책의 주인공들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과부들이다. 니키라는 젊은 인도 아가씨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다가 글쓰기 수업을 맡게 되고, 거기서 만난 여성들과 수업을 진행하던 중 방향이 '야한글'쪽으로 전환되어 활발해 진다는게 전체적인 줄거리다. 제목에선 '정숙', '과부', '야설' 이런 단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책 전체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단어는 '발칙한' 이라고 생각한다. 단어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버릇이 없고 괘씸하다라는 뜻의 이 단어가 소설 속 요소, 요소에 녹아 있다. 인도의 사회는 우리나라보다 더 보수적이며, 영국에 사는 인도인들 또한 보수적인 문화를 지키려는 쪽이 더 강한 듯 하다. 그들도 여자가 다리를 내놓고 다닌다던가,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하는 것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그렇지만 숫컷이 암컷을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번식하는 것이 동물들의 가장 기본적인 번식 욕구이다. 다양한 동물 종 중 그 번식 행위를 본질적인 목적외에 쾌락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건 인간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그 즐거움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법도 없다. 그 보수적인 사회 문화와 내면의 얘기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의 충돌이 이 책의 첫번째 소재이다. 더군다나 과부라는 설정은 그들이 많은 경험과 상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다양한 얘기를 이끌어 내는 힘이 된다. 책의 두번째 주요 소재는 젊은이들이 느끼는 문화 충돌이다. 인도에 비해 개방적인 영국의 문화를 어릴때 부터 느낀이라면 그런 보수적인 문화에 쉽게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엄마가 그렇게 살았다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해? 라는 생각을 가진 딸이라면, 더군다나 인도도 아닌 영국에서..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그런 충돌로 인해 몇 가지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처음 제목만을 접했을 때는 일반적인 드라마나 코믹 쪽의 장르를 기대했으나, 실제 책속의 이야기는 미스테리도 가미되어 있고, 영국내 인도인들의 사회문제 또한 포함하고 있어 가볍게 읽고 넘길만한 소설은 아니었다. 책을 읽으며, 우리 부모님 세대, 우리 할머니 세대는 어땠을까를 되돌아 보며 아직까진 페미니스트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는 많이 좋아졌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 본 리뷰는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