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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반 만에 남친이 생겼습니다
시모다 아사미 지음, 하지혜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따끈따끈한 신간도서가 내게 왔다. 첫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6년 반 만에 찾아온 사랑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미야타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느날 거래처 직원으로부터 고백을 받은 미야타씨는
오랜만에 찾아온 사랑에 무척 설렌다. 연애는 그녀로 하여금 작은 일에도 기쁨을 느끼게 하고 문자 하나에도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남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쇼핑을 하고 자신을 가꾸면서도 그녀는 귀찮아 하기보다는 즐거워 한다. 더는 다른 연인들의 낯 뜨거운 애정 행각을
봐도 눈살을 찌푸리거나 욕을 하지 않고 오히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본다.
그녀의 평범하고도 때로는 지루했던 일상은 남자친구로 인해 활기가 넘치고
시도때도 없이 그녀를 웃게 만든다. 하지만 연애의 달콤함도 잠시 그녀는 그가 익숙해질수록 바쁜 일상에 치여 때로는 그와의 만남이 귀찮아지기도
하고 그와의 사이에서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도 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연애를 시작한 후 가장 힘든 것은 혼자였을 때보다
더 외로움을 느끼는 날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엄마와 친구의 문자만으로도 행복했던 생일날은 그의 늦은 연락으로 우울한 날이되고, 혼자 영화를
보고 맛난 음식을 사먹어도 행복하던 그녀가 문득문득 주변 연인들을 보면서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크리스마스와같은 특별한 날에도 혼자일 때는 주변
사람들과 그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냈음에도 연애 후에는 남자친구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짜증나하고 그런 자신을 또 신물나 한다.
이렇듯 그녀는 연애로 달콤하면서도 행복해 하다가도 또 그로 인한
지나친 기대로 오는 섭섭함과 자꾸만 멋대로 구는 자신이 싫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툴툴되면서도 예쁜 밤하늘을 보면 혹은 남친에게 어울릴만한
옷을 보면서 어김없이 그를 떠올리며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 한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29살 여자의 연애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고 있는 이 만화는 주인공이 나와 비슷한 또래였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연애할때 더 외로워진다(p.53)던 에피소드는 매번 연애를 할 때 내가 느꼈던 것이기도 하고 이별의 이유가 되기도 했던거라 더
와닿았다. 외로운게 싫어 누군가를 만나고 사귀지만 막상 그 관계가 설렘에서 익숙함으로 바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더 강한 외로움. 이는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 나는 늘 이런 외로움이 찾아오면 이별이라는 선택을 했는데, 다행히 미야타씨는 나와 같은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았다. 함께 있어 외롭기도 하지만 함께라 또 행복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플때 그래도 내옆에 누군가가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미야타씨가 친구에게 하던 말 중 20대 초반의 연애와 달리 지금 연애는 좀 더 어른스러울 줄 알았는데, 지금도 자신은 성장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그 시절이랑 비교했을 때 전혀 변한게 없고 여전히 바보같이 멋대로 기대하거나 질투하게 된다(p.104)며 넋두리를 하던
에피소드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기대감과 함께 지난 사랑에서 했던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다짐은 늘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예전보다는 조금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만남을 가져보겠다고 다짐하지만 또다시 서툴고 아이마냥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해결하고 만다.
나이를 먹으면 알아서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20대 끝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도 덜 자란 내 모습을 보면 나이를 먹는다고해서 알아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4컷 만화로 구성되어 있었고 분량도 그리 많지 않아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세밀한 감정묘사라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결혼적령기인 여성이 연애를 통해 느끼게 되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엿보고 공감할 수 있는 만화인 것 같다.
더는 사랑 따윈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p.132)는 연애 전 미야타씨처럼 요즘 나도 그런 생각이 들때가 문득 있어
마지막 장면은 부러운 마음에 남겨본다. 미야타씨의 연애가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8년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서 더는 설렘을 느끼지 못해
이별을 고한 미야타씨 친구처럼 이별로 끝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순간 열심히 사랑하고 있는 그녀가 부럽다. 부디 이 사랑의 끝이
해피엔딩이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