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 어떤 감정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연습
케빈 브래독 지음, 허윤정 옮김, 정우열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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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 일보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증상(복수응답)은 답답함(57.9%)과 무기력함(55.1%)이 가장 많았으며,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19.2%), 감정 기복(17.5%), 불면증(9.4%), 과민반응(9.0%) 등도 포함된다. 코로나로 인해 격리되고 고립되었다.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도 많아졌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거나 접촉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이다. 안 그래도 외롭고 단절된 현대인의 삶은 더욱 단절되고 고립되었다. 


슬픔, 분노, 우울, 짜증,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무시되고, 적대시된다. 스트레스가 일상인 삶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 곳은 없다. 이렇게 무시되고 쌓여있던 감정들은 어느 순간 폭발하듯이 분출된다. 의미 없는 쇼핑을 하거나 먹거나, 보복 운전하거나, 무작위로 사람들을 때리거나,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마구 타인을 비난한다. 어느 순간 더 이상 참지 못해 폭발하는 감정이 지나고 나면 내가 왜 그랬나 후회하게 된다. 내가 나의 주인 같지만 가끔은 내 안에 다른 존재가 나를 조종하는 듯하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월트 디즈니 픽처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우리 머릿속의 다섯 감정, 기쁨, 슬픔, 버럭, 까칠, , 소심들을 의인화해서 보여준다. 처음에는 기쁨이라는 감정에만 매달리지만 결국 슬픔이 하는 중요한 역할을 깨닫게 한다. "우는 것은 삶의 문제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진정하도록 도와줘." 슬픔을 통해 라일리는 성장하게 된다. 우리가 가진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각 감정이 가지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케빈 브래독 지음, 허윤정 옮김, 정우열 감수, 중앙북스)는 이런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 회복 안내서이다. 표지의 이미지는 어느 날 갑자기 내 감정이 넘쳐버린 나의 모습을 상징한다. 내 안에 가득 찬 감정이 넘쳤을 뿐 나는 괜찮다는 책의 내용을 반영한다.


저자인 캐빈 브래독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인 <지큐>, <에스콰이어> 등 유명한 매체에서 20년 동안 패션. 트렌드 전문 에디터로 일해온 사람이다.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스스로도 성공한 삶을 살던 그의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 심한 우울증과 불안 증세가 오더니 급기야 자살시도까지 하게 된다.


"견딜 수 없는 순간"을 맞으며 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과정을 보면 그들은 살면서 일련의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이나 상황에 직면한다. 이를테면 직장 일이 힘들고, 몸이 아프고, 관계에 갈등이 생기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는데 그게 쌓이고 쌓이다가 마침내 그 상황에 압도당하고 만다. 그 결과가 바로 위기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자살 생각이 떠오르면서 '자살'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는다.


이 책의 저자는 성인 남성이다. 한국에서 성인 남성이 자신이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이었음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우울과 불안, 공황, 번아웃을 겪은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문화적 차이를 느낀다.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이런 감정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곧 전쟁에서 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우울증이 심해서 마음 보고서라는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내 마음을 챙기기 설문을 하고 분석 결과를 보려고 했다. 남편에게 같이 하자고 말했다가 심하게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에게 '너의 마음을 들여다보라'라고 말하는 것은 '너는 어딘가 부족해'라는 말로 해석되었다. 자신은 강하고 아무 문제없는데 내 권유가 자신을 문제 있는 사람으로 규정한다고 느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남들도 다 힘들거니 생각하면서 술 한잔으로 풀면 된다고 생각한다. 남성성이 강조되고 성공한 남성들을 많이 접했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자다움'이라는 감옥에 갇혀서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남자들에게 '남성들 역시 갈팡질팡하는 존재다. 견고한 건물처럼 보이는 이 엄격한 남성성은 허약할 뿐 아니라 압력을 받으면 부서지기 쉽다."


"'도움을 청하지 않는 이유'의 목록에서 맨 마지막 부분이었다. 바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 말이다."


문화적 차이 때문일까? 이 책이 나의 우울함, 불안 등의 감정을 들여다보게 하는 트리거가 되어 외면하고 억눌러두었던 내 감정을 불러일으켜서였을까?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책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면 나 자신조차도 감정을 내보이는 것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싫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감정도 조절할 수 있다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난 강하고 유능해야 해.

하지만 난 약하고 길을 잃은 것 같아.

그런데 그걸 인정하면 난 훨씬 더 약해 보일 거야.

그러니 묵묵히 계속 버텨야지.

그러면..'"


불편한 마음을 이겨내고 계속 읽다 보면 저자가 자신의 우울, 자살, 중독의 상태를 어떻게 극복해가는지 알 수 있다. 그 여정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얻는다. 저자의 훌륭한 점은 자신이 우울하다고 인정하고,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정말 안 되겠다고 느꼈을 때 도움을 요청했다.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자신의 약점을 내보였고, 이를 글로 썼다.


저자가 제안하는 수없이 휘몰아치는 감정의 파도에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은 다음과 같다.



1.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바닥을 치면, 그때부터는 올라갈 일만 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2. 혼자 감당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라.


3. 쉬운 일을 꾸준히 하라.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바뀐다.


4. 마음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라.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 감정의 노예가 되고 만다.


5.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워라.


6. 살을 빼겠다는 집착은 버려라. 그저 아이들이 뛰노는 것처럼 운동하라.


7. 되도록 맨 정신을 유지하라


8. 때로는 스마트폰 알림을 모두 끄고 밖으로 나가 자연의 품에 안겨라.


9. 당분간 목적은 잊어라. 살다가 때가 되면 다시 찾아올 것이다.


10. 주변 사람들을 믿고 사랑하라. 그리고 어렵겠지만 그들에게서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


11. 매일 아침이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기분이 아니라 '오늘도 해냈다'는 사실이다.


12. 상황은 반드시 바뀐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기다려라.



이 중 세 가지를 꼽는다면 글쓰기, 운동하기, 인내하기다. 저자는 자살한 동생을 둔 친구가 자신의 감정을 글로 쓰라고 조언한 것을 받아들여 자신의 생각과 감정, 기억과 꿈에 대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자신의 상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첫 번째 제안을 하겠다. 오늘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가자. 모든 사람의 우울과 불안은 각자의 버전으로 전개된다. 그러므로 이야기 하나로 다 되는 만능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불가능하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저, 흔) 책이 한동안 베스트셀러였다. 나 또한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샀다. 우울하고 외롭고 죽고 싶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떡볶이는 먹고 싶다는 모순적인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백세희 작가가 의사와의 치료 과정을 담은 이 책을 쓴 이유는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건 내가 자유로워지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것 또한 나라는 걸 내 소중한 사람들이 꼭 알아주"길 바래서였다고 한다. 캐빈과 백세의 작가는 자신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글을 썼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회복의 핵심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떤 것에서 다른 것으로 바뀌는 '전환'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치료나 약, 운동, 목록 작성, 독서, 식사, 자연, 명상, 그 밖에 우리가 탐색한 것들을 모두 넘어선 마지막 한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인내다. 인내는 모든 게 바뀔 때까지 우리가 버틸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책 <<이게 정말 마음일까?>>에도 이런 글이 있다.


“싫은 마음은 내 몸에 착 달라붙어 살아가는 녀석일까. 그래서 기분 좋은 일을 점점 못 보게 만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몸을 막 움직이면 싫은 마음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울한 감정을 떨구어내는데 움직임이 최고다.



저자의 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엔 불편한 감정이 들지만 이를 극복하고 나면 내 삶과 감정을 돌아보게 된다. 나에 대해 하나씩 써나가고, 건강한 생각이 들도록 운동을 하게 된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니 조금씩 천천히 나아지는 과정을 인내를 통해 배운다. 혼자서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용기도 얻게 된다. 그 여정을 함께 하다 보면 오늘 하루도 해냈다고 외치며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삶을 헤쳐왔고, 회복했고, 살아남고, 배웠으며, 삶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당신도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나는 삶을 헤쳐왔고, 회복했고, 살아남고, 배웠으며, 삶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당신도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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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킵고잉 Keep Going - 나는 월 천만 원을 벌기로 결심했다
주언규(신사임당)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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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고잉>>(주언규(신사임당) 지음, 21세기 북스)은 신사임당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유투버이자 최근에 tvN의 '유 키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주언규 씨가 쓴 책이다. 신사임당 채널은 유튜브 구독자가 95만 명(20.8월)이 넘는다. 주언규 작가는 클래스 101에서 스마트 스토어로 월 100원 버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시작했다. 주 작가가 유튜브, 스마트 스토어, 클래스 101 및 부동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월 1억이 넘는다고 한다.


주 작가는 자신이 돈을 벌게 된 스마트 스토어와 유튜브를 키우는 방법을 책에서 소개한다. 책 제목이 '킵 고잉(Keep Going)'인 이유는 스스로 큰 부자라고 말하기 어렵고, 큰돈을 벌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강조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1년 전 우연히 저자의 유튜브를 봤었다. 화려한 편집 없이 검은 배경에 검은 옷만 입고 나오는 영상임에도 인기가 많았다. 자신만의 탄탄한 콘텐츠와 영상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전직이 PD라 감각이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저자는 자신처럼 소심하고, 직장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어렸을 때는 왕따를 당할 정도의 찌질남의 평범 이하인 남자도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말한다. 전 SBS미디어넷 사업팀, 한국경제 TV PD가 평범 이하의 찌질남이라니 도대체 어떤 사람이 찌질하지 않은 사람인가? 평범한 사람임을 강조하고 싶어서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어떻게 사업을 했을까?


저자의 사업 방식은 자신의 삶을 바꾸는 방식과 일맥상통한다. 우선순위의 기준을 세우고 이 기준에 따라 행하는 것이다.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고, 잘 안될 경우, 잘 될 경우 왜 그런지 체크해서 다음 시도에 반영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그 문제를 잘게 쪼개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해결해 간다.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한다.


1. 기준을 세운다.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중요한 일을 먼저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기준이 없다면 일의 우선순위가 엉망진창이 되고 결국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일에 있어서 기준은 중요하다.


"급한일을 먼저 해야 할까?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중요한 일은 나를 위한 일이고, 급한 일은 남을 위한 일이다. 월급은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해주고 받는 대가다. '급한 일'을 처리한 값이다. 나에게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급한 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일요일에는 나만의 생각 시간을 갖는 것이다. 중요한 일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처리한 후 연락한다."


2. 준비한다.


대부분 사업을 결혼에 비유한다. 상대에 대해 잘 알고 많이 겪어봐야 실패가 적다는 의미에서다. 대부분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분석 없이 일단 큰돈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뛰어든다. 이길 확률, 실패할 확률, 실패할 경우의 대안 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회사 생활을 하면 이런 고민은 여러 사람들이 나눠서 한다. 직장인은 큰 리스크의 일부만을 고려하고, 대처방안을 세운다. 최종 결정은 의사 결정자가 하고, 실패도 회사가 떠 앉는다. 하지만 사업은 다르다. 성공할 때까지 시도해야 하고, 성공할 때까지 시도할 자본력을 준비해야 한다.


"인생은 운이다. 자영업자의 90%가 망한다면 1천 번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이때 가장 위험한 것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이 완전한 0%의 게임인지 아닌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10명 중 9명이 망한다면, 열 번 이상 도전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춰야 했다. 그 한 번의 성공이 수십 번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일을 했어야 했다. 실패도 계획에 포함했어야 했다. 운이 나쁘면 동전 던지기에서 백 번 연속 뒷면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영원히 뒷면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무한한 실패에도 쓰러지지 않는 규모를 생각했다."


모든 준비는 회사를 다니면서 한다. 회사 안은 전쟁터여도 회사 밖은 지옥이니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지 않으려면 회사를 다니는 동안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최소한의 기반을 확보한 상태에서 회사를 나와야 한다. 월 1000만 원을 벌기 위한 준비과정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시작되어야 한다. 퇴사 전에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면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3. Plan-Do-Check-Action


주 작가의 일처리 방식은 PDCA(Plan-Do-Check-Action)에 가까워 보인다. 목표나 방법을 명확하게 해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Plan), 계획에 따라 착실히 실행하면서 계획의 진척도를 측정하고(Do), 성과 달성 수준과 방식을 평가해서 성공과 실패 요인을 검토하고(Check), 수정하여 다음 계획에 반영(Action)하는 것이 PDCA이다.


이 과정을 많이 반복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자는 열정 대신 피드백과 성공경험을 많이 하라고 강조한다. 많이 시도하고, 시도할 때마다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확인한다. 개선할 점은 정확한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다.


PDCA 방식은 직장인이라면 익숙한 방식이다. 자신이 만든 문서나 제안이 한 번에 통과되는 적이 없다. 모든 단계마다 리뷰가 검토를 거치고, 승인받고 다음 단계로 간다. 매 단계마다 개선할 점이 도출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 자의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을 한다고 하면 내가 그 프로세스를 만들고 지켜야 한다.


1) 문제점에 부딪힌다면,


저자가 말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살 물건을 고른다.


2. 물건을 사들여서 사진을 찍는다.


3.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서 업로드한다.


4.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하고 고객 상담을 해준다.


과정은 단순하지만 성패는 천차만별이다. 왜 누구는 스마트 스토어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할까? 저자는 그 원인을 거꾸로 추적해보라고 한다.


"어떤 상품을 살까


안 산다면 왜 안 살까


결재를 안 했다면 결재를 하게 하고,


검색을 안 했다면 검색 노출을 늘리고,


상세 페이지를 안 본다면 잘 팔리게 바꾸고


검색이 안된다면 검색이 잘 되게 하고,


제품이 관심이 없다면 잘 팔리는 제품을 찾고,


제품이 없다면 재능을 판다.


팔 재능이 없다면 월급을 받는 생활로 돌아간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안을 떠올리고, 그 단계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 그 이전의 문제를 해결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제안한다.


"안 되는 방식을 계속 고집해서는 안된다. 안되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파악하고 왜 안 되는지 신중히 검토해서 수정하고, 수정할 수 없는 문제라면 첫 단계로 돌아가야 한다. 똑같은 방식으로 백 번 시도하면서 아무리 해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업체를 보고 배우고, 스스로의 실패를 돌아보면서 개선할 점과 안 되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2) 버겁다면,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다가 사업을 하려면 버겁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다 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분명히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다. 타인에게 일을 위임할 상황이 안된다면 더 그렇다. 이런 상황일 때 저자는 두 가지 방식을 제안한다. 하나는 목표를 잘게 쪼개서 실행한다. 단 실행할 때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한다.


"실행하는 동안 생각을 멈춘다. 의지력이 약할수록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적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세부적인 행동들을 해나갈 때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야 나의 행동을 타인과 비교하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기준으로 한 절대평가가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쪼개서 해결한다. 이 Divide and Conqeur 방식은 막연하게 두렵거나 무기력할 때 효과적인 방식이다. 큰 산은 넘기 어려워 보이지만 지금 눈 앞에 한 걸음은 해결할 수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사업에서 Risk는 항상 존재하지만 모든 Risk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Risk는 수용한다.


단군 이래 가장 돈 벌기 쉬울 때라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해서 결과를 이루어낸 그의 치열함에 박수를 보낸다. 


"공급을 시도하는 삶을 살면 돈이 벌리고, 소비를 시도하는 삶을 살면 돈이 사라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늙어갈 뿐이다."


인생은 운이다. 자영업자의 90%가 망한다면 1천 번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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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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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중 데어데블이 있다. 데어데블은 방사선 물질로 시각을 잃었으나 다른 감각이 예민해서 이 초 감각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처럼 볼 수 있다. 특히 청각은 너무나 예민해서 청각의 예민함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사람의 심장박동의 변화를 느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도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 이러한 초능력은 약점이 되기도 하는데, 진폭이 큰 소리에는 큰 고통을 느낀다. 그래서 잠은 커다란 수조에 귀를 담그고 자야 한다. (참고: https://bit.ly/3g6MKWm)



예민함은 파워이자 치명적 약점이다.



예민한 사람들



슈퍼히어로가 아닌 일반인인데 예민한 사람들은 사는 게 피곤하다. 스스로의 예민함으로도 피곤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으로 더 피곤하다.


대부분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예민한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들도 있지만 누구나 살다보면 이렇게 예민할 때가 있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잊지 못할 사고 등의 트라우마 때문이거나, 입시, 취업, 결혼, 임신, 출산, 죽음 등 인생의 큰 전환점이 생겼을 때 그렇다. 



매우 예민한 사람이란?  



'사랑'과 '호감'이라는 주제를 전면적으로 파헤친 임상심리학자인 일레인 아론(Elaine N. Aron) 박사가 제시한 개념인 'Highly sensitive person(HSP)'은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자극적인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민감한 신경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에런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인구의 15-20퍼센트는 이런 기질을 가지고 있다. 선천적일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예민과 우울은 한통속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전홍진 저, 글항아리)의 저자인 전홍진 교수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울증을 연구하는 교수가 우울증이라는 단어 대신 '매우 예민한 사람'이란 단어를 써 책을 쓴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아도 예민하다는 건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예민한 것과 우울한 것은 달라 보인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다르지만은 않다.




한국 사람들의 경우 우울증으로 인해 예민해지면 기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를 우울증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신체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을 후에야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으러 간다.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여섯 가지 기본적이 내적 감정 상태인 happy, surprise, fear, disgust, anger, sad 가 얼굴 표정에서 잘 구분되지 않으며 자신의 기분에 대한 인식도가 낮은 반면 신체 감각에 예민하고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p.20)"


한국인의 경우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많다. 이 형태의 우울증은 자신의 감정을 못 느끼고 무척 예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민함은 부정적인가? 


예민함은 부정적인 대상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람은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자율 신경계를 가지고 있다. 교감 신경계는 위급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도록, 부교감신경계는 위급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에너지를 저장한다. 응급이 아닌데도 계속 응급에 준하는 대응을 하게 되면 몸에 부담을 준다. 몸에 부담을 주고, 가진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나와 타인을 모두 힘들게 한다면 좋지 않다. 하지만 이 알람 시스템이 없다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필요한 때 울려주어야 알람시스템이다. 과도하게 울리면 피곤하다. 요즘 재난문자처럼. 



"타고난 예민성을 잘 조절해 '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뇌의 균형을 찾고 향상성을 잘 유지하면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통찰을 얻게 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잘 공감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p.39)


어떻게 예민함을 다룰 것인가?


"예민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느끼고 각성 수준이 높기 때문에 뇌가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생긴다. 견디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중략) 예민한 사람이 가진 에너지가 자신이 하는 일에 온전히 쓰일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깊은 생각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서 곧장 업적으로 연결된다."(p.271)



이 책의 저자는 예민함을 잘 다루고 업그레이드 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한다.


1. 몸을 관리하자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몸은 생각과 정신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 몸의 향상성을 유지시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머리의 위치를 똑바로 한다던가, 예민한 위장을 잘 달랜다던가, 몸이 피곤하지 않게 완전히 쉬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 뇌신경 전달물질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신경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신경의 말단에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이 들어있다. 세 가지 물질은 기분, 의욕,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균형을 이루면 기분이 안정되고, 기억력, 집중력 등 인지기능이 잘 유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민성도 잘 조절된다.


도파민이 많아지면 기쁨을 느끼고 움직임이 민첩해지지만, 너무 많으면 배우자를 의심하는 등 의심이 많아지거나 타인이 하는 말이 다 자신을 비난하는 욕으로 느끼기도 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이 좋게 하고 집중력, 기억력 등 인지능력을 향상하면서 긴장을 이완하지만, 부족하면 우울증과 불안증이 생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증가시키지만 너무 많으면 불안이 증가해서 밤에 잠이 오지 않고 늘 신경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신경전달물질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적으며 기분, 인지 기능, 움직임, 수면, 식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의욕이 심하게 떨어진다. 특히 예민한 이들이 이런 변화를 더 크게 느낀다." (p.38)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잘 절약해두어야 예민함으로 인해 몸과 정신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 나 자신을 알자



영국의 61, 63대 총리인 윈스턴 처칠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처칠은 자신의 우울증을 밝히고 자신의 우울증을 '검은 개'라고 불렀다. 처칠은 선천적인 우울 기질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극복했다고 한다.



나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은 결국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내 가족은 어떤 사람들인지, 내 방어기제는 언제 동작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언제가 편하고 불편한지, 어떤 것들을 걱정하는지 자신에 대해 많이 자세히 잘 알 수록 예민함에 잘 대응할 수 있다.



잘 모른다면 하나씩 적어가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저자는 걱정과 대인 관계에 대해 명시적으로 적을 것을 권장한다. 걱정이 많다면 걱정 리스트를 적고 지금 당장 해결이 필요한지, 피할 수 없는지, 닥쳐서 걱정해도 되는지,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지 분류하도록 제안한다. 만나기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편안한 사람이 있다면 내용, 말투, 표정, 겸손 등 어떤 항목으로 불편하거나 편안한지 각각 점수를 매기고 각 점수에 따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법을 적어놓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제안한다.



처칠처럼 나의 '검은 개'를 잘 돌봐주자. 예민함으로 인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이를 나 스스로에게 유익해지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민한 사람들이 보는 세상은 덜 예민한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 비교하자면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를 장착하고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와 같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한다."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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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수많은 촉수들이 내 몸에 달린 것처럼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가진 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이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보면 그때의 섬세한 나를 잘 다루지 못했던 것, 그냥 미워만 하고 감싸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이 아프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왜 예민한지, 이를 탓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나는 나다. 이렇게 생겼다. 하지만 나에게는 어떻게 다룰 줄 모르는 '예민함'이라는 무기가 있다. 잘 사용할 방법은 내 몸, 마음, 정신의 상태를 잘 알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다. 아낀 예민함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자신이 예민해서 고민이라면, 혹은 예민한 사람으로 인해 힘든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예민한 사람이 가진 에너지가 자신이 하는 일에 온전히 쓰일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깊은 생각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서 곧장 업적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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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 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한 끗 차이
이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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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이유미 저, 위즈덤 하우스)의 저자가 생각하는 에세이의 정의가 좀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기를 에세이로 바꿀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보면 에세이 장르에 일기를 넣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을 말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일기가 에세이가 될 수 없음을 말한다. 저자는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이런 차이점으로 인해 일기는 에세이가 바로 될 수 없으니 그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 일기로 에세이로 바꾸는 법은 없었다. 속았나? 




일기 - 에세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




저자는 처음부터 에세이를 쓰라고 하면 겁부터 먹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에세이를 너무나 쓰고 싶은 독자를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로 일기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일기는 많은 사람이 가장 최초로 경험하는 '연재'입니다. 일기를 안 쓰면 안 썼지, 한 번만 쓰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오늘 쓰고 꼭 내일이 아니어도 언젠가 다시 씁니다. 일기는 인간이 처음 쓰는 자기 자신, 즉 개인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제약이나 법칙도 없어요." 




일기는 어차피 나만 본다. 어떤 글을 써도 부담이 없다. 쓰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지 않는다면 일기는 훌륭한 글쓰기 시작점이다.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 도구로 활용한다. 






일기 - 글감을 모으는 도구 




저자는 에세이는 "작가의 일상에서 공감을 얻기 위해 읽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에세이는 솔직함이 핵심이다. 일기는 솔직함의 극치인 글이다. 고로 일기와 에세이는 '솔직함'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글쓰기의 첫 단추는 글감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는 것처럼, 막상 에세이를 쓰려고 하면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이럴 때 일기는 좋은 글감 창고가 된다. 




보통 일기는 기억에 남는 일들을 기록해둔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하루의 일어난 모든 일을 시간 순으로 적어두는 사람이 내 주위만 해도 두 명이 있다. 이런 기록광이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저자처럼 다음 같은 상황일 때 일기를 쓸 것이다. (물론 일기를 쓰는 대신 수다, 하소연, SNS 포스팅 등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속상하거나 짜증 날 때


기쁠 때, 즉 자랑할 일이 생겼을 때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비밀이 생겼을 때


말할 수 없이 우울할 때


기억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고 싶을 때


달라지고 싶을 때 


(p.15) "




일기는 글감을 모으고, 일상의 감동을 채집해 넣어두는 창고로 사용한다. 따라서 일기를 안 쓰는 사람이라면 일기를 쓰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느 곳이든 일기 혹은 메모를 할 노트를 두고 생각날 때마다 기록해서 글감을 모은다. (물론 일기 뿐만 아니라 책도 훌륭한 글감 광산이다. 사놓은 책을 뒤적이다보면 글감과 에피소드를 얻을 수 있다.) 




일기를 안 쓰는 사람이라면 혹은 나처럼 일기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핸드폰 메모나 자신의 수첩에 메모해둔다. 




저자는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일기'를 처음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일기를 통해 글감들이 모아져 있는 상태라면 다음 순서대로 에세이를 써보자. 순서를 보면 알겠지만 에세이라고 특별한 글쓰기는 아니다. 그냥 글쓰기다.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려면




아래 글은 저자가 책에 쓴 글의 내용을 내 마음대로 재조합하여 쓴 순서이다. 저자의 의도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1. 일단 일기를 쓴다. 




글 쓰는 연습을 하고, 글감을 모으기 위해. 글감을 모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다. 사물을 관찰하고, 그 사물을 관찰하는 나도 관찰한다. 




2. 글의 주제와 독자를 정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정한다.  그리고 이 글에 가장 공감할 만한 독자를 설정한다. "모두가 공감할 만한 폭넓은 의미의 깨달음, 의미가 작고 사소해도 타인이 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드러나도록!




"문체가 좋다거나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것도 읽기를 권유하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글이 주는 메시지 또한 에세이를 쓸 때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하다 못해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한 줄, 즉 독자가 자연스럽게 펜을 꺼내서 밑줄을 긋게 만들 만한 문장이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p.60)"




3. 일기에서 에피소드를 한 두 개 찾는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맥락을 넣고, 에피소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언급한다. 한 개의 에피소드로는 지겨울 수 있으니 2-3개의 에피소드를 넣는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두 개의 에피소드를 나열하고 나중에 이런 연관성이 있었다'라고 끝을 맺으면 독자들은 '아,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꺼냈구나'라고 생각하죠.(p.79")




단, 에피소드를 적을 때 구체적으로 쓴다. 




"삶은 디테일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카피라이터 핼 스테빈스)"




"러시아의 소설가 안톤 체호프는 "달이 빛난다고 하지 말고 깨진 유리조각이 반짝이는 한 줄기 빛을 보여줘라."라고 했습니다. 글을 읽는 동시에 독자의 머릿속에 작가가 묘사하는 상황이 그려지면 독자는 그 글에 푹 빠져 읽게 되죠. (p.57)" 




4. 가벼운 마음으로 빠르게 쓴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 글을 쓰려고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휘리릭 쓴다. 일단 써놔야 고칠 것이 있다. 




"자료가 다 갖춰져야 쓸 수 있는 사람과 일단 노트북이 손을 올려 쓰기부터 하는 사람이 있죠. 장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에세이는 일단 뭐라도 쓰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는 쓰다가 중간에 찾아도 돼요. '어떤 주제에 대해 완벽히 안 다음에 써야지'하고 계획하지 마세요. 그러자면 더 엄두가 나질 않아요.(p.71)"




"쓰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대변 혹은 소변이 마려울 때!) 우르르 써버리는 것이죠. (중략) 쓰고 싶은 혹은 쓸 만한 주제가 머릿속에 쓱 하고 지나갔다면 바로 낚아채서 쓰세요. 그럴싸한 글이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빨리  쓰고 보는 거예요. 일단 써 놓으면 나중에 뭐든 됩니다.(p.83)"




5. 필요하면 추가로 자료를 조사한다.




글의 주제에 필요하다면 추가 자료 조사를 한다. 에피소드가 인간 감정에 대한 것이었다면 인간 심리에 대한 책을 찾아본다던가, 바지락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면 바지락에 대해 찾아본다. 집에 사두고 읽지 않는 책을 뒤적이며 찾아보기도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과, 책을 많이 읽으면 글감이 쌓인다는 말이 아마 이 부분 때문일 것이다. 글 하나를 쓰기 위해 많은 글을 찾아보게 되고, 그로 인해 시야도 생각도 깊어진다. 글쓰기의 큰 장점은 이 부분이다. 하나의 생각이, 바라보는 시야가 글쓰기 과정을 통해 넓어지고 깊어진다. 




6. 퇴고를 한다. 




글을 쓰면 반드시 퇴고를 한다. 단어,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 문맥을 확인한다. 순서와 내용을 재배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 여러 번 거친다. 가능하다면 쓴 글을 이틀 뒤에 다시 읽고 반드시 출력해서 읽는다. 소리 내어 읽어보면서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한다. 발행 전에 읽어보길 바라는 사람 한두 명에게 주고 피드백을 받는다. 




7. 발행한다.




에세이는 독자가 있는 글이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일단 블로그, 브런치, SNS 등 어디든 발행한다. 




"내일 더 잘 쓰면 돼요.(p.73)"




글쓰기에 좋은 책, 타인이 내 글에 공감하게 하는 비법, 글쓰기 루틴을 만드는 법, 에세이 책을 내는 방법 등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질문에 대한 답도 있으니 궁금한 독자들은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내가 에세이를 쓰는 방식에 대해 확신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매번 서평만 쓰다가 에세이를 도전해 보았는데 암묵적으로 글감들을 모아 두고, 그 생각들을 발전시킨 과정이 책에 언급된 순서와 유서하여 '제대로 하고 있었군' 이란 안도감이 들었다. 




일기와 에세이는 이 책의 광고카피와는 다르게 "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한 끗 차이"보다는 컸다. 개인적으로는 한 세 끗 정도 차이가 있었다. 읽는 독자마다 그 차이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차이가 얼마이든 이 책 제목에 끌린 사람이라면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이야기다. <<일기로 에세이를 만드는 법>>을 읽고 자신의 일기를 에세이로 써보는 기회를 갖길 추천한다. 은근, 재미있다. 

내일 더 잘 쓰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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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AI 비즈니스 모델 - 비즈니스 캔버스를 만들기까지
정두희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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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를 빼고는 비즈니스를 논할 수 없다. 문제는 AI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3년 이내 AI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고, 기업의 AI 경쟁력은 앞으로 3년 이내에 결판이 난다. 딜로디트 2019년 전 세계 AI 선도 기업인 1900명 경영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 이상이 500만 달러 이상을 AI 혁신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AI 혁신은 정교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풍부한 데이터 학습으로 성능을 고도화하여 유용한 제품 및 서비스의 형태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AI 비즈니스 모델>>(정두희 저, 청림출판)은 "기업이 AI를 통해 거대한 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혁신 프로젝트의 진행을 돕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이다. 추상적이거나 관점적인 이야기가 아닌 AI 기반의 혁신적 비즈니스를 실질적으로 일굴 수 있는 구체적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책이다. 




#전작과의 차이



정두희 저자는 전작인 <<3년 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에서 AI 기술 소개, AI 혁신 방법 및 비즈니스 실행 지침을 소개했다. 이 책에서는 중요한 기술 이슈,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방법론, AI 도입을 위해 고려해야 할 실무적 지식, 경영자가 갖춰야 할 자세 등 기업 입장에서 AI 기술 도입 시 필요한 How to를 다루고 있다. 전반적인 내용 소개를 다룬 전작과는 달리 <<한 권으로 끝내는 AI 비즈니스 모델>> 책에서는 AI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가이드한다.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캔버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사업 모형 또는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업무, 제품 및 서비스의 전달 방법,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을 나타낸 모형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고, 관리하며, 판매하는 방법을 표현"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제공하고 마케팅하며 돈을 벌 것인지 계획하는 사업 아이디어"이다. 사업 모델 수립 시 기업의 고객, 협력사, 공급사들의 간의 역할 및 관계, 제품, 정보와 자금의 주요 흐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책이 유명하다.  [Biz] 비즈니스모델 분석방법 10가지 https://brunch.co.kr/@lhilosophy/43 글을 읽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감을 익히고 이 책을 읽는 것도 추천한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



이 책을 따라가는 방법은 2가지다. 저자가 제안하는 20단계를 하나씩 밟아가면서 AI 혁신을 이루는 방법이 있고,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부터 시작해서 각 영역에 어떤 내용을 채울 것인지 고민하고, 필요한 내용은 앞 장을 참조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을 취하든 AI 기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단계를 하나씩 거칠 수 있다. 



-AI 이노베이션 프로세스 따라가기



AI 이노베이션 프로세스는 혁신 대상, AI 기능 선택, AI 기능 구현, 가치 창출, 역량확보, 수익 창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그리기라는 7개의 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는 하위 활동으로 구성된다. 


하위 활동을 순차적으로 연결한 것이 AI 이노베이션 프로세스 20 단계이다. 



-비즈니스 캔버스 그리기



비즈니스 캔버스는 "‘Alexander Osterwalder’가 그의 초기 저서 ‘비즈니스 모델 온톨로지 (Business Model Ontology)’를 기반으로 제안한 것이다. 신규 및 기존 비즈니스에 대한 9개 구성 요소인 고객 세그먼트, 가치제안, 채널, 고객관계, 수익, 핵심자원, 핵심활동, 핵심파트너, 비용 등을 하나의 캔버스 내 작성,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 (참조: https://www.mobiinside.co.kr/2018/09/27/servicereview-cnvs/) 



고객에게 어떻게 가치를 생산하고 전달하는지 9개의 구성 요소를 통해 분석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AI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 비즈니스 캔버스와 다르게 AI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11개의 모듈로 구성된다. 문제정의, AI 핵심 기능, 알고리즘, 데이터, 평가 지표를 포함하는 '가치 창출', 사용자에게 전달할 가치를 구체화하는 '가치 제안', 사용자, 채널, 학습루프를 포함하는 '가치전달', 혁신 비용 및 혁신 편의를 포함하는 '가치 획득'으로 구성된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차이점을 인지하고 기존에 고려되지 않은 부분은 무엇이고, 기존에 고려되었던 부분이라면 AI 혁신을 위해서는 어떤 차이점이 있어야 하는지 20개의 Step 중 해당 Step을 참조해서 보면 빠르게 이해 가능하다. 



아무리 잘 쓴 가이드 북이라도 따라하면 어렵다. 결국 자신이 속한 도메인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 치열한 싸움을 하는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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