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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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나는 그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른다. “

한동안 안 쓰던 서평을 다시 쓰게 만든 책, “비스킷, 글 김선미“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 문학상 청소년부문 대상)의 프롤로그다.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동학대, 학폭 등 무거운 주제를 청소년 판다지로 풀어낸 책이다.

주인공은 비스킷을 세 단계로 인지한다. 1단계는 보이긴 하지만 존재감이 없어 어두운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사람, 2단계는 옆에 있어도 50% 정도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불안정하고 자신을 지키는 힘이 약한 사람, 3단계는 존재감이 없어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의 상태다.

주인공의 여러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비스킷이 될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슬픔에 빠져 스스로의 존재를 잃어가던 친구가 자신을 알아본 친구들 덕분에 존재감을 회복한 이야기, 학폭에 시달리다가 존재감을 잃었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게 되면서 존재감을 회복해 가는 이야기, 삼 남매 중 둘째로 존재감을 잃던 아이가 배려하고 수용만 하던 모습에서 당당히 자신의 요구를 말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 우연히 듣게 된 윗집 아이의 울음소리에서 알게 된 아동학대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다양한 상황에서의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은 청각이 예민하다. 아니 예민하다기보다는 과민해서 소리 강박증, 청각 과민증, 소리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신경 전문 정신 치료 센터’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청각 예민증으로 듣고 싶지 않아도 듣고, 인식한다. 그의 예민증은 겉으로는 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상의 약한 존재를 향한 섬세함이다.

“비스킷은 어디에든 있고, 누구나 될 수 있다.”

무거운 주제를 비스킷이라는 상징을 통해 풀어낸 청소년 판타지. 청소년 심사위원들이 뽑을 만한 재미있고 교훈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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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루틴 - 원하는 인생은 늘 안전지대 밖에 있다
천인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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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루틴>>의 저자는 무슨 어벤저스 또는 X맨 같다. 저자는 100킬로가 넘는 몸에서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외고를 가고, 카이스트를 다니다가 UC 버클리에 4년 장학생으로 다니다가 페이스북에 입사해서 기술 리더의 역할을 하다 기업가의 길을 걷고자 뱅크 샐러드에 입사해서 일을 하다 MBA에 도전하여 하버드와 스탠퍼드에 모두 합격, 지금은 스탠퍼드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못하는 게 뭘까? 가만히 있어도 잘 살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안전지대를 깨고 나왔을까? 지금 나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인 저자에게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잘난 걸까?


일단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명확하게 세운 후에는 목표에 필요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 않았다. 쉽고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실천을 했다.


자신이 부족하다 느끼거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땐 스스로 뿌듯해할 만한 작은 일을 해내고 그 작은 성취를 통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도닥였다.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잘했으면 잘한 것을 못했으면 못한 것을 돌아보았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혼자 하기 힘들 땐 그 길을 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갔다.


그랬다. 저자만의 특별한 노하우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 방법으로 지금 그 자리에 있다.


단순이 습관과 피드백에 대한 경험 뿐만 아니라 유수 대학의 입학을 위한 공부법, 세계 최고 회사 입사하는 법, 일하는 법 등  저자가 가진 노하우는 금쪽 같다.


필요할 때마다 열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습관화하는 방법은 의지력이 약해서 자신을 잘 통제하지 못하거나 어떤 일에 금방 싫증을 내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효과적이다. (중략)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의 힘은 강하다.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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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 푸름아빠 거울육아 실천편
김유라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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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자가격리.


아이와 보내는 시간 16시간





평소엔 딸과 나는 꿀 떨어지는 눈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연애하듯 행복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하는 일이라곤 퇴근하고 어린이집 다녀온 아이 목욕시키거나 미술학원을 데려다주거나, 저녁을 차려 주는 등 그리 많지 않은 일을 하기 때문이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 더 애틋하게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 확진자가 생겼다. 같은 반 친구가 확진자라 아이는 밀접 접촉자가 되었다. 가족 모두 검사 후 음성이고 나와 남편은 접종 2차 모두 완료해 격리는 필요 없었으나 아이는 예외였다. 5살 아이는 혼자 자가격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동반 격리자가 되었다. ‘그래, 엄마는 자식을 위해 불구덩이라도 들어간다!’는 심정으로 함께 시작했다.




아이는 활동적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보통은 어린이집 하원 후 저녁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내가 없을 땐 조부모님과 지내고,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환경에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집에 갇히게 된 것이다.




다행히 처음에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엄마와 지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했다. 하지만 연인도 여행 가면 헤어진다고 하고 가슴 두근 거리는 사랑도 오랜 시간 함께 하면 더 이상 두근거리지 않는다. 짧은 시간만 즐겁게 보내던 사이에서 잠자는 시간 외에 계속 붙어있는 사이가 되자 아이와 나의 핑크빛 관계는 점점 퇴색되어 갔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변했다. 아이는 변함없이 5분마다 사랑을 표현하고 함께 재미있게 놀기 바랬다. 격리 중이어도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할 일이 있었고, 돌아서면 산더미 같이 쌓인 그릇, 거실에 난장판이 된 장난감 등을 치우고 싶었다. 때 되면 배고프지 않게 밥도 차려야 했다. 그런데 아이는 자꾸 와서 안기고, 안아달라 하고, 놀아달라, 이거 달라 저거 달라는 아이 때문에 정신이 산만했다.




“엄마 내 마음에 사랑이 가득해서 넘쳐~.


엄마에게 내 사랑을 줄게~”




어디서 저런 사랑이 솟아날까, 어느 누가 이 세상에서 나를 이렇게 사랑해줄까 싶지만 머리는 알아도 마음은 아니었다. 나는 자꾸 아이를 밀어내고 그 사랑을 전처럼 온전히 받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 지금 설거지하잖아.


엄마 지금 회의하잖아.


엄마 지금 바빠..."





아이와 온전히 집중해서 놀기보다는 말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해도 되는 회사일, 집안일 속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장난으로 아이가 내 얼굴을 치거나 조금만 위험한 행동을 하면 걱정된다 핑계로 버럭 화를 냈다. 속상한 아이는 시무룩하게 갔다. 그런 아이를 보면 괜스레 미안해져서 또 아이를 불러 세웠다.




"우리 뭐 할까? 그림 그리기 할까?"




즉석에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게 힘들었다. 시간표를 짜서 어떤 활동을 할지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가 급 지쳐서 티브이를 틀어주곤 했다.




이런 날이 하루 이틀 지나자 아이도 점점 지루해했다. 엄마보다 티브이를 보았고, 티브이도 지겨워 몸을 배배 꼬았다. 늦게 퇴근하는 아빠를 자지 않고 기다렸다. 난 알 수 없는 불편한 마음에 밤마다 와인을 마시며 잠을 청했다.




남편은 아이와 함께 그렇게 집중하는 것 같지 않은데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아이는 즐거워했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항상 밖을 데리고 나가 서점을 가거나 쇼핑을 가거나 키즈 카페를 가는 등 외출을 했고, 집에서는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재우거나 책을 읽어주는 등 학습적인 활동만 했다. 그냥 편하게 소꿉놀이조차 잘 못했다.




왜일까?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보았다.



<<나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제목이 나의 머리를 두드리는 듯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어린 시절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 그때 내가 행복했을까? 엄마는 나를 어떻게 키웠을까? 나도 모르게 반응하는 내 모습에서 엄마가 겹쳐 보일 때도 많았다.




'그래 어쩌면 지금 불편한 마음에 대한 답을 줄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아이가 잠들거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읽기 시작했다.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각자 자신의 환경에서 좋은 엄마가 되고자 노력하다가 푸름이 교육을 만나게 되고 그 방법으로 아이를 키우려 노력한 이야기다. 평소 같으면 책 육아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졌겠지만 현재 내 상황에서는 <<4장 성장 없이 갈 수 없는 육아의 길>>을 쓰신 송애경 님의 글이 와닿았다. 속살을 그냥 드러내듯이 날것 그대로의 아픔과 고통을 그대로 써 내려간 작가의 이야기에 눈물이 났다.




"엄마는 도망갈 수 있는 직업이 아닌 삶 자체였다"




작가는 아이가 이를 닦지 않을 때 그렇게 화가 났다고 한다.




"분노 일지는 크게 4 단계로 나눠서 분노가 올라오는 지점, 어린 시절 떠오르는 기억, 내가 하고 싶었던 말, 엄마한테 듣고 싶은 말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분노에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되고, 자신이 상처를 안아주면 치유되어 반복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었어요."


(출처: <<나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내가 아이와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책 표지에 "푸름 아빠 거울 육아 실전 편"이라는 마크를 보았다. 자석에 끌리듯이 <<푸름 아빠 거울 육아>> 책까지 읽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분노가 올라오거나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없다면, 우리의 기억 저편 어딘가에 해결되지 않은 상처가 있는 것입니다. 아이는 언제나 부모의 스승으로 오지요. 아이만큼 부모의 상처를 그대로 비추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두 번의 삶을 살게 됩니다. 첫 번째는 부모가 길러준 삶이고, 두 번째는 아이를 키우면서 재 양육되는 삶이지요. 재 양육되는 삶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출처: <<푸름 아빠 거울 육아>>)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엄마가 함께 놀아준 적은 없다. 엄마는 늘 바빴다. 난 친구들과 밖에 나가서 놀았다. 엄마 껌딱지인 동생은 엄마 옆에서 항상 붙어 있거나 엄마가 없으면 벽을 보며 상상 속 친구와 이야기했다. 어릴 적 엄마가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무표정하게 바빴다.




내 감정도 생각도 함께 나눈 기억이 없다. 단 기억나는 건 매일 학습지와 숙제를 검사하느라 함께 앉아있던 것이다. 감정이 섬세하고 예민한 나는 그걸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권위적이고 무서운 엄마에게 표현하지 못했다.




사춘기 때, 대학 때 수많은 반항을 통해 이해받고자 노력했지만 엄마에게 나는 자신의 마음도 몰라주고 이렇게 희생하며 사는 엄마를 몰라주고, 지 잘났다고 소리만 지르는 '나쁜 딸'이었다.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 이제는 아주 작은 상처와 흉터만 있지만 가끔 남편과 싸울 땐 그 상처가 버튼이 되어서 폭발할 때가 있다. 아이를 키우며 그 버튼이 언제 눌러질까 했는데, 그렇게 나도 모른 채로 눌려지고 있던 거였다.




아이의 감정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한다고 많이 말해주고 있어서 나는 그렇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그렇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렇다 탓은 아니다. 부모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나이에 내 모든 잘못된 건 부모 탓이고 잘된 건 내 탓이다는 아니다. 그 시절 부모는 나름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았다. 지금 내가 그렇듯이. 하지만 부모도 처음 부모고 먹고 살기 어려운 시대였다.




그저 알지 못한 채 자동 응답기처럼, 로봇처럼 동작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 행동을 수정할 수 있으려면 왜 그런지 알아야 한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와인을 마셨지만 왜 그런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푸름 아빠 거울 육아>>책에서는 자신의 상처를 자각하고 대면하고 성장해 가는 여정을 소개한다. <<나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에서도 많은 작가들이 성장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적어도 나는 책을 통해 자각까지는 왔다. 하지만 아는 것과 그걸 행동에 옮기는 것에는 참 많은 간극이 있다. 격리가 해제되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오늘도 나는 아이와 마트를 가고, 아이와 집중해서 놀아줄 선생님을 불렀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자가 격리 기간의 유일한 성과라면 이거다.




*이 책은 성장팜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으나 작성된 내용은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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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 MZ 세대도 믿고 따르는 뉴타입 리더의 일잘 노하우
백종화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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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옆 팀 팀장과 티타임을 가지게 되었을 때 다짜고짜 한 질문이었다. 이유는 이랬다. 팀장이라고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임원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위로 아래로 유관부서와 풀어야 할 여러 문제를 해결하느라 하루 종일 뛰어다닌다. 돈도 아니고, 확실한 미래도 아니라면 팀장이라는 권력? (있다면), 팀장으로서 살아야 한다는 사명감? 팀장이 아닌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냥 그 자리가 주어져서 최선을 다한다고 말하기엔 너무나 열심이었다.


사실 그 팀의 배경은 이랬다. 이전 팀장이 팀원들의 요청으로 면 팀장이 되었다.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으나 이전 팀장의 성향으로 추측해보면 자신의 성과에 관심이 많으나 팀원들 개개인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 여러 상황을 거쳐 조직이 개편되고 새로운 사람도 유입되어서 새로운 팀이 꾸려졌다. 지금 팀장은 한 번도 팀장을 해 본 적이 없는 조용하고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는 엔지니어 스타일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전체적인 업무 방식을 바꾸어서 각 개인의 업무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가시화했다. 팀장은 언제든 개인의 업무 진척을 시스템을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은 따로 주간보고 등 보고를 할 필요는 없었다. 언제든 시스템을 통해 소통할 수 있었다. 누가 어떤 일이 많은지 업무 로드도 파악이 가능했고, 어떤 이슈로 괴로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대신 팀장은 매우 바빴다. 각 개인의 업무를 하나씩 들여다보고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이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던 엔지니어가 팀장이 되자 사람들과 소통이 많아졌다고 한다. 소통은 잘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뭐랄까, 팀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 사람이 이런 사람이구나 알아가고 이해하고 그 과정 속에서 서로 맞춰가는 것이 좋아요."


이 사람의 배경과 생각, 경험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오해도 생기고,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하기도 한다.


"그 사람이 어떤 경험으로 인해 상처가 있는 거예요. 대화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건드려져서 폭발하는 거죠.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왜 저렇게 화를 내고 예민하게 구나 이해가 안 되지만 오래 대화하다 보면 이해가 돼요. 이렇게 시간을 들여가면서 대화하는 게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타인의 반응에 대해 이렇게 인지하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반가웠다.


"문제가 있거나 필요할 때 바로 이야기를 해야 해요. 오래 두면 쌓여서 나중엔 풀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팀원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오래 이야기하고 서로 이해하게 되고, 팀에 필요한 방향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인지하고 있던 아니던 옆 팀장은 코칭을 하고 있었고 스스로도 좋아하고 있었다.


"팀장이 아니었으면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이 팀장의 모습을 보면서 나름 좋은 팀장의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구글의 데이터 분석 결과 '최고의 팀장의 8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최고의 팀장은 좋은 코치다.


2. 코치는 구성원에게 권한을 넘기고 간섭하지 않는다.


3. 구성원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구성원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4. 생산적이며 결과 중심적이다.


5. 직원이 경력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6. 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가진다.


7. 팀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직무상의 스킬을 가진다.


8. 팀원 개인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개인적인 상태에 대해서도 관심과 걱정을 표현한다.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p. 30-31)



그의 모습을 보며 팀장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기술적 능력도 있어야 하고 관리 능력도 있어야 하며, 팀원들의 고충도 잘 이해하고 해결해줘야 한다. 조직이 성공하고 조직 내 팀원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팀장이 필요하다는 걸 그를 보며 알 수 있었다.


어떤 리더십을 보여야 할까? 팀장이 갖춰야 할 자질도 많고 리더십 스킬도 많다. 답은 무엇일까?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라는 책에 따르면 팀원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각각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한다. 요즘 말로 부캐가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팀장의 부케는 크게 3가지로 매니저, 멘토, 코치다.


매니저는 조직에 할당된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권한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성과와 목표 달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에 최선을 다한다. 성과를 달성하면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

멘토는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조언하는 리더로 이슈 해결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이슈를 해결하기 요구한다.

코치는 목표 달성을 위해 팀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리더다.


하나의 부케만으로는 모든 팀원과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없으니 필요하 때마다 부캐를 바꿔가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한다.


책을 읽고 옆 팀장을 보니 역시 좋은 팀장이다. 팀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나중에 기회 될 때 살짝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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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이 뿜뿜 솟는 50가지 방법
쓰카모토 료 지음, 박재영 옮김 / 이지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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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웅의 이야기와 포맷이 같다. 원래는 공부도 못하고 말 그대로 지질했지만 결심을 하고 여러 가지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스토리 라인을 갖는다. 또한 바탕에 깔리는 건 그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의지다. 


'의지의 한국인'


성공했다, 그렇다고 실패했다 보기도 어려운 평범한 삶을 사는 나로서는 이런 슬로건에 세뇌당해서였을까? 힘들어도 의지와 노오력으로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많았다. 식욕이 그랬고, 출산 후 호르몬의 변화, 체력 저하 등은 의지만으로 안됐다. 지금은 무식하게 의지만으로 하지 않고 다이어트 같은 경우 의학의 도움도 받고, 호르몬이 지배할 땐 그냥 쉬는 편을 택했다. 


하지만 그래도 의욕이 뿜뿜 나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의욕이 뿜뿜 솟는 50가지 방법>>(쓰카모토 료 지음, 박재영 옮김, 이지북, 2021)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없던 의욕이 뿜뿜 나올 것 같았다. 어떻게 내 상태를 알고, 게다가 50가지 방법이나 있다니...... 매우 혹했다. 저자는 공부를 못하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정학까지 받을 뻔 한 말 그대로 꼴통에 문제아였다고 한다. 하지만 위기감을 느껴서 스스로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열심히 공부해서 하지만 저자는 도시샤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 대학원에 합격한다. 이후 의욕이 안나는 6,000명의 친구들을 의욕 뿜뿜 나게 했고 400명 친구들은 케임브리지 대학 등 명문대에 보냈다고 한다. 


두둥... 역시 성공한 사람들의 그 프레임이다. 하지만 의지가 아니라 '구조 만들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한다. 


"원래 사람의 의지는 불확실하다. 일이든 공부든 취미든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려고 할 때 의지력만큼 못 미더운 것도 없다. 어떤 일이든 의지만으로 완수하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노력가라고 불리는 사람, 한 가지 목표에 지속적으로 힘쓰는 사람, 끈기 있게 한 가지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은, 표현을 달리하면 그 일을 하려고 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의지가 아니라 구조를 통해 자신을 움직이는 것이다. (p.12)" 


"강한 의지력을 가져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건 그만두도록 하자. 사회적, 신체적, 심리적 특성을 강력한 의지만으로 극복해 내기는 매우 어렵다. 중요한 건 의지의 체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의욕과 의지력을 효율적으로 발산시키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를 알고, 또 그에 맞게 자신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p.18)"


의지가 없어도 된다.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모른다. 내가 그 방법을 알려주마!라고 자신 만만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우리가 의욕이 필요한 때는 일할 때, 공부 또는 시험 준비할 때, 다이어트할 때 등이다. 저자는 각 상황에 따라 의욕 뿜뿜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내용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몇 가지만 뽑아보았다. 


"일에서 의욕 뿜뿜해보기" 


할 일을 세분화해서 포스트잇에 붙인다. 


제임스 제롬 깁슨의 '어포던스(affordance, 행동 유도성)'에 따르면 사물이 갖는 어포던스가 인간의 무의식적 행동을 유도한다고 한다. 버스의 하차 벨처럼 눈 앞에 벨이 있으면 누르고 싶고, 먹을 것이 있으면 먹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론에 따라 행동을 유도하는 사물을 직접 만들기를 권고한다. 애자일에서의 칸반 보드처럼 할 일, 해고 있는 일, 끝난 일을 눈에 보이게 적어 두는 것이다. 완료된 일은 자기 효능감을 강화시켜준다. 


해야 할 일 중 가장 하기 싫은 일을 가장 먼저 이른 아침에 한다. 


하기 싫은 일은 아침 일찍 한다.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도 에너지 낭비이다. 의지력이 높은 아침 시간대를 이용해서 하기 싫은 일을 빨리 먼저 하면 일이 완료되기 쉽다. 


일단 한다. 


에밀 크레펠린의 '작업 흥분' 이론에 따라 일단 시작한다. 작업 흥분은 머리나 몸을 써서 어떤 작업을 시작하면 의욕이 생겨서 그 작업을 계속하기 쉬워진다는 이론이다. "인간은 '의욕이 생겨서 행동하는'것이 아니라 '행동하기 때문에 의욕이 생기는' 생물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p.55)"


내일도 지속할 수 있도록 어중간한 부분에서 끝낸다.


사람은 완성된 것보다 완성되지 않은 것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고 한다. 공부든 일이든 일부러 어중간하게 끝내서 신경 쓰이게 하는 것이다. 온 힘을 다해 완료해버리면 다음날 의욕이 나지 않으니 일부러 마치고 싶도록 어중간한 부분에서 끝내서 다음날 완성하는 것이다. 


"시간 안에 끝내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다음에는 제대로 끝내자'는 의욕으로 이어진다. (p.115)" 


의욕 뿜뿜을 위해 이를 실천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저자의 권유대로 이 글을 "다이어트에서 의욕 뿜뿜해보기"까진 정리해보려다 안 하고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꼭 이런 거만 잘 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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