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윌북 @willbook.zip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로니카의 아이들> - 진실보다 무거운 침묵

📌 책 소개

거짓말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1940년대 그리스 살로니카를 배경으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까지는 평범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실만을 말하던 소년 니코,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침묵으로 삶을 뒤틀어버린 선택까지.
이 모든 것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혼란 속에서 재편된다.
소년의 성장, 역사적 비극, 그리고 인간 내면의 도덕적 갈등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이야기는 미국과 유럽을 넘나든다.
나치 점령, 유대인 박해,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바탕으로,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이 이어진다.
그 안에서 진실은 늘 불편하고, 거짓은 때때로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된다.
작가는 생존과 윤리의 경계에서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묻는다.

💬서평

💡말하지 않은 진실이 만든 균열

진실은 언제나 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침묵도 충분히 강력한 선택이 된다.
형의 한순간 침묵은 동생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밀어버렸다.
무엇을 말하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가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무해한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침묵이 어떤 이에게는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운명이 되기도 한다.
말하지 않은 선택이 오히려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 간,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침묵이 더 파괴적이라는 점은 뼈아프다.
겉으로는 보호처럼 보이는 감춤이, 실은 버림에 가까웠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니까.

💡무너지지 않는 존재를 향한 고백

생존자는 언제나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 존경받는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과 살아낸 것은 다르다.
이 이야기 속 사람들은 각자의 상처를 껴안고 삶을 이어간다.
어떤 이는 매주 무덤을 닦고, 또 어떤 이는 기억을 떠올리는 걸 고통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이 모두는 애도이자 고백이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잔향이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인간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에게 말 걸기 위한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마음은 때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용서를 바라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는 단순하고 근본적인 감정으로부터.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흐릿하다

전쟁은 선명한 선을 남기지 않는다.
가해자라고 해서 끝까지 잔인한 것도 아니고, 피해자라고 해서 항상 정의로운 것도 아니다.
어떤 선택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했고, 또 어떤 거짓은 차라리 선의에 가까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충격적인 장면들은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장면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몫을 지키려다 벌어진 결과들이었다.
'영혼을 죽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는 문장은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토록 냉철한 말이 왜 이렇게 정확하게 다가오는 걸까.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판단이 충돌하는 자리에서, 누가 더 나은 선택을 했는지는 끝내 판가름 나지 않는다.

💡끝내 믿고 싶은 것에 대하여

거짓말이 진실보다 믿음직스러울 수 있다는 말이 허황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이야기만 기억하고, 때로는 그것을 진실이라 믿는다.
주인공들이 반복적으로 마주한 건 과거의 오류가 아니라, 그 오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였다.
그 용기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이야기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은 사실 간단하다.
‘우리는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독자에게도 남겨진다.
나였다면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느 쪽에 설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갈매나무 @galmaenamu.pub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알아서 하라는 말은 업무 지시가 아니다

📌 책 소개

‘말을 잘한다’ 는 칭찬은 종종 리더의 능력을 상징한다.
하지만 팀이 방향을 잃고 있다면, 문제는 말솜씨가 아니라 전달의 명확성에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왜 말했는데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리더의 언어가 어떻게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바꾸는지 설명한다.
단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게 할지를 명확히 언어화하는 방법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다룬다.
모호한 피드백이 반복되는 상황,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이 없는 이유, 팀원이 ‘알아서’ 일하다 실패하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짚어낸다.
결국 핵심은 ‘내 머릿속의 기준’ 을 언어로 명확히 정리해 전달하는 일이다.

💬서평

💡말이 아닌 ‘지시’ 가 필요할 때

업무를 맡기고 나서야 “이건 아니지” 라고 말하게 되는 상황은 흔하다.
하지만 많은 리더는 애초에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열심히 해’ 나 ‘알아서 처리해’ 같은 말은 실제로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다.
업무 지시가 명확하지 않으면 팀원은 각자의 기준으로 행동하고, 그 결과는 늘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문제는 팀원의 태도나 역량이 아니라, 리더가 기준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스포츠 감독이 전략을 말하지 않고 “경기 알아서 뛰어봐”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시가 빠진 팀은 각자 판단으로 움직이고, 결국엔 책임만 떠넘겨진다.
필요한 건 동기부여보다 구체적인 언어다.

💡모호한 말의 구조를 해부하다

리더의 언어가 왜 늘 추상적인가를 따져보면, 대부분 명사만 던지고 문장을 완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객 중심이다” 라는 말은 방향만 암시할 뿐,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고객 중심이란 어떤 상태인가’ 를 문장으로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식사할 수 있는 상태” 라는 문장은 구체적인 행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렇게 문장을 완성해야 비로소 언어가 행동 지침으로 작용한다.
회의에서 늘 애매한 결론만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은 많지만 문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화란 ‘잘 말하는 것’ 이 아니라,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는 일이다.

💡팀의 시간을 소비하는 습관들

모든 회의가 필요하진 않다.
단지 “늘 해왔으니까” 라는 이유로 이어지는 업무는 성과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팀원들은 이 일들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하지만, 실제로는 리더조차 방향성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라는 질문으로 불필요한 일들을 검토하라고 말한다.
정기보고, 공용 자료 정리, 모두를 위한 회의 등도 이 질문 하나로 판단이 가능해진다.
일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기준은 늘 상대적인데, 그 기준을 말하지 않으면 팀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
오히려 ‘꼼꼼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일수록 무의미한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도 언어다.

💡리더의 언어가 팀의 사고를 바꾼다

조직의 문화는 자주 쓰는 단어에서 시작된다.
‘부가가치’ 를 ‘뭔가 더하는 것’ 으로 이해하면, 사람들은 기존 기능에 새로운 기능을 붙이는 데만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이 고객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진짜 부가가치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언어는 사고를 만든다.
리더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는 단지 말의 문제가 아니라, 팀이 무엇을 향해 일하는지를 결정짓는 일이다.
감정적인 설득보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공유’ 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도 이 책의 반복되는 메시지다.
명확한 언어는 팀원에게 기준을 제공하고, 그 기준이 정렬되면 사고와 행동도 정렬된다.
리더는 말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열린책들 @openbooks21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숲보다 이자를 택한 세계, 그 뒤에 남겨진 것들

📌 책 소개

자연을 지키자고 말하는 책은 많다.
그런데 왜 이 책은 유난히 귀가 솔깃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감동이나 이상이 아니라 숫자와 구조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바다가 어획 금지 구역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숲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 누가 얼마를 손해 보고 누구는 얼마를 벌게 되는지, 철저하게 데이터로 말한다.
자연을 지키자는 말이 뜬구름 같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꽤나 달라질지도 모른다.

💬서평

💡생명은 연결된 시스템에서 작동한다

한 송이 꽃이 피기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는 일이 있다.
씨앗은 흙속에서 꾹 참고 버티고, 비가 내릴 때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기적처럼 비가 내리면, 며칠 안에 사막 전체가 꽃밭이 된다.
그 뒤 다시 말라버리지만, 씨앗은 남는다.
이 구조는 생명체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식물, 토양, 빗물, 햇빛, 모든 요소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있다.
그 선을 끊는 순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살아 있다는 건 독립이 아니라 상호 의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거대한 순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이 그 순환 고리에 변칙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시스템은 여전히 돌고 있지만, 일부가 빠르게 닳고 있다.

💡인간이 만든 경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원래는 숲이었지만 지금은 농장이다.
예전에는 수천 종이 살았던 생태계가 이제는 기름야자 하나만 자란다.
이 전환은 ‘효율’ 을 내세운 인간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효율은 다양성을 쫓아낸다.
단일재배지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생태적으로는 빈약하다.
그곳은 서식지가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계는 물리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의 흐름, 회복력, 상호작용까지도 단절시킨다.
경계 안에서는 생명의 층위가 단순해지고, 그 경계는 해마다 더 넓어진다.
다양성은 단지 여러 생물이 함께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를 유지하게 만드는 조건이다.
다양성을 제거한 경계는 결국 인간 자신에게도 균열을 돌려준다.
자연의 밀도를 줄이는 일은 결국 인간 삶의 여백을 줄이는 일이다.

💡보존은 선택이 아니라 계산이다

어획을 금지하면 물고기가 사라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금지된 구역에서는 종 다양성이 회복되고, 인근 해역의 어획량까지도 올라간다.
더불어 관광 수입이 늘어난다.
이건 희생이 아니라 전략이다.
자원을 당장 쓰지 않는 대신, 시간이 지난 후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다만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빠르게 오지 않기에 망설이게 될 뿐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순현재가치’ 개념을 빌려 설명해도, 자연 보존이 훨씬 유리하다.
맹그로브를 잘 보존한 것이 새우 양식장보다 수십 배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지켜야 한다는 감정이 아니라, 따져보니 지켜야만 한다는 계산이다.
지금 보존하는 것이, 미래의 수익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감탄만으로는 부족하다

숲을 보고 놀라고, 바다를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감정을 느껴도, 그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감정 뒤에 놓인 구조다.
숲의 가치가 눈앞의 물건 가격보다 싸게 취급되는 한, 그 감탄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생태계를 이해하는 일은 곧 감탄의 바탕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다.
비가 오고, 식물이 자라고, 토양 미생물이 작동하고, 그 전체 흐름이 하나로 이어져 있을 때, 감탄이 비로소 책임으로 연결된다.
자연은 말없이 움직인다.
일을 멈추지 않지만, 속도가 느릴 뿐이다.
그 느림을 기다릴 줄 아는 사회, 감동보다 시스템을 중시하는 사회만이 생명을 진짜 대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만이 다음 세대에게 자연을 넘겨줄 자격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열린책들 @openbooks21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숲보다 이자를 택한 세계, 그 뒤에 남겨진 것들

📌 책 소개

자연을 지키자고 말하는 책은 많다.
그런데 왜 이 책은 유난히 귀가 솔깃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감동이나 이상이 아니라 숫자와 구조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바다가 어획 금지 구역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숲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 누가 얼마를 손해 보고 누구는 얼마를 벌게 되는지, 철저하게 데이터로 말한다.
자연을 지키자는 말이 뜬구름 같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꽤나 달라질지도 모른다.

💬서평

💡생명은 연결된 시스템에서 작동한다

한 송이 꽃이 피기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는 일이 있다.
씨앗은 흙속에서 꾹 참고 버티고, 비가 내릴 때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기적처럼 비가 내리면, 며칠 안에 사막 전체가 꽃밭이 된다.
그 뒤 다시 말라버리지만, 씨앗은 남는다.
이 구조는 생명체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식물, 토양, 빗물, 햇빛, 모든 요소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있다.
그 선을 끊는 순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살아 있다는 건 독립이 아니라 상호 의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거대한 순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이 그 순환 고리에 변칙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시스템은 여전히 돌고 있지만, 일부가 빠르게 닳고 있다.

💡인간이 만든 경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원래는 숲이었지만 지금은 농장이다.
예전에는 수천 종이 살았던 생태계가 이제는 기름야자 하나만 자란다.
이 전환은 ‘효율’ 을 내세운 인간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효율은 다양성을 쫓아낸다.
단일재배지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생태적으로는 빈약하다.
그곳은 서식지가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계는 물리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의 흐름, 회복력, 상호작용까지도 단절시킨다.
경계 안에서는 생명의 층위가 단순해지고, 그 경계는 해마다 더 넓어진다.
다양성은 단지 여러 생물이 함께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를 유지하게 만드는 조건이다.
다양성을 제거한 경계는 결국 인간 자신에게도 균열을 돌려준다.
자연의 밀도를 줄이는 일은 결국 인간 삶의 여백을 줄이는 일이다.

💡보존은 선택이 아니라 계산이다

어획을 금지하면 물고기가 사라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금지된 구역에서는 종 다양성이 회복되고, 인근 해역의 어획량까지도 올라간다.
더불어 관광 수입이 늘어난다.
이건 희생이 아니라 전략이다.
자원을 당장 쓰지 않는 대신, 시간이 지난 후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다만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빠르게 오지 않기에 망설이게 될 뿐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순현재가치’ 개념을 빌려 설명해도, 자연 보존이 훨씬 유리하다.
맹그로브를 잘 보존한 것이 새우 양식장보다 수십 배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지켜야 한다는 감정이 아니라, 따져보니 지켜야만 한다는 계산이다.
지금 보존하는 것이, 미래의 수익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감탄만으로는 부족하다

숲을 보고 놀라고, 바다를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감정을 느껴도, 그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감정 뒤에 놓인 구조다.
숲의 가치가 눈앞의 물건 가격보다 싸게 취급되는 한, 그 감탄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생태계를 이해하는 일은 곧 감탄의 바탕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다.
비가 오고, 식물이 자라고, 토양 미생물이 작동하고, 그 전체 흐름이 하나로 이어져 있을 때, 감탄이 비로소 책임으로 연결된다.
자연은 말없이 움직인다.
일을 멈추지 않지만, 속도가 느릴 뿐이다.
그 느림을 기다릴 줄 아는 사회, 감동보다 시스템을 중시하는 사회만이 생명을 진짜 대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만이 다음 세대에게 자연을 넘겨줄 자격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열린책들 @openbooks21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숲보다 이자를 택한 세계, 그 뒤에 남겨진 것들

📌 책 소개

자연을 지키자고 말하는 책은 많다.
그런데 왜 이 책은 유난히 귀가 솔깃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감동이나 이상이 아니라 숫자와 구조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바다가 어획 금지 구역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숲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 누가 얼마를 손해 보고 누구는 얼마를 벌게 되는지, 철저하게 데이터로 말한다.
자연을 지키자는 말이 뜬구름 같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꽤나 달라질지도 모른다.

💬서평

💡생명은 연결된 시스템에서 작동한다

한 송이 꽃이 피기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는 일이 있다.
씨앗은 흙속에서 꾹 참고 버티고, 비가 내릴 때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기적처럼 비가 내리면, 며칠 안에 사막 전체가 꽃밭이 된다.
그 뒤 다시 말라버리지만, 씨앗은 남는다.
이 구조는 생명체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식물, 토양, 빗물, 햇빛, 모든 요소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있다.
그 선을 끊는 순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살아 있다는 건 독립이 아니라 상호 의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거대한 순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이 그 순환 고리에 변칙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시스템은 여전히 돌고 있지만, 일부가 빠르게 닳고 있다.

💡인간이 만든 경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원래는 숲이었지만 지금은 농장이다.
예전에는 수천 종이 살았던 생태계가 이제는 기름야자 하나만 자란다.
이 전환은 ‘효율’ 을 내세운 인간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효율은 다양성을 쫓아낸다.
단일재배지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생태적으로는 빈약하다.
그곳은 서식지가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계는 물리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의 흐름, 회복력, 상호작용까지도 단절시킨다.
경계 안에서는 생명의 층위가 단순해지고, 그 경계는 해마다 더 넓어진다.
다양성은 단지 여러 생물이 함께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를 유지하게 만드는 조건이다.
다양성을 제거한 경계는 결국 인간 자신에게도 균열을 돌려준다.
자연의 밀도를 줄이는 일은 결국 인간 삶의 여백을 줄이는 일이다.

💡보존은 선택이 아니라 계산이다

어획을 금지하면 물고기가 사라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금지된 구역에서는 종 다양성이 회복되고, 인근 해역의 어획량까지도 올라간다.
더불어 관광 수입이 늘어난다.
이건 희생이 아니라 전략이다.
자원을 당장 쓰지 않는 대신, 시간이 지난 후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다만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빠르게 오지 않기에 망설이게 될 뿐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순현재가치’ 개념을 빌려 설명해도, 자연 보존이 훨씬 유리하다.
맹그로브를 잘 보존한 것이 새우 양식장보다 수십 배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지켜야 한다는 감정이 아니라, 따져보니 지켜야만 한다는 계산이다.
지금 보존하는 것이, 미래의 수익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감탄만으로는 부족하다

숲을 보고 놀라고, 바다를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감정을 느껴도, 그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감정 뒤에 놓인 구조다.
숲의 가치가 눈앞의 물건 가격보다 싸게 취급되는 한, 그 감탄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생태계를 이해하는 일은 곧 감탄의 바탕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다.
비가 오고, 식물이 자라고, 토양 미생물이 작동하고, 그 전체 흐름이 하나로 이어져 있을 때, 감탄이 비로소 책임으로 연결된다.
자연은 말없이 움직인다.
일을 멈추지 않지만, 속도가 느릴 뿐이다.
그 느림을 기다릴 줄 아는 사회, 감동보다 시스템을 중시하는 사회만이 생명을 진짜 대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만이 다음 세대에게 자연을 넘겨줄 자격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