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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현암사 / 2025년 6월
평점 :
🌟 이 책은 현암사 @hyeonamsa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 -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
😊 “나 저 사람, 분명 아는 얼굴인데…”
🫧
기억은 나는데 이름이 안 떠오를 때.
그 순간 얼굴은 낯익은데,
그 사람 전체가 조금씩 흐릿해진다.
그럴 땐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진땀 흘리며 기억을 더듬게 된다.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보다
‘왜 기억이 안 나는지’ 가 더 신경 쓰인다.
그리고 이런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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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얼굴을 스치고,
그중 일부는 유독 눈에 밟히고,
또 어떤 얼굴은 오래 지나서야 다시 떠오른다.
기억이라는 건 얼굴과 함께 저장되기도 하고,
얼굴만 덩그러니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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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라는 건
단순히 생김새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의식적으로,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감정의 창구에 가까운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눈꼬리가 스르르 풀리고,
낯선 사람 앞에선 입 주변이 딱딱해진다.
그러다 문득,
내 표정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읽히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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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볼 땐
내 얼굴을 보지만,
사진을 볼 땐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를 본다.
그 차이가
가끔은 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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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잘 안 나온다” 는 말,
사실은 ‘내가 생각한 내 얼굴’ 과
‘지금 찍힌 내 얼굴’ 사이의 거리일지도 모른다.
웃고 있어도 눈이 안 웃는 날,
무표정인데도 ‘화났냐’는 말을 듣는 날,
그럴 땐 괜히 얼굴이
내 의도보다 솔직하게 굴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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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읽어낸다.
나이, 피로감, 기분, 매력, 건강 상태,
심지어 신뢰할 수 있을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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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걸 말 한마디 없이
표정 하나, 눈동자 움직임 하나로
판단해버릴 때가 있다.
그래서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농담처럼만 들리지 않는다.
화장을 하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보톡스를 맞으면 감정을 읽기 어려워지고,
나이가 들어도 얼굴 전체가 아니라
한 부분만 더 노화되면
그 사람이 더 나이 들어 보인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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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모든 걸
눈치채지 못한 척하면서도
꽤 정밀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나는 내 얼굴을 모른다”는 말이
왠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내가 매일 보고,
매일 관리하고,
가끔은 애써 숨기기도 하는 이 얼굴이
정작 나보다 타인에게 더 익숙할 수도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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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많이 보여주고 있는 얼굴이
내가 생각하는 내 얼굴과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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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고 나니,
얼굴은 그냥 생김새 이상의 뭔가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감정이 머문 자리이자,
지나온 시간들이 조용히 스며든 표면에 가까웠다.
그건 어떤 감정의 결과이고,
삶의 태도가 남긴 흔적이기도 하다.
📍문득, 요즘 내가 자주 짓는 표정이 궁금해졌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꽤 오랫동안 제대로 본 적 없는 얼굴.
거울을 마주한 채
천천히 눈썹을 들어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려봤다.
어떤 얼굴이든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작게 속으로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