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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면허 -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
패트릭 빅스비 지음, 박중서 옮김 / 작가정신 / 2025년 7월
평점 :
🌟 이 책은 작가정신 @jakkajungsin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 면허> - 여권이라는 작은 권력 🛂 “여권 하나가 모든 걸 바꾼다” 는 말, 과장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살아서 여권을 잃었고,어떤 사람은 죽어서 여권을 받았다.진짜 있었던 이야기다. 🫧고대 이집트의 람세스 2세 미라는프랑스로 이송되기 위해 현대 이집트 여권을 발급받았고,레닌은 위조 여권 사진을 찍기 위해트레이드마크였던 턱수염을 깎아버렸다.자신의 신원을 숨기기 위해,어떤 이들은 사진 속 눈빛까지 조절했다.그리고 어떤 이들은그 한 장을 받지 못한 채 국경 앞에서이름도 없이 사라졌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여권이라는 게 단순한 여행 서류가 아니라신분을 보증하는 장치이자,누군가에게는 목숨줄이나 다름없는 도구처럼 느껴진다.정작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그게 얼마나 강력한 물건인지 잘 모른다.그 종이 한 장이어떤 사람에겐 국경을 넘게 해주고,어떤 사람에겐 감옥으로 가는 문이 된다. 🫧누군가는 자유롭게 떠난다.누군가는 비행기 티켓을 사도탑승구 앞에서 멈춘다.누군가는 본인의 국적을 숨기고누군가는 본인의 국적을 갖지 못한다.그 차이는 대부분,개인의 결정이나 자격보다도그 사람이 태어난 나라, 혹은그가 지닌 정치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책 속엔 미술가, 철학자, 음악가, 정치인,난민, 혁명가, 이민자들이 등장한다.각자의 방식으로 여권과 얽히고,그 안에서 자유를 잃거나 되찾는다.이야기들이 구체적이고 생생해서다큐멘터리처럼 읽힌다기보단,짧은 단편소설을 옮겨 적은 느낌에 가깝다. 🫧특히 아이웨이웨이나 해나 아렌트 같은 인물은우리가 “유명하다” 고만 알고 있었던 이름 뒤에얼마나 많은 불안과 망설임, 경계심이 있었는지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통과하는 문들,그 문마다 존재하는 조건들,그리고 그 조건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여권이란 건 참 이상하다.이건 마치이 사람은 떠날 자격이 있다는 말처럼 보인다.그 안에는 이름, 사진, 국적, 서명이 있지만사실은 더 많은 걸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 여권을 다시 꺼내보게 됐다.유효기간, 발행국, 스탬프 자국들.작은 우표처럼 남은 흔적들 사이로문득 어떤 문장이 떠올랐다.“어디까지가 내 나라였고,어디부터가 타인의 땅이었을까?”떠날 수 있는 자유보다돌아올 수 있는 자유가 더 어려운 세상에서,우리는 어디까지자유로운 존재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