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의 파수꾼
도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해피북스투유 @happybooks2u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늘밭의 파수꾼> - 진심을 파묻은 곳에서 시작된 이야기
 
 
 
🫧
사랑은 때때로 사람을 가장 외롭게 만든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분명히 있는데,
그 마음이 서로 닿지 않는 순간이
자꾸만 쌓일 때.

<마늘밭의 파수꾼> 은 그런 순간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따라간다.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불쑥 고개를 드는 불안.
믿어야 한다는 생각과
믿기 어려운 장면들 사이에서
조금씩 삐걱대는 관계.
 
 
🫧
이야기는 시골 마을의
마늘밭에서 시작된다.
우연히 발견된 비밀,
사라졌던 범인의 그림자,
이상하게 겹쳐지는 연인의 말과 행동.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
범죄 스릴러처럼 흘러가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 안쪽에서
계속 감정의 무게를 바꾼다.
무서운 건 범인보다도,
가장 가까운 사람의 표정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
완벽한 연인이었던 남자의 태도가
서서히 설명되지 않는 쪽으로 기운다.
처음엔 착각이라 생각한다.
다음엔 피곤한 탓이라 넘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모든 게 설명이 안 되기 시작할 때
사랑이라는 말로 붙잡고 있던 감정들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 무너짐이 너무 조용해서
당사자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이다.
 
 
🫧
누군가 옆에 있는 게
오히려 더 외로울 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도
그 사람 안에 닿을 수 없는
벽이 느껴질 때.
그럴 때마다 마음은
자꾸 이상한 상상으로 향하고,
그 상상은 곧 근거가 되고,
근거는 의심으로 바뀐다.

그 변화는 대부분 조용하게 일어난다.
이야기 속 유민처럼.
 
 
🫧
연기라는 건 가끔 진짜 마음을 가리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속으론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한 채
상대의 표정 하나하나를 의심하는 일.

유민과 이한, 둘 사이에 놓인 건
사랑이었지만
그 사랑은 서로 다른
감정의 얼굴로 변해 있었다.
믿고 싶은 사람과
차마 믿을 수 없는 말 사이에서
유민은 선택이 아닌 ‘확인’ 을 해나간다.
 
 
🫧
마늘밭을 파던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그건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관계 안에 감춰져 있던
감정들을 파헤치는 동작처럼 느껴졌다.
보지 말았으면 하는 진실이
어디에든 묻혀 있다는 불길한 예감.

그래서 삽을 들어 올릴 때마다
이야기 바깥의 긴장감도 함께 올라온다.
 
 
🫧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들을 모른 채로
사랑을 계속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이야기 내내 따라다닌다.

말하지 않은 과거와
묻지 않은 현재 사이에 생기는 거리.
그 거리의 이름을 유민은 결국
스스로 알아낸다.
 
 
🫧
진심은 때로 말을 아낀다.
하지만 진실은
말하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자꾸 드러난다.
이야기는 그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스며드는 방식으로 끌고 간다.
 
 
🫧
사랑이란 감정 하나로
모든 걸 덮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이 의심과 함께
무게를 달기 시작하면
사랑은 더 이상 이전의 모습이 아니다.

서로를 향해 있었던 눈빛이
어느 순간 서로를 바라보지 않게 될 때,
말보다도
말하지 않은 것들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그 감정의 형태를
끝까지 놓지 않고 따라가는 소설이었다.
 
 
 
📍
사랑했던 기억은 선명한데,
그 안에 무엇을 믿었던 건지는 흐릿해진다.
의심이 틈을 만들었고
침묵은 그 틈을 더 넓혔다.

누군가는 계속 지켜보았고
누군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었다.

말로 확인하지 못한 감정은
끝내 그 자리에 남는다.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는 무게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나 쉽게 성공하는 인스타그램 마케팅
황규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chae_seongmo 를 통해 원앤원북스 @onobooks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무나 쉽게 성공하는 인스타그램 마케팅> - 피드를 다시 설계하고 싶을 때
 
 
 
🫧
팔로워 수보다 더 고민이 되는 건
이 공간을 어떻게 살아 있는
계정으로 만들지였다.

누군가 스쳐 지나가며
들여다볼 수 있는 계정인지,
아니면 단지 이미지가 쌓인
정지된 앨범인지.
차이는 작은 듯 보이지만,
그 감각이 모든 걸 결정한다.
 
 
🫧
스크롤을 멈추게 만드는 첫 문장.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는 게시물의 구조.
계정을 키우는 데 필요한 건
단순한 팁이나 기술보다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를 먼저 짚는 눈이다.
 
 
🫧
지금의 인스타그램은
그냥 감각만으로 밀어붙이기엔
너무 빨리 변한다.
그렇다고 모든 기능을 쫓다 보면
어느새 가장 중요한 방향성을 놓치게 된다.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면,
먼저 ‘왜 이걸 올리는가’ 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무엇을 잘 보여줄지가 아니라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갈지가
핵심이라는 말.
 
 
🫧
팔로워가 늘었는데, 반응은 줄어든다는 말.
생각보다 많은 계정이
비슷한 흐름을 겪는다.
반응을 고민하다 보면
다시 ‘콘텐츠’ 로 돌아가게 된다.

그때 필요한 건 가르치는 말보다
지금 하는 방식이 과연 맞는지
되묻게 하는 문장들이다.
 
 
🫧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함이 없으면
그 기억도 오래 남지 않는다.
하루에 하나씩,
아무 말 없이 쌓아올리는 피드 안에도
분명히 방향이라는 게 존재한다.
 
 
🫧
피드의 흐름, 문장의 리듬,
첫 이미지의 분위기,
그 모든 게 계정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 얼굴이
지금 나와 닮아 있는가이다.
 
 
🫧
지금 인스타그램 안에서
콘텐츠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기능을 모르는 게 아니라
사람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눈에 띄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멈춰서게 만드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기술로 되는 영역이 아니라,
관계로 쌓이는 일.
 
 
🫧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기억’ 을 설계하는 일이다.
누가 봐도 이 계정이 어떤 사람인지
떠오를 수 있도록.
그걸 가능하게 하려면 기능보다
더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반짝하는 트렌드보다,
천천히 쌓여가는 이미지를 만드는 쪽이
오히려 더 멀리 간다.
 
 
🫧
내가 지금 올리는 이 게시물 하나가
계정의 결을 만들어간다.
알고리즘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고,
그 사람과의 거리감을 잊지 않는 방식이다.
 
 
🫧
스크롤을 멈추는 이유는
좋은 사진이나 멋진 말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진심이 느껴지는 계정만이
지금 이 피드 사이에서 유일하게
‘눈에 보이는 것’ 일 수 있다.

오늘 올리는 한 줄이,
누군가의 감각에 닿기를 바라며.
지금, 다시 방향을 조정해본다.
 
 
 
📍
인스타그램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하다.
하지만 잘한다는 기준이
바뀌는 속도도 꽤 빠르다.

팔로워 수보다,
방향을 먼저 점검해야 할 때가 있다.
그걸 놓치면 콘텐츠도, 관계도
엇갈리기 쉽다.

계정을 키우는 건 단지 기능을
배우는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을 설계하는 일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야기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느냐는 점.

속도를 잠시 늦추고
방향을 다시 그려야 할 순간,

이 책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속 가능한 사랑
문녹주 지음 / 고블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고블 @gobl_iiin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속 가능한 사랑> - 말하지 않아도 닿는 순간에 대하여
 
 
 
🫧
사람 사이의 거리는
때로는 시간보다 멀다.
한 사람은 다가서고 있는데,
다른 한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춰 있는 느낌.
<지속 가능한 사랑> 은 그런 엇갈림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곁에 머물러야 하는 순간들.
말을 삼키고, 눈빛만 오가는 사이.
그런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이야기는 조용히 흘러가지만,
그 안에 있는 감정은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
어떤 인물은 말을 아낀다.
어떤 인물은 지나치게 말한다.
어떤 인물은 아예 대화하지 않는다.
그 셋 다, 마음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건
닮아 있었다.
 
 
🫧
관계라는 건 꼭 문을 열어야만
시작되는 게 아니라
문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시간에도
이미 감정이 자란다.
그 문을 열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이 소설 속에 담겨 있는 것 같다.
 
 
🫧
배경은 낯설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익숙하게 다가온다.
세상이 뒤집혀도 사랑은 그대로고,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오해는 사라지지 않는다.
 
 
🫧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한국의 지명들이 조용히 박혀 있다.
전주, 김제, 강릉, 나주...
그 익숙한 이름들 덕분인지,
상상의 세계가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낯선 상황 속에서도
어디선가 봤던 얼굴처럼
감정은 가까워진다.
 
 
🫧
표현을 줄이는 방식으로
마음을 더 또렷하게 만드는 글들이 있다.
이 책이 그런 글이었다.
다 말하지 않아서, 더 궁금해지고,
더 오래 붙든다.
 
 
🫧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
때론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복잡해진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감정 그 자체는
지금보다 훨씬 전부터 존재해온 것 같다.
전기도, 종이도 없던 시절에도
누군가는 그 감정을
흙바닥에 남기려 했을 테니까.
 
 
🫧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다 따라간 다음에도
문득 한 장면이 떠오르는 날이 있다.
철필을 들고 흙 위에 뭔가를 적던 아이.
그 옆에 말없이 앉아 있던 누군가.
 
 
🫧
감정을 서툴게 말하는 사람에게
이야기란 어쩌면,
대신 건네는 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끔은 말보다
문장이 더 깊이 닿는다.
 
 
🫧
김제에서 불어온 바람이
종이에 닿는 느낌처럼 느껴졌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감정이
가만히 스며드는 순간.

그런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아마 그렇게,
옆에 두고 싶을지 모른다.
 
 
 
📍
사람 사이의 마음은
언제나 완벽하게 맞닿지 않는다.
누구는 다가서고, 누구는 멈춰 있고,
누구는 애써 외면하면서도
마음 한 귀퉁이는 내어주고 있다.

그 어긋남을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고
그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무언가를 해명하거나
정리하려 하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이 더 오래 머물렀다.

온기를 가진 문장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이런 식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가까이 오지 않고,
너무 멀어지지도 않으면서
그저 옆에 앉아 마음을 꺼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곁에 두고 싶을 때가 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안고 있는 날엔, 더더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 작은 섬에서 마주한 뜻밖의 우연
이재형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바른북스 @barunbooks7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 투발루에서 보내는 가장 느린 엽서
 
 
 
🫧
한 나라의 공식 공항 코드가
FUN이라는 사실이
이 여행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히 상징적이었다.
투발루의 푸나푸티 공항.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공항이자,
가장 가벼운 이름의 공항.
누군가는 그곳을 지구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여행자는 그곳에서
가장 ‘살아 있는 삶’ 을 만났다.
 
 
🫧
출발은 아주 단순했다.
일에 치여 반복되는 하루에서
도망치고 싶었고,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섬이 떠올랐고,
그 섬의 이름이 투발루였을 뿐이다.
 
 
🫧
낯선 나라, 조용한 섬.
아무도 재촉하지 않고,
누구도 닦달하지 않는 그곳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기보다
‘살아낸다’ 는 감각을 느꼈다고 했다.
 
 
🫧
낮에는 바람과 바다,
저녁이면 붉게 물든 하늘,
밤이면 깜깜한 어둠 속 별빛 하나로
충분한 밤.
 
 
🫧
투발루 사람들은 날씨 이야기보다
오늘 누구랑 웃었는지를 먼저 나눈다.
아이가 웃으면, 어른도 웃는다.
어른이 웃으면, 그 하루는
이미 괜찮은 날이 된다.
아무리 바다가 올라와도,
함께 사는 법을 잊지 않는 사람들.
 
 
🫧
투발루는 수면 위로 고작 2m.
그러나 그 땅을 딛고 서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보다 훨씬 깊고 단단하다.

때때로 걱정은 바깥 사람들이 먼저 꺼낸다.
킹타이드에 휩쓸린 마당,
점점 좁아지는 석호,
아이들의 놀이터가 사라질 거라는 두려움.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그것조차 ‘지금은 아직 괜찮다’ 며
함께 밥을 먹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어쩌면 그건 태평함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충분히 살아내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
기후난민이라는 단어보다 먼저,
이 섬엔 환한 아이들의 웃음이 있다.
인터넷 강의도, 스마트폰도 없지만
자연이 그대로 놀이터가 되고,
파도는 매일 다르게 자장가를 들려준다.

이 아름다움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되
묻는 질문처럼 다가온다.
 
 
🫧
투발루는 바닷물 아래로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은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재밌다는 뜻을 가진
공항 코드 ‘FUN’ 처럼
그들에겐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웃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진심이,
어떤 경고보다 오래 남는다.
 
 
🫧
햇빛이 사라진 섬 저녁의 하늘은
붉은색, 주황색, 보랏빛이
겹겹이 물들었다.
작가는 그 하늘을 보며
내일은 다시 안 뜰 태양처럼
타오른다고 말했다.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그 하늘의 색감이다.
지금은 없을지도 모를,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던 어떤 순간의 풍경.
 
 
 
📍
창밖으로 스치는 바람 소리가
괜히 다르게 들렸다.
어쩌면 평소와 똑같은 오후인데,
괜히 숨을 고르게 된다.

투발루의 바다를 떠올리면,
마음속 풍경이 달라진다.
거창한 변화는 아니지만,
작은 움직임 하나쯤은 시작된 듯한 기분.

천천히, 조금은 느슨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그 섬이 그렇게 말해준 것만 같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던 오후,

어디선가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월드 - 심해에서 만난 찬란한 세상
수전 케이시 지음, 홍주연 옮김 / 까치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까치 @kachibooks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더월드> - 빛도 닿지 않는 곳에서 생명이 반짝일 때
 
 
 
🫧
물이란 건, 그냥 맑고 투명한 것만 있는 줄 알았다.
수영장, 계곡, 해수욕장 바닷물까지.
보아온 물은 언제나 햇빛 아래 반짝였고, 사람 소리로 가득했다.
 
 
🫧
그런데 상상도 못 했던 바다 밑 어딘가에
지구의 시작처럼 느껴지는
풍경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빛이 없는 세계,
압력에 눌려 부서질 듯한 공간,
그런데도 살아 있는 생명들이 꿈틀대는 곳.

그리고 그곳을 기꺼이
찾아 나선 사람들이 있다.
 
 
🫧
어떤 사람은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본 적 없는 것’ 을 보고 싶어한다.
누군가는 망망대해 위에서 낚시를 하고,
또 누군가는 더 아래로,
훨씬 더 아래로 내려간다.

단지 깊은 바다를 탐험하고 싶어서.
그것만으로 충분해서.
 
 
🫧
저자는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전 세계 과학자와 탐험가들을 따라가며
‘바다의 끝’ 을 좇는다.

책을 읽는 동안에
마치 내가 그들의 어깨에 매달려
함께 잠수정에 탑승한 기분이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로 곧장 내려가며,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
수면 위에선 상상할 수 없는 생명체들이
그곳에서 살아 숨쉰다.
피부가 투명하거나, 뼈가 거의 없거나,
몸 전체가 빛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거나.
 
 
🫧
‘기괴하다’ 는 말보다
‘이해할 수 없다’ 는 감탄이 먼저 나왔다.
너무 낯설어서 무섭기도 했고,
너무 완벽해서 아름답기도 했다.

생명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걸
이 깊은 어둠 속에서 알게 된다.
‘살아 있음’ 이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것도.
 
 
🫧
책을 읽다가 문득,
지구라는 별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바위가 움직이고,
열이 터져 나오고,
새로운 땅이 생긴다.
우리는 그냥 그 위에 얹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심해에서는 그 모든 게 아주 천천히,
아주 거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지구가 만든 움직임이자,
지구만이 감당할 수 있는 리듬.
 
 
🫧
그러고 보면,
우리 삶은 얼마나 가볍고
작은 단위에 익숙해졌는지.
시간도, 움직임도, 감정도.
 
 
🫧
어떤 책은 읽고 나면,
그다음에 바다를 다시 볼 때
느낌이 달라진다.

그게 파도의 형태일 수도 있고,
해변에 밀려온
해파리 한 마리일 수도 있다.
이젠 모래 위의 그 애가 어디서 왔는지
아주 잠깐이라도 생각하게 되는 거다.

그저 멀리 있는 바다였던 곳이
이 책을 통해 갑자기 낯설고
구체적인 공간으로 변했다.
 
 
 
📍
어쩌면 가장 미지의 공간은
멀리 있는 우주가 아니라,
발밑에 펼쳐진
바다 깊숙한 곳일지도 모른다.

한 번도 발 딛지 못한 세계를
상상하는 일,
그 상상에 근거를 더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용감해진다.

두려움을 안고도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었던 건
그 끝에 닿으면,
지금보다 더 진짜 같은 세상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을까.

여름밤,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천천히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