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사랑
문녹주 지음 / 고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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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고블 @gobl_iiin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속 가능한 사랑> - 말하지 않아도 닿는 순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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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거리는
때로는 시간보다 멀다.
한 사람은 다가서고 있는데,
다른 한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춰 있는 느낌.
<지속 가능한 사랑> 은 그런 엇갈림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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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곁에 머물러야 하는 순간들.
말을 삼키고, 눈빛만 오가는 사이.
그런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이야기는 조용히 흘러가지만,
그 안에 있는 감정은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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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물은 말을 아낀다.
어떤 인물은 지나치게 말한다.
어떤 인물은 아예 대화하지 않는다.
그 셋 다, 마음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건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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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라는 건 꼭 문을 열어야만
시작되는 게 아니라
문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시간에도
이미 감정이 자란다.
그 문을 열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이 소설 속에 담겨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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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낯설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익숙하게 다가온다.
세상이 뒤집혀도 사랑은 그대로고,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오해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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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 사이사이에
한국의 지명들이 조용히 박혀 있다.
전주, 김제, 강릉, 나주...
그 익숙한 이름들 덕분인지,
상상의 세계가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낯선 상황 속에서도
어디선가 봤던 얼굴처럼
감정은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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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을 줄이는 방식으로
마음을 더 또렷하게 만드는 글들이 있다.
이 책이 그런 글이었다.
다 말하지 않아서, 더 궁금해지고,
더 오래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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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
때론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복잡해진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감정 그 자체는
지금보다 훨씬 전부터 존재해온 것 같다.
전기도, 종이도 없던 시절에도
누군가는 그 감정을
흙바닥에 남기려 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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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이야기를 다 따라간 다음에도
문득 한 장면이 떠오르는 날이 있다.
철필을 들고 흙 위에 뭔가를 적던 아이.
그 옆에 말없이 앉아 있던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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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서툴게 말하는 사람에게
이야기란 어쩌면,
대신 건네는 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끔은 말보다
문장이 더 깊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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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에서 불어온 바람이
종이에 닿는 느낌처럼 느껴졌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감정이
가만히 스며드는 순간.

그런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아마 그렇게,
옆에 두고 싶을지 모른다.
 
 
 
📍
사람 사이의 마음은
언제나 완벽하게 맞닿지 않는다.
누구는 다가서고, 누구는 멈춰 있고,
누구는 애써 외면하면서도
마음 한 귀퉁이는 내어주고 있다.

그 어긋남을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고
그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무언가를 해명하거나
정리하려 하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이 더 오래 머물렀다.

온기를 가진 문장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이런 식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가까이 오지 않고,
너무 멀어지지도 않으면서
그저 옆에 앉아 마음을 꺼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곁에 두고 싶을 때가 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안고 있는 날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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