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 작은 섬에서 마주한 뜻밖의 우연
이재형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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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바른북스 @barunbooks7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라져 가는 미지의 섬, 투발루> - 투발루에서 보내는 가장 느린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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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공식 공항 코드가
FUN이라는 사실이
이 여행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히 상징적이었다.
투발루의 푸나푸티 공항.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공항이자,
가장 가벼운 이름의 공항.
누군가는 그곳을 지구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여행자는 그곳에서
가장 ‘살아 있는 삶’ 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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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아주 단순했다.
일에 치여 반복되는 하루에서
도망치고 싶었고,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섬이 떠올랐고,
그 섬의 이름이 투발루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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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라, 조용한 섬.
아무도 재촉하지 않고,
누구도 닦달하지 않는 그곳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기보다
‘살아낸다’ 는 감각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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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바람과 바다,
저녁이면 붉게 물든 하늘,
밤이면 깜깜한 어둠 속 별빛 하나로
충분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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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 사람들은 날씨 이야기보다
오늘 누구랑 웃었는지를 먼저 나눈다.
아이가 웃으면, 어른도 웃는다.
어른이 웃으면, 그 하루는
이미 괜찮은 날이 된다.
아무리 바다가 올라와도,
함께 사는 법을 잊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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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는 수면 위로 고작 2m.
그러나 그 땅을 딛고 서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보다 훨씬 깊고 단단하다.

때때로 걱정은 바깥 사람들이 먼저 꺼낸다.
킹타이드에 휩쓸린 마당,
점점 좁아지는 석호,
아이들의 놀이터가 사라질 거라는 두려움.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그것조차 ‘지금은 아직 괜찮다’ 며
함께 밥을 먹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어쩌면 그건 태평함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충분히 살아내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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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난민이라는 단어보다 먼저,
이 섬엔 환한 아이들의 웃음이 있다.
인터넷 강의도, 스마트폰도 없지만
자연이 그대로 놀이터가 되고,
파도는 매일 다르게 자장가를 들려준다.

이 아름다움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되
묻는 질문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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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는 바닷물 아래로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은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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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는 뜻을 가진
공항 코드 ‘FUN’ 처럼
그들에겐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웃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진심이,
어떤 경고보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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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사라진 섬 저녁의 하늘은
붉은색, 주황색, 보랏빛이
겹겹이 물들었다.
작가는 그 하늘을 보며
내일은 다시 안 뜰 태양처럼
타오른다고 말했다.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그 하늘의 색감이다.
지금은 없을지도 모를,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던 어떤 순간의 풍경.
 
 
 
📍
창밖으로 스치는 바람 소리가
괜히 다르게 들렸다.
어쩌면 평소와 똑같은 오후인데,
괜히 숨을 고르게 된다.

투발루의 바다를 떠올리면,
마음속 풍경이 달라진다.
거창한 변화는 아니지만,
작은 움직임 하나쯤은 시작된 듯한 기분.

천천히, 조금은 느슨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그 섬이 그렇게 말해준 것만 같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던 오후,

어디선가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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