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록 / 언행록 / 성학십도 동서문화사 월드북 29
이황 지음, 고산 고정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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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 :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자신의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교훈

 

닭이 울어 잠이 깨면, 이런저런 생각이 차차 일어난다. 어찌 그동안 고요하게 마음을 정돈하지 않으리오. 때로는 과거의 허물을 반성하며, 때로는 새로 깨달은 것을 생각해 내어, 차례로 조리를 세우며 분명하게 이해하여 두라.

    

근본이 서면 새벽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빗질하고 의관을 단정히 하고 안색을 가다듬고 나서, 이 마음 이끌기를 마치 돋아 오르는 해와 같이 밝게 하라. 엄숙하고 가지런하며, 마음을 허명정일(虛明靜一 : 마음을 텅 빈 듯하면서도 밝고 고요하게 한결같이 하는 것)하게 가질 것이다.

    

이때 책을 펴서 성현들을 대하면, 공자께서 자리에 계시고, 안자와 증자가 앞뒤에 계실 것이다. 성현의 말씀은 친절히 경청하고, 제자들의 물음은 반복하여 참고하고 바로잡아라. 일이 생겨 곧 응하게 되면, 곧 가르침을 실천으로 시험해 보아라.

   

천리(天理)는 밝은 것, 언제나 눈을 여기에 두어라. 일에 응하고 나면, 곧 나는 예전의 나대로 되어야 한다. 마음(方寸)을 고요하게 하여 정신을 모으고 잡념을 버려라. ()()이 순환할 때에 오직 마음만이 이것을 볼 것이니, 고요할 때는 보존하고 움직일 때는 살펴서, 마음을 두 갈래 세 갈래로 나누지 마라. 글을 읽다가 여가를 틈타서 간간이 쉬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성정을 길러라.

   

날이 저물고 권태로워지면, 어두운 기운이 쉽게 타고 들어온다. 재계하고 정제하여 정신을 명랑하게 하여라. 밤이 깊어 잠들 때에는, 손을 가지런히 하고 발을 모으라. 잡생각을 하지 말고 심신이 자리 잡고 머무르게 하라. 야기(夜氣 : 낮 동안 잃었던 양심이 밤사이에 소생됨을 말함.)로써 길러 나가라. ()하면 원()에 돌아오니, 이것을 마음에 새기고, 여기에 마음을 두어 밤낮으로 쉬지 않고 부지런히 힘쓰라.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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