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노자 1 :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ㅣ 노자, 도덕경 시리즈 1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3년 10월

노자 도덕경은 제자백가서 중 분량이 가장 짧으면서도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어떤 이는 ‘노자 도덕경’을 신비술이나 양생술로 풀어내는 사람도 있고, 허무주의나 염세주의로 보는 이도 있으며, 민초들의 지배층에 대한 저항정신을 담은 작품, 혹은 도교사상의 시원으로 읽기도 한다.

2500여 년 전 5000자에 함축된, 노자가 진실로 말하고 싶었던 깊은 뜻을, 진실에 가깝게 복원해 내기란 쉽지 않다. 또한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노자 도덕경은 노자 사후 후대에 기록되었기 때문에 노자의 진의(眞意)가 왜곡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시중에는 저마다 자신이 노자를 제대로 해석했다고 자부하는 가짜 ‘노자 도덕경’이 난무한다. 독자로선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을 쓴 역자는 노자의 심오한 사상을 동서양 철학을 대비시켜 보편타당하게 풀어내고 있다. 노자의 핵심인 무위란 곧 도를 말하는데, ‘도(道)’는 천지창조가 되기 이전에 이미 우주에 존재했다. 도(道)란 ‘스스로 그러함(自然)’을 본받는데, 여기서 자연은 우리 눈앞의 산천초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인위나 조작도 섞이지 않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말한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방대한 철학적 스케일과 깊은 사유로 노자 도덕경의 위대함을 설파하고, 난해한 노자의 문장을 아주 명쾌하게 풀어서 알려준다. 또한 작금의 현실을 꼬집는 촌철살인의 위트는 인위(人爲)로 가득 찬 현대문명의 위선을 꾸짖은 노자의 일갈(一喝)을 떠올리게 한다. 역설적인 문장 속에 담긴 노자 도덕경의 진수를 천천히 음미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