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동양고전 슬기바다 4
주희 지음, 윤호창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42. 처가의 힘에 의지하지 마라.

대체로 혼인을 논의할 때는 우선 사위될 사람, 또는 며느리 될 사람의 성품이나 행실 그리고 그 집안의 법도가 어떠한가를 살펴야 한다. 다만 그 집안의 재산이나 신분을 부러워해서는 안 된다. 사위될 사람이 진실로 어질다면 지금은 빈천해도 앞으로 부귀하게 될 것이다. 사위될 사람이 진실로 어리석다면 지금은 부유하고 권세가 있다고 해도 앞으로 비천하게 될 것이다.

 

며느리는 집안의 성쇠를 결정짓는 사람이다. 다만 한 때의 부귀를 흠모해 장가간다면 며느리는 친정 집안의 부귀를 믿고서 남편을 가볍게 여기고 시부모에게 오만하게 굴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교만한 마음과 질투하는 마음이 날로 커진다면 훗날 걱정거리가 어찌 끝이 있겠는가? 가령 아내의 재산으로 부자가 되고, 아내의 권세로 높은 관직에 오른다고 해도 대장부다운 의지와 기개를 가진 사람이라면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온공서의> p.187.

 

 

48. 아내는 화목한 가정의 바탕

유개 중도(송나라 사상가)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돌아가신 선친께서는 집안을 효성스럽고 또 엄격하게 다스렸다.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에 자제들과 며느리들은 마루 아래에서 절하고 나서 손을 올리고 얼굴은 숙여 선친의 훈계를 들었다. 선친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집안 형제들 가운데 의롭지 않은 이가 없지만, 모두 장가들어 아내가 집안에 들어오게 되면 다른 성들이 서로 모여 잘하고 못하는 것들을 다투게 된다. 서로 비방하는 말들이 물이 스며들 듯 날마다 귀에 들리게 되며, 자기의 처와 자식을 편애하며 재물을 사사로운 목적으로 모으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형제간의 정이 어그러지게 되며, 마침내 재산을 나누어 따로 살며 원수처럼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 이것들은 모두 너희 부인들이 만드는 것이다. 남자들 중에 뜻이 강해 몇 사람이나 부인의 말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이런 경우를 본 적이 많다. 너희들이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자제와 며느리들이 물러나와서는 두렵고 조심스러워 감히 불효하는 일은 한 마디도 입밖에 내지 못했다. 우리 집안은 지금까지 선친의 말씀에 힘입어 집안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다." <유중도찬숙모목부인묘지> p.191.

 

 

59. 도박과 유희는 시간낭비

도간이 광주자사로 있으면서 고을에 일이 없을 때 아침에 벽돌 백장을 집 밖으로 옮기고 저녁에 다시 이것을 집 안으로 옮겼다.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묻자 그가 말했다. “나는 지금 중원을 회복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편안안 채로 시간을 보내면 마음이 해이해져 그 일을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이와 같이 자신의 뜻을 가다듬고 부지런히 힘을 쏟았다.

후에 그는 형주자사가 되었다. 도간은 성품이 총명하고 명민해 관리로서의 직무에 충실했으며 태도가 공손하면서 예에 일치하고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기를 좋아했다. 온종일 무릎을 모으고 단정히 앉아 변방의 일을 천만 가지나 처리하면서도 소홀히 하는 일이 없었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온 모든 편지와 글에 대해 직접 답장을 썼지만 붓과 글이 물 흐르는 듯 막히는 적이 없었으며 관계가 먼 사람들도 모두 직접 만났지만 문 앞에 머물러 있는 손님이 없었다.

 

그는 항상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위대한 우임금은 성인이었는데도 일초의 시간을 아까워했다. 보통 사람들도 마땅히 일분 일초의 시간을 아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편안히 놀면서 술 취한 채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 있겠는가. 살아서는 당대에 보탬을 주지 못하고, 죽어서 후세에 알려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여러 보좌관들 중에 잡담을 하거나 놀면서 일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술잔과 도박기구, 바둑이나 장기 등을 모두 가져다가 강에 던져 버리도록 했다. <후한서, 도간열전> p.267~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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