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2 : 문 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 노자, 도덕경 시리즈 2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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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명성과 몸, 어느 것이 더 귀한가

몸과 재물, 어느 것이 더 중한가

득과 실, 어느 것이 더 근심스러운가.

 

고로, 심히 애착하면 반드시 큰 손실이 따르고

지나치게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나니,

그래야 오래 갈 수 있다.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

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부·명예·생명

 

인생을 살면서 부와 명예가 좀 따라주면 좋겠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 할 것은 없다. 그런 것에 과도하게 집착을 보이다가는 오히려 인생이 망가진다. 아무 탈 없이 잘살다가 갑자기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을 보면 그 배후에는 반드시 과욕(過慾)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과욕이 어떤 사람에게는 ‘재물’의 추구로 나타나고 어떤 사람에게는 ‘명예’의 추구로 나타난다. 남자 나이 40이 넘어 누군가 갑자기 쿵 소리를 내고 무너졌다면, 그 사람은 필시 일확천금을 꿈꾸다가 그리 되었거나 아니면 허황된 명성을 좇다가 그리 되었거나 둘 중의 하나다.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번쩍이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욕구를 충족시켜 줄 무엇이 반드시 필요한 법인데, 그 무엇의 이름이 바로 부와 명예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그 재물이 막대하면 막대할수록, 그 명예가 크면 클수록 우리의 판단력은 마비가 되고 우리는 남들이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고 환하게 타오르는 불빛을 향해 불나비처럼 맹렬히 돌진한다. 그리고 그 불속에서 온몸을 태우고 추락한다. 이 상황에서 노자는 지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명성과 몸, 어느 것이 더 귀한가

몸과 재물, 어느 것이 더 중한가

득과 실, 어느 것이 더 근심스러운가.

 

명성과 재물과 내 몸 중에 당연히 내 몸이 더 중하지 않겠는가. 억만금을 얻고도 내 목숨을 잃으면 무엇에 쓰겠는가. 재물과 명예에 눈이 어두워 제 몸을 망치는 인사들은 동서고금에 다 있었던 모양이다. 예수도 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 하리오.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 <마태복음 16:26>

 

장자(莊子)는 이것을 좀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한다.

소인은 이익을 위해 제 몸을 바치고

선비는 명예를 위해 제 몸을 바치고

대부는 가문을 위해 제 몸을 바치고

성인은 천하를 위해 제 몸을 바친다.

이 여러 사람들은 하는 일도 다르고 명칭도 다르지만, 그 본성을 해치고 자기 몸을 희생시킨다는

점에서는 똑같은 것이다.

 

멈출 줄 아는 공부, 내려놓을 줄 아는 공부, 이것이 노자가 가르치는 공부다.

 

"고로, 심히 애착하면 반드시 큰 손실이 따르고,

지나치게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나니 

그래야 오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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