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AI 시대를 산다면 - 2500년을 초월하는 논어 속 빛나는 가르침
김준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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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르침은 AI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인간의 삶을 보다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AI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그런데 그 가르침은 지금까지 저와 함께 보셨다시피, 절대로 거창하지 않습니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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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공자를 들여다볼까, 단순 성인이라서? 익숙한 위인이라서? 거의 2500년 전의 인간을 꺼내온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공자는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격변과 혁명의 시대를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의 권력 다툼에 고통스러워했고 부유층을 위해 도구처럼 소모된 평범한 자들의 지옥 속에서 그는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물으며 사람의 가치를 회복하려 했다. 


우리도 AI가 이끄는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 심지어 인간이 많은 곳에서 배제되기 시작하면서 인간 자체가 무용해질 수 있다는 공포도 성큼 다가왔다. 이미 많은 곳에서 AI는 인간을 대체하고 있고. 인간의 절대적인 방어선이라 여겨졌던 창작의 영역인 예술 분야까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제는 '굳이' 인간이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이때 사람들은 물어야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종을 넘어 '인간'이라는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이 책은 AI와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AI가 얼마나 발전하든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을 공자라는 인물을 통해 다시금 아로새긴다. 인간은 그저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인간인가. 작가는 사람이란 무엇이며 사람다움이란 어떤 것인지 그 본질을 언급한다. 그리하여 AI의 파도에 무기력하게 휩쓸리지 않을 수 있도록.


타인의 고통을 내 일처럼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인간의 '측은지심'. 우리는 이 마음 하나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손을 뻗어 서로 돕고 도우며 살아간다. 이게 GPT가 꼽은 인간의 약점이다. 도덕과 신념 때문에 이익을 희생하는 비효율적인 면 (기계가 몰 알아). 효율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AI는 전쟁터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으며 심지어 아군조차 공격이 가능하다. 

자신을 돌이켜 반성하는 능력 역시 AI로는 구현이 불가하다. 스스로 자기 마음을 검토하고 원인을 찾아 성찰하며 한 단계 나아가는 능력. 그리고 내가 가능한 부분에서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도 도전하고 도전하여 가능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부분. 도달점이 보이지 않더라도, 원하는 과실을 얻지 못할 확률이 크다해도 몇 번이고 도전하는 마음은 인간만이 가능하다. 



하나씩 세워져 가는 인간다움의 기준들과 인간으로 살고자 한다면 잊으면 안 되는 자세는 <논어>의 가르침을 통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시대에 다시 읽는 공자의 말들은 빠르게 도래하는 AI 시대에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곧게 세워 스스로를 잃지 않도록 마음의 중심을 세울 수 있게 돕는다. 

사실 AI를 떠나 진실보다 거짓, 인연보다 자본, 감정보다 이득이 중요하여 심지어는 위악을 강조하는 세태에 한 번쯤 다시 생각해야 할 자세가 아닌가. 공자가 마주했던 질문의 본질은 시대를 관통하여 현재와 연결된다. 그렇게 나온 텍스트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되새겨야 할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어 여전히 적용되는 시대적 감수성을 지닌 길잡이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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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인간예찬 책임. 이런 점 때문에 인간은 사랑스럽고 인류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해서 이 모든 고민과 과제를 당장 해결할 순 없겠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다 사람다워질 수 있고 마음의 힘을 키움으로써 인생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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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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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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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장은 시간의 미로였다. 과거를 품은 물건들이 곳곳에 쌓여 현재를 잊게 만드는 골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걷다 보면 시대를 뛰어넘은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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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 문을 여는 골동품점.

주변에서 '귀신 들린 가게' 라고 불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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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유진 작가 하면 자꾸 호랑이가 생각난다. '범'이라는 작가의 성에서 출발하지만 작품을 읽어도 그 이미지는 깨지지 않고 유지된다. 수풀 속에 눈을 번뜩이며 숨어있다 필요한 위치에 적확하게 송곳니를 박는 호랑이처럼 작가는 사회를 향한 메시지에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꽂아 넣는다. 환상 같은 소재에 현실 사회의 모순을 얹어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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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점에 놓인 골동품 중 판매 금지 품목은 이 성냥처럼 사연이 깃든 것들입니다. 그것들은 자신과 비슷한 한이 응축된 사람을 끌어들여 가게를 벗어나려 하지요. 그렇게 멋대로 돌아다니면서 계속 사고를 일으킵니다. 그것도 한을 해소하는 방법이 됩니다만… 그래서야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게 되니 가게 안에서 한을 정화하는 겁니다. / p.57



콜센터 노동자와 인간을 부품처럼 갈아 넣는 근무 환경, 아내 살아생전에는 가정폭력범이면서 그에 기생해 살아가다 죽고 난 이후에는 아내를 대체해 자신을 돌볼 아이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는 (ㅆ...)할배, 유튜브 인기에 눈이 멀어 해서는 안 되는 행동까지 하는 청년들...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호랑골동품점'의 저주 받은 물건을 만나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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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에서는 한(恨)이 깃든 물건을 판다. 무작위로 살을 뻗는 원(怨)이 아니라 한. 분명한 인과가 있고, 작동하는 원인이 있으며 공포보다는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인연은 분명 사람의 것이다. 연유를 들여다본 이후에 우리는 그 기이한 물건을 '흉한 것'으로 단정지어 분리할 수 없게 된다. 살아있는 것이든 죽은 것이든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물건에 깃든 슬픔과 죽음을 비극의 자리에서 끌어 올린다. 다정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면서 열리는 호랑점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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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점은 호랑점의 점장인 이유요의 이야기가 많이 안 풀렸다는 부분. '호미(虎眉)'라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우며 그 신비로움과 능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딱히 그런 부분이 돋보이지는 않아 아쉬웠다. 워낙에 매력적인 설정이라 뭔가를 보여주겠거니 기대한 것도 있었고. 하긴 근데 이게 더 두꺼운 장편이었으면 모를까 하고싶은 이야기가 그런 능력 부분이 아니니 어쩔 수 없는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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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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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김천이라는 지역은 잘 몰라도 김밥천국은 잘 안다. 결국 수많은 김천 특산물을 제치고 김천에서 김밥축제를 열었을 정도로. 살면서 김밥천국 한 번 안 가본 사람이 있을까. 방문한 이유와 추억은 다양하겠지만 어찌 되었든 김밥천국은 대다수 한국인의 추억 한 부분에 확실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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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집은 각각의 음식을 테마로 잡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별한 서사나 독특한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배경과도 같아서 눈치채려 하지 않으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그런 사람들. 괴로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소설 주인공 같은 사람들보다는 좌절하고 힘에 겨워하는 그런 인물들이 고단함을 달랠 작은 위로를 찾아 김밥천국의 문을 연다. 김밥, 떡볶이, 돈가스와 콩국수 등 열 가지 음식을 주제로 단편들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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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밥천국 자체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 수많은 장소들이 나오는 힐링소설처럼 어떠한 삶의 힌트나 위로를 제시하지 않고 묵묵히 손님이 주문한 따뜻한 밥만 내어준다. 밥을 먹고 나온다고 해서 현실은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시간을 통해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상황을 재조립해보기도 한다. 허겁지겁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닌 남이 차려준 나를 위한 한 상과 차분하게 자신을 위한 자리를 주는 것. 고작 그 정도로도 사람들은 다시 일어나 걸어볼 수 있다. 




작가는 개인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장소로서 김밥천국을 사용하고 있다. 어디에나 있는 김밥천국과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켜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독자를 위로한다. 어렵지 않은 서사와 복잡하지는 않은 사안들,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마주하고 앞으로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그런 어려움들을 끄집어 내어 잠깐 숨 고르고 가라며 밥 한 끼를 권한다. 복잡다난한 현실만큼 위로도 피로할 정도로 많은 시기에 적절한 정도의 담백함이 돋보인다. 어둡고 지친 마음에 한숨 돌리라며 희미한 주황색 빛이 켜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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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에게 중요한 것은 역시 밥심이다.


++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시선은 역시 언제나의 전혜진 작가의 작품과 같다. 변하지 않는 통쾌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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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신혜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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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는 맞거나 틀린 것, 좋고 나쁜 것, 기쁘고 슬픈 것이 없을 거라고 나는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생물의 생존방식을 경쟁이라는 단어로 요약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경쟁이나 공생도 자연을 설명하기엔 단편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는 조화, 연결, 순환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자연의 모든 건 조화롭게 연결되어 순환한다. / p.97


흔히 자연 속에서 인간은 삶의 지혜를 얻는다고 한다. 마음이 심란할 때 자연을 찾고 산을 향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그런 연유에서일 것이다. 광활한 자연을 눈 앞에 둘 때 인간의 고민은 얼마나 하찮아지는가. 이때 거대한 풍경이나 키가 큰 나무들 사이에 둘러싸여 자연에 압도당하는 느낌보다도 내가 밟고 있는 풀 하나하나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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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인 저자는 쉽게 사람들의 시선을 가져가는 거대한 유채꽃밭 만큼이나 그 밑에 밟힌 냉이와 꽃다지 하나하나에도 마음을 쓴다. 어린 시절에 운동장 구석에 쪼그려 앉아 개미들이 갖고 가는 풀 한조각을 구경하듯, 신기한 꽃 한 송이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듯 눈을 반짝이며 풀 한포기에 집중한다. 반짝거리는 빛이 스며든 아이같은 시선이 인상적이면서도 그리운 감정이라 문득문득 기억 저편의 풍경들이 떠올랐다. 에세이를 읽는 재미란 이런 거지, 낯선 타인의 삶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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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외에도 보이지 않는 미세한 것들과 식물 내부의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은 퍽 인상적이다. 오감 전체를 사용하여 오롯이 하나에 집중하고, 그 이면의 진실을 탐구하는 것. 비 냄새에서 토양 속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떠올리고 식물 자체에 집중한 시선은 그 식물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그렇게 연결되고 공존하는 자연과 떨어지는 꽃잎을 아쉬워하지 않고 재회를 확신하며 기다리는 순환과 인내를 배운다. 하나의 존재를 그렇게 바라보는 일에서, 편견에 앞서 이해하려 노력하던 순간들 속에서 사람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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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랑도 있는 것이다. 식물을 들여다보듯 조용히 시간을 쏟아 바라보고 관찰하는 일, 그렇게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천천히 마음을 사랑으로 물들여가는 일. 그제서야 이것이 사랑이었음을 확신하고 모습을 그려내는 식물학자 특유의 사려깊은 다정이 비에 젖은 풀냄새를 데리고 곁에 머물었다.



+ 그러고보니 나는 살구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살구맛 그 어떤 것도. 살구 무슨 맛이지?


++ 나무는 천천히 자라는 것처럼 천천히 죽는다고, 나무는 절대 쉽게 죽지 않는다는 말이 책을 덮어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불과 얼마전까지 화마가 휩쓸고 간 산들의 나무가 생각났고 계엄이라는 크나큰 충격을 딛고 다시 서야하는 한국이 떠올랐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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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국정 노트 - DJ 친필 메모로 읽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박찬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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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사태 이후 그 어느때보다 대통령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대통령이란 무엇일까, 어떤 자가 올라야 하는가, 진보인가 보수인가. 윤석열은 파면되었고 한국은 위기 상황에 직면해있으며 우리는 이제 그 이후를 그려야 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본 이 몇 개월간 대통령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김대중에게로 다시 초점을 맞춘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임 5년간 거의 매일 국정 노트를 썼다. 각종 업무와 한국의 발전을 위한 열망으로 써내려간 노트는 무려 27권이나 되고, 그 친필 메모는 22년 만에 처음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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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기했던 점은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한국은 일본 문화에 잠식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한 점이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문화가 한국보다 앞서나갔던 그 시절, 문화를 개방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취약하리라는 많은 이들의 우려와는 반대로 한국은 나름의 방향으로 흡수하고 더욱 부강하게 발전하리란 자신감은 그대로 들어맞았고 현재 K 문화는 세계가 주목하는 위치까지 올라와있다. 그런 자신감이 있었음에도 스크린 쿼터제를 철폐하지 않았던 선구안도 놀랍다. 일본 문화와는 달리 할리우드 영화가 우리 영화 시장을 지배하는 일방적인 관계로 끝날 것으로 보고 지켜낸 스크린 쿼터가 요즘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 진출을 이끌어냈다. 같은 문화라도 음악이나 드라마와 영화를 달리 구별하여 진보적으로 개방할 때는 개방하고, 국익을 위해 닫을 때는 닫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진보·보수의 진영논리를 떠나 실용적으로 국가를 위해 고민했던 결과이며 그 고민이 그의 메모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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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그가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분투한 흔적과 국민을 향한 철학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와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그 위치에서도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하고 스스로가 아닌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던 모습이 이상하게도 마음에 오래 남아 종이를 가볍게 넘기지 못하고 그의 고민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솔직히 책 표지를 보고 읽기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소탈한 일화나 치밀하게 계산한 미래가 들어맞아간 것을 보며 놀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그 뒤로 발전은 커녕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후퇴하고 말았으니 다시 가야할 먼 길에 어째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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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년 전에 쓰여진 고민들과 방안들은 낡지 않고 여전히 빛을 머금고 있다. 시간을 넘어 위기 상황을 달리고 있는 현재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줄 지침서이면서, 뒤처진 한국이 다시 앞으로 한 번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어느 때보다도 이런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정치인들의 책장에 한 권씩 놓아주고 싶었다.



+



감탄밖에 안나오는 첫 장. 진짜 쉽지 않다... 




++ 김종필이 제시한 박정희 기념관의 건립을 허락했다는 게 놀랍다. 대화도 한 번 안해본 인간이 나를 죽이려고까지 했는데 그게 되나. 김대중 대통령이 건넨 화해의 제스처를 과연 박정희와 아직도 망령처럼 살아있는 그 추종자들이 잡을지 궁금하다. 그런 의미 생각도 안할 거고, 화해하자고 해도 안 할거 같긴 함. 노트 쓴 사람은 너무 대인배인데 읽는 나는 너무 소인배처럼 옹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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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도 언론이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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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솔직히 읽기 전에 김대중 대통령하면 햇볕 정책이나 노벨 평화상 같은 업적보다 마이클 잭슨 친구가 강렬하게 떠올랐다. DJ 친구 마이클이요... 여전히 놀라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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