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찌책방은 다 계획이 있지 - 책과 사람을 엮는 다정한 책방의 기록
조예은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6월
평점 :

2019년 봄, 주택가 골목에 있는 상가주택 1층에 10평짜리 공간을 계약했다.
/ 첫 문장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자기만의 서재나 모두에게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인 책방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책이 가득한 공간이 주는 분명한 아늑함이나 경이로움 같은게 있으니 말이다. 특히 책 냄새와 함께 커피향이 난다면 금상첨화. 하지만 낭만은 낭만이고 현실은 현실이라, 부동산으로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 책을 가득가득 쌓아두고 산다거나 무턱대고 책방을 열어버린다는 것은 불가능과 난이도가 가장 높은 모험에 가까운 일이다. 심지어 본업을 관두고 그 힘들었던 코로나 시대에 도전을 한다? 어지간한 결심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나. 이 책은 그 모험에 뛰어든 가족의 그간의 기록이자 사업일지이다.
문장을 수집하고, 손님들에게 정성껏 만든 책갈피를 선물하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책 이야기를 나누는 곳. 그런 공간은 단지 존재하기에 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물밑에서 작가를 알아보고 모임을 기획하고 서점의 굿즈를 만드는 등 책방지기의 바지런한 수고로움이 선행되어야 그 책방만의 특징적인 아늑함이 완성되며 또 오고 싶은 공간이 된다.
작은 책방의 부지런한 일상, 책과 사람에게 마음을 쏟아야만 가능한 에피소드들만을 말하면 이게 마냥 로맨틱할 거 같지만, 실제로는 낭만보다 생계가 걸린 현실과 고민이 가득한 지극히 인간적인 책이었다. 책방 창업을 준비한다면 물론 한 번쯤 읽어볼만 하고, 그게 아닌 입장에서도 책 생태계와 책방지기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 읽는 내내 가보고 싶었는데 대전이래서 강제로 마음 접힘. 하긴...서울은 땅값이 너무 비싸죠...
++추천사가 진짜 사기임. 심장 파괴력 미쳤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