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초조함과 애정의 목마름, 원한의 욕념을 품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마른 땔나무 한 무더기가 불붙고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잠시 힘겨워졌다. 거대한 불길에 사방이 온통 짙은 연기로 뒤덮인것 같았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불꽃이 명멸하면서 짙은 연기가 하늘을 덮을 기세로 피어올랐다. 그때 류롄이 상황에가장 잘 어울리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정말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군. 잘했어. 아주 잘했어." - P119
어쩌면 인간의 감정세계에서황당함은 모든 일의 귀착점인지도 모른다. 황당한 결말이있어야만 과정의 가치를 경험적으로 실증해낼 수 있다. 결말이 황당하지 않으면 그 핍진한 과정들은 아무리 그럴듯하다고 해도 결국에는 유희 같은 허상과 무의미를 드러낼수 있기 때문이다. - P118
인생이 원래 유희인지 아니면 유희가 인생을 대신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유희와 인생이 서로 구별할 수 없이 한데 뒤섞여 하나로 합쳐진 것인지도 모른다. 사회가부여해준 배역이 인간인지 아니면 사회가 인간의 무대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사회가 바로 무대이기 때문에 인간은 필연적으로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른다. - P153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절망, 고통들이가득 차 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이 세상의 모든 부정과 불의에 대한 지상의 영약으로 신이 내려준 것이 고뇌이며, 모든 예술은 이를 기초로 존재한다는 보들레르C. Baudelaire의 명제를 가장 실천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있다. 소설가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허구를 통해 역사가들이 꿈꾸는 진실에 도달하고, 노련하여 문제를 발견하는 데탁월한 독자들은 소설을 통해 역사의 진상을 유추한다고한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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