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초조함과 애정의 목마름, 원한의 욕념을 품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마른 땔나무 한 무더기가 불붙고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잠시 힘겨워졌다. 거대한 불길에 사방이 온통 짙은 연기로 뒤덮인것 같았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불꽃이 명멸하면서 짙은 연기가 하늘을 덮을 기세로 피어올랐다. 그때 류롄이 상황에가장 잘 어울리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정말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군. 잘했어. 아주 잘했어."
- P119

 어쩌면 인간의 감정세계에서황당함은 모든 일의 귀착점인지도 모른다. 황당한 결말이있어야만 과정의 가치를 경험적으로 실증해낼 수 있다. 결말이 황당하지 않으면 그 핍진한 과정들은 아무리 그럴듯하다고 해도 결국에는 유희 같은 허상과 무의미를 드러낼수 있기 때문이다.
- P118

인생이 원래 유희인지 아니면 유희가 인생을 대신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유희와 인생이 서로 구별할 수 없이 한데 뒤섞여 하나로 합쳐진 것인지도 모른다. 사회가부여해준 배역이 인간인지 아니면 사회가 인간의 무대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사회가 바로 무대이기 때문에 인간은 필연적으로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른다.
- P153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절망, 고통들이가득 차 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이 세상의 모든 부정과 불의에 대한 지상의 영약으로 신이 내려준 것이 고뇌이며,
모든 예술은 이를 기초로 존재한다는 보들레르C. Baudelaire의 명제를 가장 실천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있다. 소설가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허구를 통해 역사가들이 꿈꾸는 진실에 도달하고, 노련하여 문제를 발견하는 데탁월한 독자들은 소설을 통해 역사의 진상을 유추한다고한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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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24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은 오만년전에 읽고 얼마전에 영화를 봤거든요. 네이버 굿다운로드로요. 보다 말았는데 재미도 없고 연기도 너무 못하고 ㅠㅠ 그런 한편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젊은 여배우는 일단 누드로 시작해야 하는가 싶어서 마음이 복잡했어요. <인간중독>에서도 신인 여배우가 누드,섹스신 찍었던 거 생각나서요. ㅠㅠ

청아 2022-03-24 14:0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이 영화 보셨군요! 연우진 배우 좋아해서 저도 볼건데 여배우 연기가 별로라고해서 뜸들이고 있었어요ㅠㅠ

연기가 안돼도 누드 가능하면 일단 써주니까 여배우들도 얼굴 알리는 기회로 삼으려고 출연 결심을 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어찌보면 법조계와 대조적인 영화,예술계는 성차별적이고 성별화된 인식에선 법조계와 수준이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얼굴은 알려져도 오히려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져 연기폭을 넓히기 힘들기도하던데 안타까운 일입니다.ㅠㅠ

다락방 2022-03-24 14:1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누드라도 해야 일단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어버리는것 같아요. 사회가 그걸 요구하고 어쩔 수 없이 그걸 선택하고 이런 과정이 너무 싫어요. 미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벗었던 배우‘의 이미지가 쉽게 지워지질 않아 오히려 제약이 되기도 하는것 같고요. ㅠㅠ

청아 2022-03-24 14:20   좋아요 0 | URL
같이 출연하고 같이 벗었는데 여배우만 이용당하는듯한 현실이 답답해요. 이것도 성차별의 뚜렷한 근거인데 이미 평등하다고 우기는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당당할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