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마키아벨리,베버 이 사상가들이 저마다 생각하는 세계에 대한 관심의중심에 정치를 놓은 것은 단순히 그들의 개인적 가치관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이는 정치적 삶이 (예컨대 우리의 문화와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은 어떤) 중심에 놓였던 시기에 그들이 살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와 마키아벨리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니체의 표현을 따르면 이렇다.
그리스인들을 생각해 보라. (..…...) 역사에서 그토록 엄청나게 정치적 열정을 발산하고, 그런 정치적 본능을 따르기 위해다른 이해관계를 무조건 제물로 바친 두 번째 사례는 분명 찾아볼 수 없다. 기껏해야 비슷한 이유로 비교를 통해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남성들이 있을 뿐이다. - P50
고전 텍스트들이 살아남은 이유는 바로그것들이 특정 정치 조직체나 문화의 지배적 사상과 실천을 단순히 표상하는 차원 이상을 다뤄 냈기 때문이다. - P65
정치 이론의 전통에서 ‘위대한 저작‘은 부분적으로 당대에 통용된 어법, 인식, 가정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면서 자신의 위상을 얻었다.
급진주의자‘로 알려진 소크라테스 루소 · 니체 · 마르크스는 물론이고, 보통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아리스토텔레스 홉스 헤겔 같은 사상가들도 마찬가지다.
주목할 만한 정치 이론가는 정치적 이해와 자아 개념에 새롭고도전적인 차원을, 간혹 새로운 이론적 지위나 범주까지 더한다.
이들은 이론의 거대 구조물에 특별한 움직임과 성분을 넣고 사건이나 현상에서 출발해 자연, 질서, 정치적 삶의 요소들이 맺은관계를 좀 더 크게 멀리 보며 추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그 작업을성취한다. ⚡⚡⚡⚡⚡ - P65
권력 구조는 자신의 권력과 적법성을 지기기 위해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를 저지르고, 보편성의 이름으로 불평등을 행하며, 자유의 이름으로 착취를 거듭하면서 그 자신을 그려 내야 했는데, 헤겔은 이를 그려보인 이론가인 것이다. ⚡⚡⚡ - P68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이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려는 기획은 언제나 우리가 어디에서왔는지를 볼 때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략) 그런데 과거의 질서는 그 시대 사람들이 살던 방식 그대로가아니라. 그들을 계승한 사람들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통해 포착된다. - P69
<정치학> 첫 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의 구성 요소를분석적으로 고려할 때, 폴리스의 독특한 면이 드러날 수 있다고설명한다.
따라서 <정치학>을 읽는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개인에 대한 연구로 시작해서 관계에 대한 연구로 넘어가고,거기에서 점차 제도적 연합에 대한 연구로 나아가리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정확히 그렇게 작업을 진행한다.
다만 이때 중요한 것은 인구 집단의 아무 구성원이나 그 작업의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정치적 본성을 완성하기위해 폴리스가 존재하지만, 개인은 물론이고 남성도 모두가 이런 본성의 대상은 아니다.
비시민 한 명을 두고 그 분석을 시작한다면, 특히 투표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일 뿐인 ‘완전히 인간‘이 아닌 이들, 즉 남성 노예나 여성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리스토텔레스의 귀납적 분석법을 쓰면, 이런 시작은혼란의 수렁이나 파괴적일 만큼 혁명적인 결론을 가져오게 될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회적 ‘전체‘와 사회적 ‘부분‘의 관계를 정식화하며 이 궁지를 피해 나간다. ⚡⚡⚡⚡⚡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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