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엄마는 무슨 일이 벌어지면 그 일이 자기 인생에 어떻게스며드는지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게하려면 할 일이 꽤 많다. 결정을 내려야 하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려는 용기를 내야 하고, 기죽지 말아야 하고, 반격도 각오해야 한다.
ㅡ빨간모자 울음을 터뜨리다,베아테 테레자 하니케 - P138
어쩌면 아주 많은 사람이 어린 날의 상처를 안고, 그것이 자기잘못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는 표현하고 드러내고 주변에 좋은 친구가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바깥으로 드러내 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같이 울고 화내고 욕하면서 풀어낸덕분에 지금 건강한 생활을 해나간다. 이런 나와는 달리 자신의 상처를 안으로만 삼키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비밀로만 간직한 탓에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여전히 듣지 못한 채 자기 자신만을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건 정말이지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신은 더 반항할 수 없었고, 당신은 음탕하지 않고,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혹여 이걸 모르는 채로 여전히 세상의 잔인한 소식들에 울며 가슴을칠 사람이 있을까 봐 이 말을 해주기 위해 이 글을 썼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9정말 그렇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 P139
너와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에게 지금 당장 보호자가 필요한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면, 너 혹은 내가 그 일을 해결해야 할 거 아닌가. 네가 직장에서 업무에 열중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아이에 관한 일을 도맡아서 했기 때문이다. 만약 네가 아이를 맡았다면, 나는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러니까 어느 한쪽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대체로 ‘여자‘가 해왔기 때문에, 그래서직장 내에서 여자들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후려치기를 당하는거다. 아이에게 부모가 필요한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으레 엄마가 가는 게 아빠가 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아이랑 좀 더 친근하고아이를 좀 더 잘 알고 아이랑 오랜 시간을 보낸 게 엄마니까. 그러니좀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우리는 짐작하고, 또 그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아빠를 이렇게 만들면 될 게 아닌가. - P143
1993년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를 도입하여 남성들이 휴가를 낼 수밖에 없게 만든 나라가 바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에는 진작부터 인심 후한 유급 육아휴직 제도가 있었고 1977년부터는 아버지들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쓰는 아버지들은 고작 3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노르웨이 정부는 1993년 표준 유급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이 아빠여야만 수당의 상당 부분을 지급하도록법으로 정했다. - P145
이 제도는 부모기 초기에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 생계부양자라는 기존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노르웨이는재정적 혜택을 ‘안 쓰면 소멸하는 식으로 바꿔서 휴직을 하지않으면 재정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게 한 것이다. 그래서 최소 몇 주 동안은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은 충동과 실천하는 아버지 노릇이 대개의 경우처럼 충돌하기보다는 조화를 이루게 만들었다. 오늘날 노르웨이의 아버지들 90퍼센트가 육아휴직을 쓰고 있다. 그리고 육아는 물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10년 전 아버지들보다 하루 평균 1시간 더, 1970년 당시 아버지들보다는 하루평균 2시간 더 많다. 노르웨이의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선택권이 보장되고 장려책과 초보 부모일 때부터 육아에 참여할 기회만 주어지면, 남녀 모두 육아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노르웨이가 갖추고 있는 완벽한 보육시설도 도움이 되기는 했다. - P145
상황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유급 육아휴직을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육아 전문가가 될 기회를 동시에 주는 거라고 본다면? 우리 사회는 아버지들에게 육아에 젬병이 되도록 허용할 뿐만아니라 젬병일 거라고 기대한다. 젬병이 되라고 권장한다. 그래서 막상 젬병이 아닌 아버지를 보면 매번 놀란다. (257~259)ㅡ아내가뭄.애너벨 크랩 - P146
"나는 어느 지점을 이제 지나온 것 같아.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 아, 그녀는 이제 그녀로서 자리한다. 갇히고 억압받는 그녀가아니고, 온전히 그녀가 되었다.
ㅡ영화 ‘델마와 루이스‘에 관해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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