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턴은 솔직해, 모턴은삭제하지 않아. 토머스 모턴의 목소리가 헨리 밀러의 목소리로, 삭제되지 않은 채로, 다시 미국에 등장하려면 삼백 년은 기다려야 해. 플리머스와 메리마운트, 브래드퍼드와 모턴, 질서와 무질서의 충돌 삼백삼십여 년 뒤에 마침내 모턴의 미국이 탄생할거라는, 인종 혼합 등 모든 것이 탄생할 거라는 조짐이 식민지시대에 이미 있었던 거지. - P79
오직 섹스를 할 때만 인생에서 싫어하는 모든 것과 인생에서 패배했던 모든 것에 순간적으로나마 순수하게 복수할 수 있기 때문이야. 오직 그때에만 가장 깨끗하게 살아 있고가장 깨끗하게 자기 자신일 수 있기 때문이야. 부패한 건 섹스가아니야 - 섹스 아닌 나머지가 부패한 거야, 섹스는 단순히 마찰과 얕은 재미가 아니야. 섹스는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해. 축음을 잊지 마. 절대 그걸 잊지 마. 그래, 섹스도 그 힘에 한계가있어. 나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아주 잘 알아. 하지만 말해봐, 섹스보다 큰 힘이 어디 있어? - P88
나는 케니의 카라마조프 아버지이고, 케니는, 사랑의 성자는늘 제대로 행동해야 하는 그 인간은 나와 함께 있으면 자신이 부당한 일을 당했거나 존속살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느껴. 자신이 모든 카라마조프 형제들을 하나로 합친 존재이기라도 한것처럼, 나는 아이에게 그런 기반, 괴물 같은 힘이야. 부모는 자식들의 마음에서 전설적인 역할을 하는데 내게 주어진 전설이도스토옙스키적이었다는 것을 나는 멀리 70년대 후반, 케니가프린스턴 2학년생일 때 쓴 소논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관한 A학점짜리 소논문 사본을 우편으로 받아봤을 때부터 알고있었어. - P98
기억할지 모르지만 첫아이를 버리는 아버지는 자식들을 모두 무시하기 마련인데, 도스토옙스키는 "자식은 그의 방탕에 방해가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안 읽었어? 창피스러운 아버지의 방탕하고 사악한 면을 재미있게 그려낸 걸 보기 위해서라도 그 책은 꼭 읽어야 돼. - P98
"우리 나라 같은 나라에 살 때, 주요 문건이 거의 모두 해방에 관한 것이고 모두 개인적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나라에 살 때, 네 행동이 합법적인 한 네가 어떤 행동을 하든 기본적으로 무관심한 자유로운 체제에 살 때, 너에게닥치는 불행은 너 스스로 자초한 것이기 십상이야. 네가 나치 점령하의 유럽에 살거나 공산주의자가 지배하는 유럽에 살거나 마오쩌둥의 중국에 산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그런 곳에서는 그들이 네가 당할 불행을 만들어내니까. 한 걸음도 헛디디지 않아도 아침에 절대 눈을 뜨고 싶지 않은 상황이 찾아오니까. 하지만여기, 전체주의가 없는 곳에서는 너 같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불행을 만들어내기 마련이야. 더욱이 너는 똑똑하고 표현이 분명하고 잘생기고 교육을 잘 받았어 - 이런 나라에서 넌 잘살게되어 있어. 여기에 잠복하고 있는 유일한 압제자는 관습인데, 이또한 경시하면 안 돼, 아직 읽지 않았다면 토크빌을 읽어봐라. 토크빌은 낡지 않았어. 사람들이 똑같은 제를 통과해야 한다‘ 는 주제로 보자면 낡지 않았어. 요는 관습이라는 차꼬를 피하려면 네가 비트족이나 보헤미안이나 히피가 되는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야. - P103
케니와 내가 하는 건 오로지 서로를 질책하는 것뿐이야. 확립된 전통을 따르지는 않지만 말이야. 도스토옙스키의 책 바깥에서는 이야기가 전통적으로 정반대거든. 아버지가 관습적이고 속박하는 권위이고, 아들은 구제불능이고, 매질은 방향이 반대지. - P107
그후 아이는 취직을 했고 아주 행복하다는 그림엽서(모던미술관의 모딜리아니 누드였지)를 보냈어. 그러고는 소식이 없었어. 어느 날 밤 나는 새 맨해튼 전화번호부에서 아이의 이름과더불어 아이 아버지가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사준 것이 틀림없는아파트 주소를 찾아냈어. 하지만 다시 돌아가는 것은 나쁜 생각이라 연락은 하지 않았어. - P120
그 아이 자신을 모델로 했다고해도 좋을, 풍만하지만 약간 옆으로 기운 젖가슴의 누드, 눈을감고 원초적인 힘, 콘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원초적이면서도 우아한 그 힘 외에는 어떤 것으로도, 콘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자신을방어하지 않는 누드 내 기분 탓에 무덤을 연상할 수밖에 없었던벨벳 같은 검은 심연 위에서 불가해한 모습으로 자고 있는 황금피부의 누드, 여자는 물결치는 하나의 긴 선으로 그곳에 누워 기다리지. 죽음처럼 고요하게. - P121
이건 가장 순수한 형태의 병리적 현상이에요. 선배, 조지는 나를 불렀어. "이걸 비평가로서 보고,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세요. 선배는 미학적거리 두기라는 법칙을 어겼어요. 선배는 이 여자아이와 나눈 미적 경험을 감상적으로 만들고 있어요. ㅡ개인적인 것으로 만들고, 감상적으로 만들어서, 그걸 누리는 데 핵이 되는 분리의 감각을 잃어버린 거예요. - P122
나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부숴버린다고, 완전했다가 금이 가깨지는 거지요. 그 아이는 선배의 완전성 안으로 들어온 이물질이에요. 선배는 일 년 반 동안 그걸 통합하려 애쓴 거고, 하지만그걸 몰아내기 전에는 절대 완전해지지 못해요. 그걸 없애거나아니면 자기 왜곡을 통해 통합하거나 둘 중 하납니다. 그게 선배가 한 짓이고 선배를 미치게 만든 거예요." - P123
"애착은파멸을 초래하는 적이에요. 조지프 콘래드가 그랬어요. 유대를 맺는 자가 진다. - P124
실레 라면 그걸 그리기 위해 송곳니라도 내주었을 거야. 피카소라면 그걸 기타로 바꾸어놓았겠지. - P127
나는 이제 예순둘이 아니야 ㅡ일흔이야. 내가 이 나이에 그 불확실성의 광증을 견딜 수 있을까? 내가 감히 열광의 무아지경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그게 나의 장수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는 할까? - P149
콘수엘라에게서는 사디즘적인 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어. 종종 그런 수준의 완벽함에 따라다니는 무관심이라는 사디즘조차 없었어. 아이는 그런 잔인함을 드러내기에는너무 고지식했고 너무너무 착했어. 아이가 아주 잘 자라 자신의타고난 재능의 아마존족 같은 힘을 한껏 활용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나를 어떤 조롱거리로 만들었을지 상상해봐. 그 아이가 아마존적인 의식까지 갖추고 마키아벨리처럼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파악했을 경우를 상상해보란 말이야. 다행히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아이는 끝까지 생각을 해보는 훈련을 받지 않았고, 우리 둘 사이에 그 모든 일을 만들어놓고도결코 일어난 일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어. 이해했다면, 거기서 더나아가 불 위에 올라선 남성을 괴롭히는 취향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나 자신의 백경白鯨에 완전히 난파해 가망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을 거야. - P151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아이가 나에게 한 이야기는 이거야. 놀랍게도, 이게 아이가 가장 괴롭다고 한 거야. "저는 늘 부모님한테 영어로 대답했어요. 오, 맙소사. 스페인어로 대답을 더 많이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누구한테?" "아버지요. 제가 파피라고 부르면 아주 좋아하셨어요. 하지만 어렸을 때 이후로는 한번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어요. 그냥 영어식으로 불렀어요. 그래야만 했어요. 미국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저는 그분들의 그 모든 슬픔을 원치 않았어요."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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