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MBC 4500억짜리 신사옥으로 결정된거구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sisahunter&logNo=130093295914








권태선 

미국 대선 때 가짜 뉴스 및 극우언론이 창궐했고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까. 그것에 대해 알아보려고 제가 지난 4월 미국에 가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어요. 그중 한분은 가짜 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연대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소속이었어요. 그분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데는 주류언론이 일반 시민들과의 연결점을 잃어버린 탓도 있다는 지적을 하시더라고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CNN 등의 매체들은 대중이 자질도 능력도 형편없이 떨어지는 트럼프를 선택할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지요. 그 전문가는 주류언론에서 일하는 언론인들이 대부분 엘리트층이었기 때문에 러스트벨트(Rust Belt) 주민들의 실상과 그들의 분노의 깊이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게 진보언론이 ‘가르치려고 든다는 측면과 일맥상통하는 것 아닌가 해요. 또 다루는 주제나 글쓰기 방식도 일반 시민의 공감을 얻기에 부족한 부분도 있고요 - P90

언론계의 성차별

권태선 입사 때부터 그랬습니다. 저는 한국일보사 35기로 입사했는데, 성적도 꽤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일보‘가아니라 ‘코리아타임스‘로 배치됐어요. 그것부터 차별이라고 느꼈지요. 그리고 우리 때는 여자는 문화부 · 외신부·생활부에 보내고,
경찰서 출입도 못했어요. 

1988년 한겨레신문사에 와서는 민족국제부로 배치됐고, 정기적으로 밤샘 야근을 해야 했어요. 그때 아이가 둘이었는데, 국장님께서 "야야, 애 엄마가 야근을 해서 어쩌노"
그러시더라고요. 나름대로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었는데도.
- P91

부장급 가운데 여자가 한명 있거나 두명 있거나 하는상황이 대부분이니까 편집회의에서 기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무의식적으로 성차별 인식을 드러내는 경우도 없지 않았어요. 제가 유일한 여성 부장일 때 "나의 발언권은 50퍼센트다"라고 주장했어요. 편집위원회의 남성 구성원 발언권 전체와 내 발언권은 동급이라고요. 그런 것들을 시정하는 역할을 했죠.
- P93

박성제 

요즘은 여성 편집국장도 많이 나오고, 여성 시경캡(경찰서 출입기자들을 관리·감독하는 중견 기자)도 나왔죠. 이렇게 우수한 여성 기자들이 일단 요직에 진출하는 선례는 만들어졌지만, 한편으로는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방송의 경우 여성 기자를 뽑을 때 외모를 많이 봐요. 

젊은 사회부 여성 기자들이 스타가 되어 활약하고 언론계에서 여성 언론인들의 역할이 커진 건 분명한데, 상품화한다‘ ‘눈요기로 쓰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
사실 여기자‘ 라는 말 자체가 문제가 있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 P93

여사라는 말이 존칭이 아니라기보다,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는 표현이라는 것 때문에오랫동안 신문 등에서 여성 인물을 설명할 때, ‘권태선(여, ○○세)‘ 라는 식으로 표기했어요. 이것은 ‘신문에 나올 수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남성이고 예외적으로여성이 등장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성차별적이라 여겨 우리는 쓰지 않았어요. 그 맥락에서 여사라는말도 쓰지 말자고 해서 안 쓴 거였고요. 그런 측면에서 여기자‘라는 말도 부적절합니다. 그냥 기자죠.
- P94

저는 우리도 독일 공영방송과 같은 지배구조를 만들어보면 어떨가 싶습니다. 사회 각 부분을 대표하는 50여명의 시청자 위원 가운데 10여명 정도의 이사들을 뽑고, 그이사들이 사장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지요.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력을 대폭 줄이고 그야말로 국민 전체의 뜻에 응답하는공영방송이 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이사회가 사장 후보를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 - P95

 2016년 보도본부를 책임졌던 분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정부 관련 보도의 균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KBS는 국가기간방송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지원할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너무 황당해서 어떻게 정부와 국가가 동일하냐, 진정한 국가기간방송이라면 정부의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를 엄정하게 따져 바른 길로 가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했지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더군요. 그렇게 방송을 만드니 신뢰도가 추락할 수밖에 없지요.
- P95

언론인은 내가 언론을 통해서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언론관‘이 분명히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KBS에 와서 얘기를 나눠보니, PD 가운데 정권으로 간 사람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기자들은 9시 뉴스를 하다 말고 청와대로 뛰어가 대변인노릇을 하잖아요. 기자직을 자기 미래의 돌파구로 삼으니까 유착이 생겨요. 무엇보다 언론인의 책무에 대한 인식이 투철한 사람들을 뽑아야 하고, 또 그런 인식을 놓치지 않도록 계속 교육해야 합니다.
- P96

박성제

MBC에 김중배 사장이 있을 때 ‘과연 경영 능력이 있느냐"
하고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자 PD들이 가장 마음 놓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뉴스를 했을 때가김중배 사장이 계실 때였어요. 사실 저는 KBS·MBC 등 공영방송 사장한테 경영능력, CEO로서의 자질을 요구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라고 봐요. 

KBS는 수신료만 올리면 수익이 해결되는 구조잖아요. 수신료는 국민들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올려주는 거죠. 

마찬가지로 MBC도 광고 시스템 등에 의해서 수익이 결정되는 것이지 이런저런 사업 벌이고 협찬 따온다고 경영이 좋아지지 않아요. 무엇보다 방송을 잘만들어야죠. 

사장이 방송과 무관한 사업을 벌이는 것이 수익에 큰도움이 안 된다는 게 지금까지 여러차례 드러나지 않았나요?
- P109

최승호 

단기적으로 봤을 때 김재철(金在哲) 씨처럼 협찬을 많이 따오면 수익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 효과가 당장은 있을지모르지만 그게 반복되면 내부 조직을 망가뜨릴 수밖에 없고, 국민신뢰도 저하로 이어져요. 신뢰도가 떨어지면 광고는 당연히 떨어지는 거고, 장기적으로 보면 경영이 다운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게 MBC에서 입증됐다고 봐요. 

🤔🤔🤔🤔🤔 - P109

박성제 최문순 사장이 임기 동안 보도의 자유는 지켜줬지만 8000억짜리 신사옥 건축을 추진하는 등 일을 벌였어요. 제가 노조위원장을 할 때였는데, 사내에서 직원들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최 사장이 3년 더하면 보도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경영이 어려워지겠다.
는 판단을 했고, 노조가 사장 연임 반대 입장을 정했죠. 그러니 이분은 충격을 받았을 거예요. 본인이 노조위원장 출신인데… 어쨌든 노조가 반대한다는데 억지로 연임을 하겠다고 나설 사람은 아니니까 그만뒀죠. 그러고 나서 2008년 엄기영 씨가 사장이 됐어요.
- P112

박성제 MBC가 망가진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아픈 건 세월호예요.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기레기‘라는 별칭을 확고하게 갖게 됐고 심지어 MBC의 경우는 ‘개쓰레기‘라고 불리게됐죠. MBC의 세월호 보도는 최악이었거든요. 전원구조 오보를먼저 낸 곳도 MBC고요.
- P128

박성제 평범한 사안을 가지고 취재할 때는 어떤 언론사나 비슷한결과물을 내요. 차별화가 별로 안 되죠. 반면 취재환경이 좋지 않은, 비리가 많고 숨기려는 사람이 많은 경우에는 언론사와 기자들의 실력이 드러나요. 세월호 사건의 경우 제대로 훈련받은 기자들이 있는 대형 언론사들이 얼마든지 강점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 P131

기자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이 하나 있어요. 기자들은 저널리즘의 본령에 대해 말하는 학자들의 강의나 분석을 굉장히 무시하거든요. ‘저 사람들은 현장을 몰라, 취재현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하는 거야‘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중요한 순간에는그런 저널리즘의 본령,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는 정신에 투철한 언론사가 결국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죠. 현장 논리에 입각해 뉴스의 본령보다는 스피디한 편집, CG 등 포장에만 신경쓰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했던 방송뉴스 트렌드에JTBC가 경종을 울렸다고 봐요.
- P135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9-03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밑줄보니 재미있네요 ㅋ 언론계가 좀 더 깨어있을거 같은데도 성차별이나 편견들이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

미미 2021-09-03 13:48   좋아요 1 | URL
네 ‘여기자‘라는 말도 그 근거 중 하나로 보여요. 저도 생각없이 썼던적 있는데 깜짝놀랐어요. ‘남기자‘라는 말은 없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