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정체성도, 욕망마저도문화적 구성물이라는 의미에서는 모두 젠더이고, 그런 젠더는 안정될 수 없어 부표하는 인공물이자 언제나 진행중인 동사이다. 이런젠더는 패러디이고 키치이고 캠프이다. 그것은 원본과 모방본이라는 두 항의 중간에 낀 사이공간 (in-between) 같은 것이다. - P31
패러디, 수행성, 복종, 우울증으로서의 젠더 논의는 가면이라는비유어에 적용해볼 수 있다. 우선 가면은 배역의 연기를, 그 배역에 해당하는 인물의 ‘본질‘ 을 모방한 것이 아니다. 실은 그 인물의가장 전형적 특징이라고 간주되는 ‘이상적 자질‘을 모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의 본질적 특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사회문화적 규범 안에서 그 본질적 특성처럼 보이는 이상적 자질을 모방하는 것이다. 때문에 원본이라는 것은 언제나 규범에 의해 재탄생된 복사본이고,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는 모호한 것이며, 이에 따라 원본은 자신의 권위를 허문다. - P32
어떤 이론도 그 자체로 완전하거나 해방적인 것은 없으며, 억압되었던 것이 되돌아온다는 것은 해방이 아니라 또다른 정치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방적 이상은 영원히불가능하다. 그것은 언제나 또다른 권력집단의 정치적 관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는 혼란한 세계 속에서 지배 담론이나 이데올로기 안에 있는 주체가 오로지 반복된 실천을 통해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화의 가능성을모색하는 것이 버틀러의 저항의 정치성이다. 이 저항은 소극적인저항이지만, 알아들을 수 있거나 의미화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일것이다. - P42
이 책의 요점은 독자들에게모델이 되어줄, 새롭게 젠더화된 방식의 삶을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어떤 종류의 가능성이 구현되어야 하는지 지시하지 않으면서 젠더 가능성이라는 장을 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혹자는 ‘가능성을 연다‘는 것이 결국 어떤 효용이 있냐고 의심스러워하겠지만, 이 사회계에 산다는 것이 ‘불가능‘ 하고, ‘불법적‘이며, 실현할 수 없고, 비현실적이며, 위법적인 것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질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 P45
권위적인 의미에 노출되리라 기대하는 것이 바로 그권위가 부여되고 설정되는 수단이다. 이런 기대가 그 대상에 마법을 거는 것이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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