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단단하고 결정적인 토대를 갖는 것으로 보이는 이 ‘성차나 ‘여성‘ 범주는 사실 지배 이데올로기의 규제적 이상에 대한 반복된 각인 행위를 통해 자연스러운 것으로 조작된 것이며, 그 기저에는 이성애자만이 주체(subject)이고 동성애자는 비체(abject)라선언하는 가부장적 이성애 중심주의가 있다. 

페미니즘이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포괄하는 급진적 정치학이 되기 위해서는, 섹스 안에 전제된 문화적, 제도적 규제를 인식해야 하며, 특정섹슈얼리티를 비체의 기준으로 삼는 규율 권력의 지식 생산체계에대해서도 비판적 인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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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여성‘ 젠더는 이미 명사가 아니다. 젠더의 표현물 뒤에는 그 어떤 젠더 정체성도 없는데, 이는 정체성이 그 결과인 것처럼 보이는 표현물로 인해 수행적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선험적이거나 일반적인 ‘집합‘ 이나 ‘범주로서의 여성은 없다. 여성은 언제나 재의미화와 재각인에 열려 있는 경합의 장소이며, 그열린 의미화의 가능성이 급진적 정치성을 가능하게 하는 초석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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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의 글쓰기는 수사학을 가르치는 교수답게 스타일상으로도 복잡하다. 심지어 그녀는 1999년 보수 경향의 『철학과문학Philosophy and Literature에서 주관하는 그해 최악의 저자상까지 받았고, 실천력 없는 어려운 이론적 논의들을 독백한다고 골방형식주의자, 강단 허무주의자, 무도덕적 무정부주의 정치학이라는비난도 받는다. 실제로 그녀의 문장에는 많은 개념어들이 중첩되어 포진하고 있어서 각 개념어의 이론적 배경과 맥락에 대한 선행학습 없이 텍스트를 대면한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복잡한 미로를눈앞에 둔 상황과도 같다. 

그러니 해석도 번역도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또 그녀는 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반복 속에 문제점만을 제시할 뿐 그 해답은 결코 명쾌하지 않다. 버틀러의 드래그, 불안정성,
불확정성, 양가성, 재의미화, 반복 가능성 등은 반복 사용되는 중요한 용어지만 각각을 매번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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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0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일 2권은 반칙 아닌가요? 🤔

미미 2021-07-10 17:10   좋아요 1 | URL
마음만 급한 증거예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