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주장을 소개하자면, 그는 우주의 모든 것이 신의사랑에서 비롯된 결실이므로 죄악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관점에 의하면 사탄은 신이 투사하는 사랑을 왜곡하거나 비트는 존재로서, 인간들에게 과도한 사랑을 부추겨 욕정이나 탐욕을 일으키거나, 반대로 불충분한 사랑 때문에 질투, 나태, 분노에 시달리게하거나, 사랑을 부적절한 대상으로 돌려 허욕이나 교만을 유도한다고 한다.
- P220

네모는 투사이자 이단자요, 이상주의자다. 마지막 단어는 오늘날에는 심하게 폄하되지만 19세기 당시에는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또한 네모는 독서가이기도 하다. 네모는 자기 배에 억류된 손님에게 기이한 해양 동물들을 교묘하게 조리한, 원재료를 알아볼 수없는 신기한 요리들을 대접한 뒤, 자신의 해저 처소로 그를 안내 한다. 가장 먼저 데려간 곳은 서재다. "검은 자단에 구리로 세공된 높다란 책장들이 방의 벽을 빙 둘러 늘어서 있고, 널찍한 선반마다 일률적으로 장정된 책들이 잔뜩 들어차 있었다. - P234

네모에게(그리고 우리에게도) 정적과 고독은 진정한 서재의 두 가지 필수 요소다. 그런 곳에서만 독서가는 언어로 이루어진 인물들로 무한히 해체되어 언제나 ‘아무도 아닌 사람‘이 될 수 있다.
- P234

모든 서재에는 자서전과 같은 성질이 있다. - P235

(독서가들이라면 알다시피) 책이란 한 권이든 1만 2천 권이든 간에 읽는 사람이 선택한 길만을 비춰줄 수 있다.  - P237

피타고라스 사상의 전통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에게는 그와 똑같은존재가 있거나, 있었던 적이 있거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토머스브라운 경은 이렇게 적었다. "모든 사람은 단지 그 자신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많은 디오게네스가 있었고 또 많은 티몬이 있었다. 비록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소수였지만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삶을다시 살고 있고, 지금의 세상은 오래전에 이미 존재했던 세상이다.
당시에는 그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어도, 그 사람과 매우 유사한, 이를테면 되살아난 자아라고 할 만한 사람이 있었다."
- P240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소망은 여자를 통하지 않고 생명을 만드는 것이었다. 정자만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것은 연금술사의 목표요. 가부장의 꿈이자,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지향점이다. 유대 민담에 나오는 골렘에서부터 각종 우화와 과학에서 구현된 움직이는 조각상들까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이브, 피그말리온의 상아상 여자, 제페토의 목각 인형 피노키오. 18세기와 19세기 초에 메리셀리와 그 주변인들을 강렬히 매료시켰던 자동인형의 발명도 모두, 남자들이 여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을 상상했던 결과다. 즉 임신할 수 있는 독점적 능력을 여자들에게서 빼앗고자 했던 것이다.  - P241

《야고보서》 제1장 23~24절에서 사도 야고보는 성경 말씀을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거울에 스스로를 비춰 보고는 자기가 누구인지 잊어버리는 사람과 같다고 말한다. 그는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물러나, 자신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이내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 프랑켄슈타인이 수많은 사람을 짜깁기해만든 괴물은 적어도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 자신의 거울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가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엄두도 못 내는 무언가를 비춰 보이는 거울 말이다. 우리가 그를 두려워하는 까닭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 P246

공허를 깨닫다‘는 뜻의 오공悟空이라는 이름은 한 신선이 그에게 진리를 깨우치라고 지어준 것이다. 손오공은 탄생부터 비범했다. 그는 화과산果山에서 하늘과 땅의 교접으로 나온 돌 알에서 태어났다. 손오공은 순수하게 정신적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일종의 협잡꾼 같은 영웅이다.  - P249

사오정은 여정에 성심껏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존재의 참된이치를 깨우친 아라한阿羅漢이 된다. 영원토록 세상 모든 절의 제단을 청소해야 하는 사명을 받은 저팔계보다 더 높은 득도의 경지에도달한 셈이다.
- P252

사오정의 세계관에 입각해서 보면, 겉보기에 올바른 것이 실은 악으로 가는 길일 수 있고, 악하게만 보이는 것이 알고 보면 올바르고 참된 길일 수도 있다(돈키호테도 이와 같은 관점을 갖고 있다)
- P253

영어에서 예언자 prophet에는 시인이라는 뜻도 있다.
- P256

각 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 속 인물로 그 나라를 정의해볼 수있을 것 같다. 예컨대 잉글랜드는 끊임없이 부조리한 사회적 규칙과 편견에 부딪히는 앨리스, 이탈리아는 반항적이고 재미를 좇으며 "진짜 남자아이"가 되고 싶어 하는 피노키오, 스위스는 착한 아이인 체하는 하이디, 캐나다는 총명하고 걱정 많은 생존주의자 빨강 머리 앤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라면 아마 도로시에게서 자기모습을 발견할 것 같다. 에메랄드시에 도착한 도로시는 그곳의 아름다운 색깔은 시민들이 억지로 써야 하는 초록색 안경에서 나온것이었음을, 그리고 그곳을 다스리는 마법사는 간간이 격하게 감정을 터뜨려 보임으로써 사람들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바를 만족시켜주며 통치자 노릇을 했던 사기꾼이었음을 알게 된다. 『오즈의 마법사 결말부에서 위대한 오즈는 이렇게 묻는다.  - P276

세계대전으로 주위가 온통 난리법석이어도 그들은 국외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한 번도 관여하지 않았다. 스위스의 군대는 시민으로 이루어지고, 시민이라면 모두 훈련의 의무를 지며, 그들의 집에는 등산지팡이와 가죽 바지 옆에 군복과 총기가 항상 보관되어 있다. 

침략당할 경우를 대비해 나라의 모든 전략적 터널과 다리에 손가락 하나만으로 몽땅 폭파시킬 수 있는 배선을 설치해놓아서 나라 전체가 거대한 폭약과도 같다. 적이 스위스에 쳐들어오려면 폭탄을 설치하는 게 아니라 제거부터 해야 할 판이다. 스위스의비공식적 표어는《 삼총사》에서 따온 구절인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로서, 여기에는 일말의 반어법도 없다.
- P292

동화는 우리 세상에서 암울하고 공포스러운 많은 부분들을 특유의은근한 방식으로 설명해준다. 회의주의자인 우리는 동화에 거짓,
가짜 희망, 공상 같은 의미를 부여해 왔지만, 백 년간의 잠으로 저주를 풀 수 있으리라거나, 이벨을 드러낸 포악한 짐승이 기대감을 안고서 우리 할머니 침대에 누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우리가좀처럼 잊지 못하는 까닭은 불신보다 더 깊은 무언가가 우리를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 P294

 [에밀」은 소설과 설교가 반반씩 뒤섞인 희한한 잡탕 같은 책이다. 앙드레지드는 도저히 못 읽겠다고 했더란다. 하지만 그보다 참을성 있는어떤 독자들은 그 책이 최소한 고려할 가치는 있다고 보았다.  - P314

"신의 손에서 떠난 모든 것은 선하다. 그러나 사람의 손에 들어온 모든 것은 타락한다." <에밀>의 첫 단락은 이렇게 시작한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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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08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곧 올라올 리뷰가 완전 기대 됩니다~!! 저는 이책 미미님 밑줄로 읽고 있어요 😄

청아 2021-07-08 14:06   좋아요 1 | URL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네요ㅋㅋ여러 작품들 속 주인공들 이야기이자 해당 책들에 관한 내용이라 리뷰를 어떻게 쓸지 감도 오지 않아서 걱정이예요ㅋ100자 평으로 쓸 수도 있고 모르겠어요. 너무 좋았는데 설명할 길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