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천 년 동안 남성은 재현 주체였고 여성은 재현 대상이었다. 남성은 사람이지만, 여성은 여성이다. 미술 작품 제목을 보자. 로댕의 (생각하는 남성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 앵그르의 (욕탕의 사람들이 아니라) <욕탕의 여인들>이다. ‘유관순 언니‘가 아니라 ‘유관순 누나‘이다. 이처럼 국민, 노동자, 민중, 시민의 개념은 성 중립적이지 않다. 이들은 모두 남성이라고 간주되기 때문에, 여성이 이들 범주에 포함되려면 여성 노동자‘와 같이 기존 개념에 부가적인 명칭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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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자체가 여성 혹은 남성에게만 해당하거나 여성 비하적이어서, 성별에 따른 역할 분리(차별)를 규정하고 당연시하는 경우도 많다. 

미혼부라는 말은 없다. ‘걸레‘는 남성을 의미하지 않으며, ‘영웅‘은 여성을 뜻하지 않으며, ‘변태‘는 이성애자를 가리키지 않는다. ‘연상의 여인‘ 이라는 말은 있지만, ‘연상의 남성‘이라는 말은 없다. 

여성 상위‘라는 말은 있지만, ‘남성 상위‘라는 말은 없다. 남성이 연상이거나 상위인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태아성감별과 여아 살해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인권 침해 사안인데도, 그 원인이 되는 남아 선호 악습을 ‘남아 선호 사상‘이라고 부른다. 살인을 지지하고 정당화하는 폐습을 굳이 사상‘ 이라고 칭할 필요가 있을까?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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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5-31 1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리 있는 지적들입니다. 아주 시원한 일갈이에요.

청아 2021-05-31 12:53   좋아요 2 | URL
읽을수록 이 책이 고마워지고 시각이 트이는 기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