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틴이 제아무리 자신의 개별적인 배신행위를 부인한다 할지라도, 그녀의 입에서는 그 주장과 반대되는 보다 강력한 말들이 빠져나왔으며,
단순히 시선만으로도 그녀는 자신이 감추고 싶었던 것을 고백했다. 그녀가 각각의 사실 이상으로 감추고 싶었던 것, 다시 말해 인정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기를 바랐던 것은 바로 자신의 성향이었다어떤 존재도 자신의 영혼을 팔아넘기고 싶어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 P247

눈을 안대로 가린 질투는, 자기를 둘러싼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무력하며, 그뿐만 아니라 다나이데스나 익시온처럼 끊임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고, 바로 이 임무가 그들이 받는 형벌 중 하나이다.  - P248

나와 외출하지 않았다면 알베르틴은 지금쯤 샹젤리제 서커스 극장에서 바그너의 폭풍우 같은 격정이 오케스트라의 온갖 현에 신음 소리를 내게 하고, 내가 조금 전에 연주했던 갈피리 곡조를, 가벼운 거품처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공중에 날리고 반죽하고 변형하고 나누고 점점 커져 가는 회오리바람 속에 휩싸이게 하는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278

우리는 스스로의 욕망은 결백하다고 생각하지만, 타인의 욕망은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관계되는 일인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에 관계되는 일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이런 차이는 욕망뿐 아니라 거짓말과도 관계가 있다.  - P280

거짓말은 가장 많이 사용되고 가장 필수적인 자기 보존 도구이다. - P281

그녀를 그토록 경이로운 존재로 생각했던 것이다. 어느날 저녁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갈매기 같은 소녀들의 무리에 둘러싸인 채 느린 걸음으로 방파제를 걷던 새가, 일단 내집에 갇힌 몸이 되자, 알베르틴은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가질수 있는 온갖 기회와 더불어 그녀의 빛깔도 다 잃어버렸다

그녀는 점차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어 가고 있었다. 비록 질투는내 상상적인 기쁨의 감소와는 다른 차원에 속했지만, 해변의찬란한 빛 속에 감싸인 그녀를 다시 보기 위해서는 그녀가 나없이 혼자 외출해서 이러저러한 여인이나 젊은 남자와 동반했으리라 상상되는, 오늘과 같은 산책이 필요했다.  - P285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존재, 아니 거의 모든 존재에게는 어느 정도 야누스 같은 면이 있어서, 그 존재가 우리 곁을 떠나려고 할 때는 상쾌한 얼굴을, 그 존재가 영구히 우리 소유 아래 있음을 알 때는 침울한 얼굴을 보여 준다. - P297

그는 의사에게 상담했고, 그의 부름을받은 의사들은 자랑스러워하면서 병의 원인이 지나치게 일을많이 하는 그의 장점과(이십 년 전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과로에 있다고 보았다. 의사들은 그에게 공포 소설을 읽지말고(아무 책도 읽지 않았는데도), ‘생명에 필수적인 햇볕을 더많이 쬐고(몇 해 동안 건강이 나아졌다면 그것은 그의 칩거 생활 덕분이었는데도), 더 많은 영양분을 (그를 여위게 하고 특히 더 많은악몽에 시달리게 하는데도) 취하라고 권했다. 

베르고트의 의사가운데 한 사람은 반박하기를 좋아하고 짓궂게 구는 데 재능이 있었는데, 다른 의사들이 없는 자리에서 그를 만난 베르고트가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다른 의사들이 권한 것을 마치 자신의 의견인 양 말하면, 그 반박하기 좋아하는 의사는 베르고트가 본인 마음에 드는 처방을 바란다고 생각하고는 즉시 그런 처방은 안 된다고 금지했다.  - P305

성분이 다른 신약은 낯선 것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먹기 마련이다.
첫 데이트를 할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 신약은 우리가모르는 어떤 수면과 꿈의 유형으로 우리를 인도할까? 이제 그약은 우리 몸 안에 있으며 우리 생각을 지휘한다. 

어떤 방식으로 잠들게 될까? 우리가 잠들면 그 전능한 주인은 어떤 낯선길을 통해, 어떤 산꼭대기로, 어떤 미개척의 심연으로 우리를인도할까? 이런 여행 중에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감각 체계를체험할까? 

그것은 병으로 인도할까? 행복으로 인도할까? 죽음으로 인도할까? 베르고트의 죽음은 알베르틴의 얘기와 관련된 날의 전날, 그가 지나치게 강력한 친구들 가운데 하나에게(친구인지? 적인지?) 자신을 맡긴 날 발생했다.
- P30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5-28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등^^ 오늘 다 읽으시겠어요~ 저도 빨리 2권 읽어야 겠습니다~!!

청아 2021-05-28 18:05   좋아요 1 | URL
네ㅋㅋㅋ아까 다 읽었어요! 거꾸로 읽기인데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리뷰쓰고 하려고 다읽었음은 안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