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ㅡ오로지 시각과 청각에만 호소하는 듯한 작품들도,그것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깨어난 지성이 이 두 감각과 밀접하게 협력해야 하는 것처럼 ㅡ나는 지난날 알베르틴을 잘 알지 못했을 때 그녀가 내 마음속에 불러일으켰던 꿈들을, 또 우리의 일상생활이 사라지게 했던 꿈들을 나도 모르게꺼내곤 했다.
나는 그 꿈들을 마치 도가니에 던지듯 음악가의악절이나 화가의 그림 속으로 던졌고, 내가 읽고 있는 작품에그 꿈들로 양분을 주었다. 그러자 확실히 작품은 보다 살아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알베르틴도 이에 못지않게 두 세계 중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즉 우리가 매일 접하고 동일한 물건을번갈아 배치할 수 있는 세계에서, 질료의 중압감으로부터 벗어나 유연한 사유의 공간에서 뛰어놀 수 있는 세계로 이동한다는 이점을 가지게 되었다. - P93
이 모든 아름다운 물건에 대한 알베르틴의 안목은 공작 부인보다 훨씬 예리했는데, 우리의 소유를 방해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이를테면 내게서 병이 여행을 그토록 어렵게 만들면서 동시에 갈망하게 했던 것처럼), 가난은 부유함보다 관대한 탓에 여인들에게 그들이 살 수 없는 옷 이상의 것, 즉 옷에 대한욕망을 선사하며, 바로 이것이 옷에 대한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진정한 인식에 이르게 한다.
그녀 스스로는 이 옷들을 마련하지 못했고, 나는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그 옷들을 제공했으므로, 우리의 이런 모습은 먼저 그림을 연구한 뒤 드레스덴이나 빈으로 보러 가기를 열망하는 대학생들과도 흡사했다.
반면 수많은 모자와 옷에 둘러싸인 부유한 여인들은, 미리 욕망을 느끼지 못하고 미술관을 산책하는, 그래서 현기증과 피로와 권태만을 느끼는 방문객들과도 같다. - P104
그녀는 경박하지 않았고 더욱이 혼자 있을 때면 책을 많이읽었으며, 또 나와 함께 있을 때면 내게 책을 읽어 주기도 했다. 그녀는 지극히 지적인 여성이 되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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