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신경을 쓸 것 같지 않아요. 주인님, 어둠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지 아시잖아요? 애들이 여덟, 아홉, 열씩 있고, 어떤 경우에 자기 아이들 이름조차 모른답니다. 이 아이의 부모들이 설사 지금 델리에 있다 하더라도, 또 설사 그 아이가 오늘 밤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경찰에 신고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 P194

각하

각하께서 여기 당도하시면, 인터넷부터 시작해서 푹 삶은 달걀에다가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은 우리 인도사람들이 발명했는데, 그걸 영국인들이훔쳐갔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실 겁니다.
말도 안 됩니다. 우리나라의 일만 년 역사에서 태어난 것들 중 가장 위대한것은 수탉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201

닭장 안의 수탉들은 위에서 떨어지는 피 냄새를 맡고, 형제들의 내장이 주위에 휘날리는 것을 봅니다. 다음엔 자기가 똑 같은 신세가 되리라는 걸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항거하지 않습니다. 닭장 안에서 나오려고애쓰지도 않습니다.
- P202

델리의 도로 위에는 매일같이 자가용 기사들이 뒷좌석에 검은 서류가방만이 놓여있을 뿐 텅텅 빈 차를 몰고 갑니다. 그 가방 안에는 일백만, 이백만 루피가 들어있지요. 그 기사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 보지 못할 어마어마한 금액의 돈,
그 돈을 가로챈다면 미국이나 호주, 아니, 어디로든 달아나 새 삶을 시작할 수도있을 겁니다. 평생 꿈만 꾸었고, 항상 밖에서만 보았던 최고급 호텔에 들어갈 수도 있겠죠.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고아나 영국으로 갈 수도 있을 걸요. 하지만그는 그 검은 가방을 주인이 시켰던 곳으로 가지고 가는 겁니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그걸 조용히 내려놓고, 단 한 푼도 손대지 않는 겁니다. 왜일까요?
- P203

아, 위대한 인도의 수탉장! 중국에도 이와 비슷한 게 있습니까? 글쎄, 있을것 같지 않군요, 지아바오 선생님, 그런 게 있다면 뭣 땜에 공산당이 굳이 사람들에게 총질을 하고, (저도 중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듣기만 했습니다만) 한밤중에 비밀경찰이 집에 쳐들어가 사람들을 감옥에 처넣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여기 인도에는 독재라는 것이 없답니다. 비밀경찰도 없구요.

우리에겐 닭장이 있잖아요.
인류 역사의 어느 장에도 이처럼 소수의 인간들이 이처럼 대다수에게 이처럼 많은 것을 빚지고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지아바오 선생님, 이 나라의 몇몇안 되는 사람들이 나머지 99.9 퍼센트를 어느 모로 봐도 그들에 못지않게 강하고, 못지않게 재능 있고, 못지않게 똑똑한 나머지를 훈련시켜서 영원한 예속隸屬의 상태에서 살도록 만든 거죠. 그것은 얼마나 튼튼한 속박의 굴레인지,
그의 손에 해방의 열쇠를 쥐어주더라도 그는 욕설을 하며 그걸 되던져버릴 정도입니다.
- P204

뉴델리 국립공원에 가면 화이트 타이거를 가두어둔 우리 옆에 표지판이 하나있는데, 거기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당신이 우리 안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제가 그 표지를 봤을 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응, 나는 할 수 있어, 나는건혀 아무런 문제도 없이 그렇게 상상할 수 있어!
- P206

" "이 책들은 전부 영어 책이야."
"그런데요?"
영어 읽을 줄 알아?"
사내가 왕왕대며 물었습니다.
"그러는 당신은 영어 읽을 줄 알아요?"
제가 반박했습니다.
그렇죠. 바로 그게 먹혀든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치는 하인이 하인에게 말하듯 눙쳤지만, 이제는 남자 대 남자가 된 것입니다. 그는 깜짝 놀라 멈추더니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저를 훑어봤습니다.
"아니, 몰라."
저의 배짱을 알아본다는 듯이 느닷없이 미소를 흘리며 그가 답했습니다.
"그럼, 영어도 모르면서 어떻게 이 책들을 파는 거요?"
"표지만 보면 뭐가 뭔지 척 알거든. 예를 들면 이건 해리 포터라고."
- P236

인간들이 걸을 거라면 어디에서 걸어야겠습니까? 당연히 대자연 속이죠 - 강가에서든지, 공원 안이든지, 수풀 주위로 말입니다.
그러나 델리의 부자들은 도시계획에 대한 예의 그들의 천재성을 과시하면서 구르가온이라는 이 지역을 건설할 때 공원도, 잔디도, 운동장도 전혀 만들지 않았더란 얘기입니다. 그저 건물과, 쇼핑 몰과, 호텔과... 온통 건물뿐이지요. 외곽으로는 갓길이 있긴 합니다만, 그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결국 ‘걷기‘ 를 좀 하고 싶을 땐, 살고 있는 건물 주위의 콘크리트 위를 걷는 수밖에 없었답니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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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5-20 0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읽으셨군요! 화자 입담이 보통이 아니죠? ㅋㅋㅋ

청아 2021-05-20 07:36   좋아요 2 | URL
네!! 쿨캣님도 이 책 보셨군요!! 기대이상이었어요~인도상황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