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라는 세계 -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학의 지혜
홍순범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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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때에 적절한 책.
오늘의 나를 구한 책.

물론 당신의 세계는 당신 안에 있다. 나에게는 나의 세계가 있다. 모든 것은 항상 각자의 마음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한 인간의 죽음은 한 세계의 소멸이다. 한 생명을살리는 일은 온 우주를 살리는 일이고, 한 생명을 죽이는 일은 온 우주를 죽이는 일이다.
세상은 광활한 물질의 바다인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유물론의 바다 끝에서 만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르니 데카르트의 명제에 다시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내가 하는 경험이라면, 철학적 사유도 그곳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나는 경험한다. 고로 존재한다." - P-1

이 모든 경험을 겪는 자, 즉 ‘나‘는 존재하지만 그 경험하는 자가 대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내가 경험하는 모든것은 경험의 내용일 뿐, 경험하는 주체를 엿볼 순 없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그 어떤 주장이나 이론을 떠올리더라도 그것은 내 머릿속 표상에 불과하다. 즉 경험의 일종이지, 경험하는 자는 아니다. 경험하는 주체를 경험할 순 없을 것이다.
경험하는 주체는 항상 비어 있다. 채워지는 것은 오로지형형색색의 경험일 뿐이다. 하지만 그 경험을 하고 있다는말은, 그 경험을 가능케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비어있지만 존재하는 무엇, 자신은 비어 있으면서 다른 모든 것을 경험하게 하는, 그래서 형형색색으로 이 세상을 채우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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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하는 눈동자 - 양장
이슬아 지음, 이훤 시.사진 / 먼곳프레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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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나간 나와 앞으로 올 나를 동시에 데리고 가면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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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명상 - 마음은 기어코 단단해진다 아무튼 시리즈 81
이은경 지음 / 위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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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이자 작가, 오랜 불교 수행자인 잭 콘필드(Jack Kornfield)는 스즈키 선사의 말을 빌려 이렇게 적었다. "엄밀히 말해서, 깨달은 사람은 없다. 오직 깨달음의 행위만이 있다." 깨달음은 완성되거나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매 순간의 행위였고, 매 순간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구루들이 깨달음을 통해 한때 깊은 통찰을 가졌을지라도 그것이 영원불멸한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 P-1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배우고 실천하며 깨어 있을수 있다면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모든 곳은수행처가 될 수 있었다. 수행은 삶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었다. 아이에게 묶여 어딘가로 떠날 수 없는 처지는 같았지만아이와 함께 있는 작은 집이 더는 감옥처럼 느껴지지않았다. 마음의 방향이 바뀌자 내 안에서는 서서히자유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 P-1

‘나답게 살라‘는 말을 들으면 늘 마음이 답답했다. 나다운 게 뭐지? 나는 구린 사람인데? 하는 의문이 솟아올랐다. 지금은 안다. 나답다는 건 그저 변하는 흐름 속에서 그때그때의 나로 존재하는 일이었다.
내 안에 일어나는 마음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다면 일관된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게 나답게 사는 것이었다.
위빠사나로부터 얻은 통찰은 나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 P-1

"명상을 하면서 자꾸 과거에 했던 잘못들, 사람들한테 상처 주고 못되게 군 모습들이 생각나는데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정하기엔 너무 못된 모습들이고, 그때와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끊어내기엔 여전히 같은 사람인것 같아요."
한참 후, 선생님에게서 긴 답이 도착했다.
"그때의 나는 그게 최선이었을 거예요. 내가 지금 의식이 성장한 만큼 내가 나에게 주는 것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것도 달라졌겠지만 그땐 그게 나의 최선이었을 거예요. 그들을 상처 주기 위해그랬던 것이 아니고, 무의식중에 일어난 습관적인 반응이자 반복이었을 거예요. 그러니 나를 먼저 용서해주세요." - P-1

자애 명상은 사마타와 위빠사나와 함께 불교 명상을 이루는 주요한 수행의 축이다. 눈을 감고 온마음을 다해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안전하기를. 내가 사랑받기를"이라는 문구를 반복한다. 이 문장의 주어는 점차 넓어진다. "그가 행복하기를"에서 "그들이 행복하기를"로,
그리고 "온 존재가 행복하기를"로 번져나간다. 자애명상이 익숙해진 후엔 미워했던 사람, 불편했던 사람을 향해서도 자애의 마음을 보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자애가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수행 방법을 전하고 있는 경전 『청정도론』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마음으로 모든 방향을 통과하면서, 그는 자신보다 더 소중한 곳이 없음을 안다. 마찬가지로 각자는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는사람은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
- P-1

그렇게 사랑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의 시작은나였다. 나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에서 모든 사랑이 비롯되었다. 그렇게 내 안에 피어난사랑이 타인을 향해, 세상을 향해 조금씩 번져갔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왔다. 명상은 나를 사랑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을 알려주었다. - P-1

때려치고 도망치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드는 나를 비난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수행에는 완성이 없으니 이런 마음도 저런 마음도 계속 마주해야 하는 것을 상기한다. 이 시간이 지나갈 것임을, 내가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마음 하나뿐임을 떠올린다. 오늘의 나, 오늘의 마음은 매번 새롭다. 고통을 끝내는 고통의 반복 속에서야 마음은 기어코 조금씩 단단해진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언젠가찾아올 완벽한 상황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저 오늘의마음을 바라본다. - P-1

잘 다스려진 마음은 행복의 근원이다.
ㅡ법구경 중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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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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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실감은 이미 무의식의 바다에 녹아 사라졌다. 남은 것은 조각들뿐. 어쩌면 말도 전부 조각일 뿐일지도 모른다. 실감이 동반되지 않으면 온갖 소설과 논문도 그저 잉크 자국일 뿐이다. - P-1

"지금도 우리는 노아의 시대와 같은 무지개를 보고 있어.
그저 거기서 더 많은 이름을 읽어낼 수 있을 뿐이지."
"아빠 때는 색깔이 있었어?"
노리카가 키득거리며 물었다.
"있었지. 그런데 지금이 더 많은 것 같아"라고 도이치가 대답했다.
"너무 반짝거려서 질릴 때도 있지." 아키코가 말했다.
"그렇구나. 좀 믿기 힘든데." 노리카는 부모의 호흡이 척척맞는 것이 마냥 즐거웠다.
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복되도다."
도이치는 이 순간 지극히 자연스럽게 성서를 인용할 수 있 - P-1

결국 나한텐 기도밖에 없더라고. 즉 지금 내가 말하는 한계를 지닌 언어를, 성령께서 번역해 신께 전해주는 거야. 그렇게 함으로써 뭐가 어찌 됐든 모든게 곧 좋아지리라고 믿는 것. 어쩌면 모든 말은 어떤 형태로든기도가 되려 한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난 그렇게 생각하네... - P-1

네 노력은 사랑 속에 있어야 하고, 네 생활은 실천 속에 있어야 한다 - P-1

도이치는 자신의 말을 결코 끝까지 믿지 못하는 남자가 하는 말을 들으며, 그 말을 믿어줄 수 있었다. 그 말은 진짜였기때문이다. 설령 좋은 말은 모두 연기라 해도 그 안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연습하며 입에 붙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움을 획득하면 마침내 그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믿는다면, 말은 전부 미래로 던져진 기도다.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자신이 스승에게 건네받은 화두에 대한 해석의 한계다.
도이치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쨌거나 아키코가 이렇게 말했으니 모든 게 좋다.
"파우스트 재밌더라."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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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는 책 도덕경
켄 리우.노자 지음, 황유원 옮김 / 윌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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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한계
가르침의 한계
언어로 가르쳐야만 하는 나로 하여금 그럼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답이 없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결국은 자유를 말하는데 아무것도 행하지 않음으로 행하라는 말이 알듯 말듯 헷갈린다.

하늘과 땅은 자애롭지 않으니 우리 인간들끼리라도 서로 친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P-1

대답이 값싸고 즉각적인 시대일수록 주의와 겸손은 귀해집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우리의 문장을 완성하지만, 『도덕경」은 우리에게 문장을 불완전하게 남겨두는 법을, 이름 붙이기를 거부하는 것과 함께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욕망이 떨어져 나가고 자유가 숨 쉴 공간을 얻을 때까지 말이죠. 발자취가 많을수록 걷기는 더 쉬워집니다. 여러분과 그 길을 함께 걷게 되길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 P-1

규정되기를 거부하는 『도덕경』의 태도는 환각 현상을 일으켜서라도 늘 대답을 내놓고야 마는 현대의 AI가 지닌 전지적 태도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노자는 모든 물음에 ‘나는 모른다‘라고 대답하는 반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모든 것을 안다는 환상을 고집합니다. 이 대조는 그 자체로 환기하는 바가 큰데, 수용과 겸손이 인간성의 출발임을 일깨워주기 때문이죠, - P-1

하늘과 땅은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 우주는 궁극적으로 너무나도 거대하고, 그 규모가 너무나도 비인간적으로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랑하고, 웃고, 울고, 낳고, 스러지면서도 어떻게 인간적인 규모에서 의미를 붙들고, 별들의 운행과 하나 되는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모든 철학에서 던질 가치가 있는 유일한질문은 바로 그것뿐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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