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을 주면 이 세상 최고의 레모네이드를 만든 사람이 이 책의 저자다. 힘겨운 어린 시절을 이렇게 드러내고 또 그걸 딛고 멋지게 살아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생의 의미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아니라, 자기 자신이 뿌듯해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living a life you‘re proud of. - P-1

그러나 이제 정신과에 몸담은 지 17년이 지나면서 그 이상으로 깨달은 점이 있다. 각각의 사람이 바라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 좋아하는 것과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 서로 매우유사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이해하기 힘들 만큼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자녀를 여럿길러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라도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를. 이렇게 형제자매 간에도성격과 호불호가 다른데, 심지어 남이면 어떠할까. 매우 다르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사람의 정서가 언어와 문화를 막론하고 다 유사하다는 앞의 말과 얼핏상반되게 들릴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진리라고 믿는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에게는 공통된 정서와 감정이 있지만 그 감정을 일으키는 자극의 종류나 크기, 그리고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는 개인차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대개 타고난 성격과 과거의 경험이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쳐 형성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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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펼침 (주책공사 5주년 기념판)
이성갑 지음 / 라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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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진실되고 성실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니,
그 마음을 조금씩 닮아가고 싶었다.

책은 결코 답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찾지 못할 겁니다. 답을 못 찾으니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왜 읽냐고요. 맞습니다.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책에는 답이 없기 때문이죠.
책은 답을 주지 않지만, 길을 만들어줍니다. 그 길은 나 자신이 만들어야 하고 내가 걸어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주지 않고 걷게 해주지도 않습니다.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 P-1

코끼리의 몸무게는 수컷은 6톤,
암컷은 3톤에 달합니다.
이 거대한 몸집을 코끼리는어떻게 지탱하는 걸까요?
비밀은 발바닥에 있습니다.
코끼리 발바닥은 거대한 젤리 같은지방 섬유 조직이라 말랑말랑합니다.
그 말랑함으로거대한 몸집을 지켜내는 겁니다.
책을 읽는 것은거대한 삶을 지탱하기 위한말랑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끼리의 발바닥처럼요. - P-1

7. ‘마음‘이란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를 뜻합니다. 마음은 히브리어로 ‘레브()‘, 헬라어로는 ‘카르디아(Kapola)‘, 영어로는 ‘하트(heart)‘인데, 모두 ‘중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은 곧 삶의 중심입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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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교사의 탄생 - 가르치는 두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희망 편지 이매진의 시선 26
곽노근.권이근 지음 / 이매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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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관련한 문제에 결코 단순한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그래도 이렇게든 저렇게든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면서 우리는 과거보다는 더 나아진다는 사실을 또한번 느끼게 한다.
이렇게 열심히 가르쳐온 선배들또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교육 현실에 번민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예전같았으면 실망했을 일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이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했다.

‘조금만 더 하면 할 수 있는데,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는데!‘
가르치는 사람들은 항상 이러한 생각을 포기하지 못한채 ‘조금만 더 하면‘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에 실패하거나 성공하기도, 비난받거나 칭송받기도 합니다.
또는 학생(선수)들이 교육 목표(승리)를 성취하거나, 아니면목표(승리)를 성취하지는 못해도 학습(훈련) 과정에서 내적성장을 한다는 위안을 느끼면서 늘 존재감을 확인받거나 정체성을 강화하려 합니다.
그런데 목표 도달이든 내적 성장이든 반드시 학생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만일 그러한 변화를 갈망하지 않는 교사라면 한국에서 꽤 편한 직업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거예요.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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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점심시간 - 우리가 가장 열심이었던 날들
김선정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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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선생님.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어린 아이를 대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과오를 드러내고 성찰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이렇게 글로 써낸 자체가 존경스러웠다. 읽는 내내 너 혼자만 이런 죄책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어 하며 내 어깨를 다독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가르치는 일에 지친 교사에게 추천!

그 아이를 만나면 골똘해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너의 행동과 말들에 동요하지 않고 오늘 하루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한 숱한 날들 중 제대로 성공한 적은 없었다. 성공 비슷하게 했다고 착각한 순간도 사실 내가 적당히 포기했거나 익숙해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이 가진 알 수 없는 문제들과 씨름하며 고민했던 시간은 그 자체로 소중했다. 처음에는 내가편하자고 했던 고민들이 점점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으로바뀐 것도 나의 성장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내가 그토록 씨름했던 그 아이가 어엿한 6학년으로 잘 자라 있는 모습을 볼 때였다. 나만 고민하며 막막한 시간들을 보낸 것이 아니었다.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선생님들 모두가 애를 썼다. 누구보다 그 아이가 가장 애를 썼다.
오늘도 교실에서 고군분투할 한 아이와 그의 부모님, 선생님,
같은 반에서 지내며 자기도 모르게 그 아이를 성장시키고 있는친구들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사람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회에 적응하며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간다. 그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그 아이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폭도 넓힌다. 결코 헛되고 무용한 견딤이 아니다. 우리는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살 수 있다는 것, 교실은 그것을 배우는 곳이니까. - P-1

그땐 잘 몰랐다거나, 그래도 저항하려 애를 썼다거나, 다른누구보다는 나았다고 목놓아 변명하고 싶어질 때면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도 여전히 몰라서 짓고 있는 죄가 있을 것이니 더정신을 차리자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단정짓지 말고당연해 보이는 것들도 다시 들여다보자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소환되어 뒷담화를 당하고 있을 것 같아 억울한 마음, 쫓아가서 변명하고 싶은 마음, 그런 것들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나를 다독인다. 그때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다시 뻔뻔하게 살아갈 기운이 생긴다.
그리고 주위를 보며 또 한번 다짐한다. 지금 그렇게 실수하고 있을, 나중에 후회할 일을 저지르고 있을 다른 사람을 용서해주자고. 그도 나처럼 세월이 지나면 목놓아 소리치고 싶을 수도 있다. 과거의 나를 고칠 순 없으니 지금 내 옆의 서툰 사람에게 관대해지자, 그렇게 결심한다.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들을 떠올릴 때 떳떳하기만 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그런 면에서 교사는 유난히 후회가많은 직업이다. 나에게 반박하기 어려웠을 어린이들 앞에서 잘났다고 떠들어댄 말들이 그들의 기억 속에 계속 자리잡고 있을까봐, 그때는 몰랐던 선생님의 이중적인 모습을 어른이 된 뒤에깨닫고 배신감을 느낄까봐 두렵다. 그러니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겸손하고 뻔뻔하게 살아갈 수밖에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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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말들 - 불을 밝히는, 고독한, 무한한, 늘 그 자리에 있는, 비밀스러운, 소중하고 쓸모없으며 썩지 않는 책들로 무장한 문장 시리즈
강민선 지음 / 유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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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면서 나는 생각했다. ‘지금 본 이것들을 글로 쓰면 좋겠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단편소설 하나는 나오겠군.‘ 그런 결심이 섰다면 당장이라도 눈을 뜨고 어딘가에 적어야 했는데, 정신을 차렸다고 착각한 나는 계속해서 글감을 따라 꿈속을 거닐었다. 잠에서 깬 후에 남은 거라곤 꿈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글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기억뿐, 한 장면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이럴 수가 싶지만 자주 있는 일이다. 일부 강렬한 꿈은 오래도록 남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각성과 함께 산화되어 날아간다. 걸었던 길, 보았던 풍경이 모래 위에 그린 그림처럼 밀물에 휩쓸려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어떤 작가는 머리맡에 필기도구를 두고 자는모양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일은 매우 한정적이다. 세상에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 중에 내 눈으로 담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두 발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얼마나 될까. 평생을 살아도어떤 장소는 오직 꿈과 상상으로만 가 볼 수 있다. 시립 도서관 사서로 시작해 국립 도서관 관장이 된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고 낙원을 그린다. 가 본 적 없는 낙원을 생애 가장 행복했던 공간에 빗대어 상상한다. 도서관, 그가 평생을 읽고 쓰던 곳. 꿈에서조차 글쓰기를 간절히 원했던 작가의 무한한 기록이 그곳, 낙원 혹은 도서관에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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