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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정원 -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주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김연수 작가의 새로운 단편을 읽어 좋았다. 계속해서 시간을 탐구하여 독자로 하여금 미래는 힘들지만 바꿔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주란 작가의 겨울 정원을 읽으며 엄마가 많이 생각났다. 슬픔을 안고서 담담히 걸어가는 삶. 텅 비어있지 않은 겨울 정원을 멍하니 바라보기 좋은 계절이다.
"이 사진은 제 인생의 보물이에요.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기억하려고 해요. 아기는 울고 있지만, 울고만 있지는않는다는 사실을. 그 시절, 저는 나뭇잎을 잡아당겼지만, 잡아당기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렇게 조금씩바뀌기 시작해 저의 세계 전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어떠세요? 아기가 울고만 있지는 않다는 게 보이세요?" - P-1
"네, 달라지셨죠. 하지만 갑자기는 아니에요. 인생은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바뀌지 않는 것만은 아니에요. 나뭇잎을 잡아당기는 일도 마찬가지였어요. 거기에는 잡아당기는 일만 있지는 않았거든요. 저는조금 뒤의 세계를 스스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나뭇잎을 잡아당길 때 힘을 주지 않았어요." - P-1
스티글리츠는 사진만의 독창적인 예술성을 인정받기 위해 평생을 바친 미국의 사진작가야. 그때까지 사진은 예술로 인정받지 못했어. 그저 어떤 장면이나 사람을그림처럼 예쁘게 찍으면 된다고 여겼지, 스티글리츠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어. 사진작가가 어떻게 찍느냐에 따 - P-1
라 사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은 거야. 하지만사람들의 편견은 쉽게 바뀌지 않았고, 그는 점점 나이가들어갔지. 그리고 말년의 스티글리츠는 그날그날의 구름을 찍기 시작했어. 예쁘지도 않고, 제멋대로인 하늘 사진들이었지. 사람들은 근대 사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가왜 그런 무의미한 사진을 찍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 하지만 그는 계속 구름을 찍어. 매일매일의 구름 앞에서 우리 인간은 말이야, 무기력한 존재야. 구름의 모양은 제멋대로 펼쳐지지. 우리는 구름의 모양을 만들거나 옮길 수 없어. 언뜻 보면 스티글리츠의 구름 사진은 그런 인간의 삶을 은유하는 것 같아. 매일 우리 앞에 펼쳐지는 불규칙하고 우연적인 인생의 풍경을 찍은 것처럼 말이지. 그런데 그거 아니? 계속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구름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거. 스티글리츠가 매일매일 찍은 건 구름만 있는 건 아닌 풍경인 거야. 모든 사람이 구름만 보고 있을 때, 스티글리츠는 포기하지 않고 거기에는 구름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찍었어. 그 사진들 이후로 사진은 하나의 예술로 자리를 잡았지. 모두가 끔찍하다고 말해도 끔찍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다른 걸 보는 것, 그게 바로 예술이하는 일이야. 이 현실에는 현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알고 그 다른 것에 집중할 때, 너는 네 인생을 바꿀 수 있어. 그 다른 것이 바로 꿈이야. 꿈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꿈의 내용을 바꿀 수 있어. 알겠니?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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