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려의 말들 -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 ㅣ 문장 시리즈
류승연 지음 / 유유 / 2020년 6월
평점 :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배려의 말들뿐만 아니라 부제처럼 내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는 자신의 삶으로인생의 옳은 방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자식은 잔소리를 통해서는 좀처럼 배우지 않지만 부모 모습을 보면서는 좋은 점도 나쁜점도 무섭도록 배운다. 부모 모습을 지켜보다 자신이 배우고 싶은 점을 무의식중에 선택해 스스로 습득하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인 나는 내 인생을 잘 살면 된다. 내 그네만 잘 타면 된다. - P-1
어느 날 그가 "스펙은 허상입니다. 중요한 건 인간 개개인의 고유성이에요"라는 말을 했을 때 한편으론 부끄러우면서 다른 한편으론 배려를 받은 듯 마음의 안도감마저 느꼈다. 장애 아이 엄마여도 괜찮아. 가난해도 괜찮아. 내가 그 무엇이든 괜찮아. 이 말이 그토록 듣고 싶었다. 스펙이 허상이고 존재의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스펙을 사람 자체로 인식했던 건 그다음 단계를 몰라서였다. 스펙이 껍데기면 무엇이 알멩이인데? 그의 말에 답이있었다. 인간 개개인의 고유성. 중요한 건 우리 각자의 고유성이다. 어떤 껍데기(스펙)를 두르고 있든 변하지 않는 것. 존재의본질(고유성). 나는 어떤 인간이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떠한 태도로 삶을살아가고 있는가? 스펙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온전한 알맹이로마주했을 때 나는 어떤 개인일 수 있는가? 된다지금 나는 사람을 만날 때 스펙이라는 계급장을 뗀 알맹이로서의 개인, 그 고유성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려 노력한다. 그러고 나자 삶이 훨씬 편해졌다. ‘스펙 대 스펙‘의 만남이 아닌 ‘알멩이 대 알멩이‘의 만남으로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 덕이다. 나 자신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배려하기 시작한 덕이다. - P-1
잔소리가 소용없는 게 자식이다. 자식은 비만 오면 울어 대는 청개구리다. 자식 된 자의 본성이 그렇다. 그렇다면 부모가자식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는 그저 믿고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뿐이다. 삶은 자신의 선택으로 채워져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고 후회가 있더라도 스스로 한 선택이기에 기꺼이 책임질수 있다. 이젠 나와 내 자식들의 차례다. 딸이 내 뒤를 이어 기자가되길 바라는 마음이 슬며시 올라오려 할 때마다 "자식은 청개구리다. 개굴개굴"이라며 주문이라도 외워야 할 판이다. 자식들은알아서 각자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나는 그저 믿고 이해하고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임을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내 인생이나 잘 사는 것. 멋진 할머니로 늙을 수 있게 나나 잘 살아야한다. 그래야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자식들이 찰떡같이 배울 테니까. - P-1
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나는 너처럼 할 줄 아는 게 없어." 이 말에 진지하게 반대한다. 누구든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살펴보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오랜 시간 경험을통해 배운 것들이 보이고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그것들을 통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있음을 알게 된다. 기운 없이 침울해 있는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 배려의 말은 바로 이것이었다. 역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특별한 누군가만이 아닌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그 역사를통해 우리는 각자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 P-1
인생은 폭풍우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아니라 빗속에서 어떻게 춤을 추는가이다.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더숲, 2019) - P-1
긴 인생을 잘 살아 내려면 에너지를 적절히 분배해야 한다. 젊은 나이에 반짝 타오르고 화려하게 산화되겠노라 바라는 게아니라면 긴 인생 쉬어도 가고 주저앉기도 하고 멍도 때려야 한다. 그런 시간 속에 있는 자신을 다독일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필요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고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나 달릴 때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니다. 날 위한 배려의 시간을갖는 중이다. - P-1
옳은 말과 정당한 말이 옳지 않은 말, 정당하지 않은 말보다힘이 세야 하는 건 당연하다. 옳은 말이 가리키는 대로, 정당한말이 향하는 곳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문제는 방식이다. 말하는 태도와 배려의 마음이다. 때로 사람들은 옳은 말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말을 하며 타인에게 정서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왔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파악하는 데 각각 다른 시간이 걸린다. 옳은 말이 옳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누군가에게는 더 많은 설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경험을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옳은 방향을 깨우치는 데 저마다의 시간이 필요한데,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은 때로 그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말에만 집중하다 보면 사람을 놓치기 쉽다. 옳은 말을 하는이유도 결국 사람을 위해서다. 사람 사이의 옳은 관계를 위해 옳은 말이 필요한데 말을 관철시키려고 사람을 묵살해 버리면 옳은 말이 가진 명분은 사라진다. 예쁘고 듣기 좋은 말만 하자는 게 아니다. 상대가 옳은 말을받아들일 수 있게 그의 시간을 존중하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야 옳은 말을 하는 자의 옳음도 왜곡 없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요한 건 진심보다 태도라는 말에 갈수록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 P-1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덥석 잡아 버린다. 물론 우리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않는다. 우리 자신은 미묘하고복잡하고 불가해하니까. 하지만낯선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있다고 생각한다. 말콤 글래드웰, 「타인의 해석」(유강은 옮김, 김영사, 2020) - P-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