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가 이란 사람이며 현재 본국의 열악한 상황 탓에 그곳에 남은 형제자매를 걱정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당신은 충격을 받아 더욱 집중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당신이 그의 사연에 진심으로 관심을 둔다는 증거이기에 그는 고마워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당신은 계속 귀기울여 듣는다.
물론 당신은 여기 이란 가족이 겪은 일을 이전으로 되돌릴순 없다. 하지만 힘겨운 이 사람에게 관심을 선사할 수는 있다.
그리고 이 순간 끊임없던 당신의 생각이 멎는다. 이 순간 당신은 자유롭다. 자신의 생각에게서 자유로워진다. 전체적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향해 자유롭다. 원래 원했으나 한 번도할 수 없었던 것을 향해 자유롭다. 당신은 이 경험을 이어 나갈수 있다. 거듭거듭, 매일매일. - P-1

 윤리적 참여를 하려면 집중력이 필요하다. 윌리엄스는 집중력을 세 가지 형태로 나눈다.
스포트라이트Spotlight스파게티를 포장지에서 꺼내 끓일 수 있게 한다.
스타라이트Starlight훌륭한 보호자, 성공한 부하직원이 될 수 있게 만든다.
데이라이트 Daylight당신이 삶에서 바라는 것의 기초가 되는 집중력이다. - P-1

모든 만남은 관심을 기울일 때 효력이 있다타인을 참으로 만나려면 온전히 여기 있어야 한다. 장소가가장이냐, 현실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일주일에 한 번 줌Zoom으로 만나도 실제 당신과 건너편 사람이 서로 반향을주고받는다면 활기찬 관계가 쌓인다. 사회학자 하르트트로자 Hartmut Rosa는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과의 인터뷰에서
"반향이란 대답하는 세상을 향한 근본적인 그리움이다"라・고 말했다. 행복하고 의미 있고 선한 삶은 몸과 마음 그리고 인간과 환경의.조화를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다. - P-1

 어떤 순간에도, 만남은 늘 중요하다. 모두가 당신에게 당신에 관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세상의다른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P-1

모든 좋은 관계는 자신에게서 시작된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 타인을 만나는 건불가능하다. 자신에게 다정한 사람만이 타인에게 진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 P-1

지금 이 순간 무조건 존중하라는 말은 모든 인간을 무조건사랑하라는 뜻이 아니다. 잊지 말자. 당신은 교황도, 신도 아니다. 마더 테레사가 될 필요도 없다. 그래도 당신은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려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당신에게 그것이 인간을 향한사랑이라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수많은 사랑의 관계를 맺게된다. 사랑은 무한하다. 이곳에서, 죽음 너머에서도 사랑은 힘을 발휘한다. 좋은 것이 다 그렇듯, 사랑도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한 번의 미소로 말이다. - P-1

다정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값진 선물이다. 아량의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형태이며, 쪼잔한 계산의 반대말이다. 당신이 내게 미소를 지을 때 좋아하는나의 반응을 보고 기쁠 테지만, 처음부터 그런 나의 반응을 계산한 건 아니다. 나는 당신과 전혀 다를 수 있다. 지금 엄청 슬프거나 화가 났을 수도 있다. 설사 그렇다 해도 다정은 보람이 있다. 당신과 타인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그건 절대 사소한 게 아니다. - P-1

도널드 데이비슨이 주장한 ‘호의의 원칙‘
듣는 사람이 반사적으로 상대의 말을 비합리적이고 한심하고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낙인 찍어서는 안 된다. 상대 입장을 최소한 이해해보도록 상대에게 최대의 합리성이 있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내 논리로는 너의 주장을 완전히 따를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너의 논리가 (나의 논리처럼) 어느 정도 합리성을 담고 있다고 가정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덜 똑똑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니 조심하자. 지금 여기서 누가 이데올로기적인가? 나인가 너인가? 당신인가 우리인가?
물론 ‘호의의 원칙‘은 정언명령처럼 완고하지 않다. 상식에서 출발하는 이완훈련이다. 긴장을 풀고 귀를 쫑긋 세우며,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지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푸는 것이다. 다정은 서둘러 판단하지 않고 가장 진실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진실을 적어도 그 일부를 찾는 것이다. 아침에 (아직 잠이 덜깬) 당신에게 아이가 오늘 학교에 가지 않아야 할 이유를 줄줄이 늘어놓을 때도 ‘호의의 원칙‘이 필요하다. 다정은 합리적이•건 비합리적이건, 멍청하건 똑똑하건, 선하건 악하건 끊임없이서로에게로 향하는 세상을 가정하는 일이다. - P-1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에게 자기성찰은 우주와 하나라는느낌을 재확인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물론 당신이 보기에는 이런 생각이 우스울 수도 있다. 아직은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다.
인생에서는 (거의) 모든 일이 가능하다. 부엌에서, 열차를 타고가면서, 우체국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자기성찰을 하다가 문득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지금과는 다른 쪽에서세상을 바라보기만 하라. 그것이 바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는뜻이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가 그 옛날 자신에게 던진 이 호소를 당신도 자발적으로, 비아냥대지않고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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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을 주면 이 세상 최고의 레모네이드를 만든 사람이 이 책의 저자다. 힘겨운 어린 시절을 이렇게 드러내고 또 그걸 딛고 멋지게 살아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생의 의미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아니라, 자기 자신이 뿌듯해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living a life you‘re proud of. - P-1

그러나 이제 정신과에 몸담은 지 17년이 지나면서 그 이상으로 깨달은 점이 있다. 각각의 사람이 바라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 좋아하는 것과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 서로 매우유사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이해하기 힘들 만큼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자녀를 여럿길러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라도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를. 이렇게 형제자매 간에도성격과 호불호가 다른데, 심지어 남이면 어떠할까. 매우 다르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사람의 정서가 언어와 문화를 막론하고 다 유사하다는 앞의 말과 얼핏상반되게 들릴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진리라고 믿는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에게는 공통된 정서와 감정이 있지만 그 감정을 일으키는 자극의 종류나 크기, 그리고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는 개인차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대개 타고난 성격과 과거의 경험이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쳐 형성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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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펼침 (주책공사 5주년 기념판)
이성갑 지음 / 라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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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진실되고 성실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니,
그 마음을 조금씩 닮아가고 싶었다.

책은 결코 답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찾지 못할 겁니다. 답을 못 찾으니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왜 읽냐고요. 맞습니다.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책에는 답이 없기 때문이죠.
책은 답을 주지 않지만, 길을 만들어줍니다. 그 길은 나 자신이 만들어야 하고 내가 걸어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주지 않고 걷게 해주지도 않습니다.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 P-1

코끼리의 몸무게는 수컷은 6톤,
암컷은 3톤에 달합니다.
이 거대한 몸집을 코끼리는어떻게 지탱하는 걸까요?
비밀은 발바닥에 있습니다.
코끼리 발바닥은 거대한 젤리 같은지방 섬유 조직이라 말랑말랑합니다.
그 말랑함으로거대한 몸집을 지켜내는 겁니다.
책을 읽는 것은거대한 삶을 지탱하기 위한말랑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끼리의 발바닥처럼요. - P-1

7. ‘마음‘이란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를 뜻합니다. 마음은 히브리어로 ‘레브()‘, 헬라어로는 ‘카르디아(Kapola)‘, 영어로는 ‘하트(heart)‘인데, 모두 ‘중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은 곧 삶의 중심입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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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교사의 탄생 - 가르치는 두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희망 편지 이매진의 시선 26
곽노근.권이근 지음 / 이매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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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관련한 문제에 결코 단순한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그래도 이렇게든 저렇게든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면서 우리는 과거보다는 더 나아진다는 사실을 또한번 느끼게 한다.
이렇게 열심히 가르쳐온 선배들또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교육 현실에 번민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예전같았으면 실망했을 일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이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했다.

‘조금만 더 하면 할 수 있는데,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는데!‘
가르치는 사람들은 항상 이러한 생각을 포기하지 못한채 ‘조금만 더 하면‘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에 실패하거나 성공하기도, 비난받거나 칭송받기도 합니다.
또는 학생(선수)들이 교육 목표(승리)를 성취하거나, 아니면목표(승리)를 성취하지는 못해도 학습(훈련) 과정에서 내적성장을 한다는 위안을 느끼면서 늘 존재감을 확인받거나 정체성을 강화하려 합니다.
그런데 목표 도달이든 내적 성장이든 반드시 학생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만일 그러한 변화를 갈망하지 않는 교사라면 한국에서 꽤 편한 직업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거예요.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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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점심시간 - 우리가 가장 열심이었던 날들
김선정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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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선생님.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어린 아이를 대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과오를 드러내고 성찰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이렇게 글로 써낸 자체가 존경스러웠다. 읽는 내내 너 혼자만 이런 죄책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어 하며 내 어깨를 다독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가르치는 일에 지친 교사에게 추천!

그 아이를 만나면 골똘해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너의 행동과 말들에 동요하지 않고 오늘 하루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한 숱한 날들 중 제대로 성공한 적은 없었다. 성공 비슷하게 했다고 착각한 순간도 사실 내가 적당히 포기했거나 익숙해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이 가진 알 수 없는 문제들과 씨름하며 고민했던 시간은 그 자체로 소중했다. 처음에는 내가편하자고 했던 고민들이 점점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으로바뀐 것도 나의 성장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내가 그토록 씨름했던 그 아이가 어엿한 6학년으로 잘 자라 있는 모습을 볼 때였다. 나만 고민하며 막막한 시간들을 보낸 것이 아니었다.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선생님들 모두가 애를 썼다. 누구보다 그 아이가 가장 애를 썼다.
오늘도 교실에서 고군분투할 한 아이와 그의 부모님, 선생님,
같은 반에서 지내며 자기도 모르게 그 아이를 성장시키고 있는친구들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사람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회에 적응하며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간다. 그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그 아이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폭도 넓힌다. 결코 헛되고 무용한 견딤이 아니다. 우리는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살 수 있다는 것, 교실은 그것을 배우는 곳이니까. - P-1

그땐 잘 몰랐다거나, 그래도 저항하려 애를 썼다거나, 다른누구보다는 나았다고 목놓아 변명하고 싶어질 때면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도 여전히 몰라서 짓고 있는 죄가 있을 것이니 더정신을 차리자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단정짓지 말고당연해 보이는 것들도 다시 들여다보자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소환되어 뒷담화를 당하고 있을 것 같아 억울한 마음, 쫓아가서 변명하고 싶은 마음, 그런 것들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나를 다독인다. 그때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다시 뻔뻔하게 살아갈 기운이 생긴다.
그리고 주위를 보며 또 한번 다짐한다. 지금 그렇게 실수하고 있을, 나중에 후회할 일을 저지르고 있을 다른 사람을 용서해주자고. 그도 나처럼 세월이 지나면 목놓아 소리치고 싶을 수도 있다. 과거의 나를 고칠 순 없으니 지금 내 옆의 서툰 사람에게 관대해지자, 그렇게 결심한다.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들을 떠올릴 때 떳떳하기만 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그런 면에서 교사는 유난히 후회가많은 직업이다. 나에게 반박하기 어려웠을 어린이들 앞에서 잘났다고 떠들어댄 말들이 그들의 기억 속에 계속 자리잡고 있을까봐, 그때는 몰랐던 선생님의 이중적인 모습을 어른이 된 뒤에깨닫고 배신감을 느낄까봐 두렵다. 그러니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겸손하고 뻔뻔하게 살아갈 수밖에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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