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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월드 큐 9 - 꿈을 위한 노력, 석세스Q ㅣ 두뇌월드 큐 9
이수겸 글, 비타컴 그림 / 소담주니어 / 2010년 6월
평점 :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실력이 아닌 거짓말로 감쪽같이 자신의 학력을 속이고 미술계에서 신분상승을 도모하다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한 나라의 고위공직자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들에게서 후원을 이끌어냈던 그녀에게 분명 사람을 끄는 매력과 말솜씨가 겸비되었지만,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려지면서 결국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터지고 만 사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주변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열심히 노력해 실력을 쌓은 사람이 기회를 잡았을 때와, 입신양면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 없는 실력을 부풀리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서 존중받으면 그것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계속해서 허황된 꿈을 꾸느라 주변을 과도하게 인식하며 자신을 포장했을 때의 결말이 어떤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동안은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이들을 위한 재능 계발 학습 만화 「두뇌월드 Q」를 읽다보니, 우리 아이들도 권위와 명예에 어른들 못지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 초등 2학년생이 된 딸아이는 1학기 초반에 반장선거를 할 때 반장을 하겠다고 손을 든 아이가 15명이나 되어 자신은 질려서 손을 들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 아이의 표현이 어이없고 재미있긴 했지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는 참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반장선거를 할 때면 서로 눈치를 보고, 누가 추천해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면서 가슴 졸이던 모습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고 나서니 말이다. 선거에 나서는 아이들도 과거에는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뿐이었지만, 지금은 성적과 상관없이 밝은 성격과 어울림의 정도로 아이들의 지지를 받아 반장에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아홉 번째 시리즈인 ‘꿈을 위한 노력, 석세스Q’에서는 교장선생님의 아버님을 도와드린 우주가 교장선생님의 지지를 업고 학생 부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처음엔 야비함을 잘도 숨기고 우주를 견제하며 부회장 선거운동에서 선전을 하던 비호에게 밀리는 듯 했지만, 자신의 꾀에 자기가 넘어간 비호 덕분에 부회장 자리는 우주에게 거의 돌아갈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와 동시에 우주의 두뇌월드에서는 여전히 석세스Q를 비롯한 모든 Q들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무아지경에 빠져 있다. 이는 사람들의 지지가 진정한 우주의 모습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 주변 상황에 의해 부풀려진 부분이 다분했는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것을 알고 우주는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유력한 당선후보에서 물러나고 평소에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며 주변을 돌아본 선배를 추천하기에 이른다.
“부회장이란 위치의 의무와 책임은 생각하지 못한 채 그저 그 자리가 탐이 나서 여러분들이 믿어 주시는 것을 그저 제가 잘났다는 생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제가 부회장이란 막중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 것을요. 진짜 우리 학교와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회장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묵묵하게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일을 해 온 6학년의 김정태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뇌월드 안에서 Q들에게 닥친 위험을 물리치고, 학교에서도 인정받게 된 우주의 모습이 하나의 주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마무리되는 흐름이 인상적이다.
책의 말미에서는 ‘나의 석세스Q'를 알아보고, 다양하게 첨부된 체크 시트를 이용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원하는 모습을 그리며 성공 모델을 만드는 페이지가 있어 아이들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상당히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학습만화의 장점을 잘 활용해 쉽게 전달되는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