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을 헤엄치는 논리 물고기 생각쟁이들이 열고 싶어하는 철학꾸러미 5
양대승 지음, 김은하 그림 / 소담주니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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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말다툼을 할 때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생각은 많은데, 너무 흥분하다 보면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게 어렵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아, 이렇게 말할 것을...’, ‘아, 왜 그 말을 빠뜨렸을까...’하고 안타까워한다. 나중에 생각이 났다고 이미 지나간 일 가지고 또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모양새가 빠지기에 혼자서 속 끓일 때가 많다. 

이런 사소한 말다툼을 비롯해 살아가면서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야 하는 때가 무수히 많고, 진학이나 입사를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논리인데, 실제로 아이들에게 논리를 가르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일단 부모인 나부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현재 교직에 계신 분들은 격무와 입시 경쟁 속에서 어떻게든 1점이라도 올려야만 하는 상황으로 인해 논리적 사고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낼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다행히 초등학생들의 경우엔 학업부담이 중고생들에 비해 낮은 편이라 독서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논리력을 키울 수 있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기에 무엇을 선택할지 상당히 고민이 되었는데, 얼마 전에 큰형님 댁에 갔다가 조카가 읽고 있는 「머릿속을 헤엄치는 논리 물고기」를 보게 되었다.
 



아이가 읽기엔 두께가 좀 두껍다 했는데, 22가지의 짧은 이야기(고사성어와 성경, 소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 등)를 인용해 논리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개념과 정의, 개념관의 관계, 모순, 판단, 추리, 연역법, 귀납법, 궤변, 순환논리, 여러 가지 오류들에 대해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각 이야기를 들려주며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고, 뒤로 논리 주머니 1과 2에서 주제와 관련한 정의나 필요성, 상관관계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풀어서 수록해 어렵지 않게 각각의 개념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동안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인데도, 생각하기를 귀찮아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과학의 발달로 사람을 대신해 기계가 해주는 일이 너무 많아 편리한 생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대로 가다보면 정말 자신의 의지나 생각은 모두 사라지고 특정인의 생각이나 지시가 자신의 생각인양 따라가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의 즐거움을 잊지 않고 능동적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딸아이보다 내가 더 즐겁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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