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요, 두 발로 걷는 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요!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5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셰릴 오르시니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닌 남자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누나가 우리 언니와 동기라 친하게 지냈는데, 성별이 다르다보니 내가 그 아이와 친해질 기회는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 때는 아무 생각 없었고, 중학교 때가 되어서야 그 아이가 눈에 들어왔는데,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늘 선생님들께 지적을 당해 혼나고 벌을 받았다. 그 때마다 그 아이는 눈을 내리깔고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엔 좀 안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날이 하루하루 쌓이다보니 조금만 신경 써서 행동하면 벌을 받지 않아도 되고, 그러면 울상을 지을 일도 없을 텐데, 왜 그렇게 생각 없이 살까하는 생각에 그 아이 얼굴만 보면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그 아이는 착한 아이가 아니라 나쁜 아이로 자리 잡았다.

세월이 지나 가끔 어렸을 때 일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그 아이 생각이 자주 난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지만, 어렸을 때 내가 나쁜 아이라 생각했던 그 아이는 단지 다른 아이들보다 철이 조금 덜 들었고, 장난기가 다분했을 뿐 결코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정말 어른들 못지않은 죄질로 사람을 죽이거나 괴롭히는 아이들이 워낙 많아서일까? 지금은 그때 그 아이를 나쁜 아이라 단정 짓고 다정하게 대해주지 못했던 게 많이 미안하다. 

시 쓰기를 즐겨하고 낙타를 좋아하는 루시지만 게시판에 붙은 칭찬스티커로만 보자면 그다지 착한 아이가 아니다. 겨우 하나만 붙어있으니까.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도 늘 루시를 질투하고 견제하며 선생님 몰래 루시의 약을 올리는 하신타 때문에 그 계획이 자꾸 틀어진다. 게다가 멀리에서 찾아온 고모할머니가 사소한 오해로 루시가 거짓말쟁이에 욕심까지 많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통에 루시는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아빠는 루시가 착한 마음을 가진 착한 딸이라 하지만, 매일 어른들에게 꾸중을 듣다보니 루시는 스스로도 어쩌면 자신은 착한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엉뚱한 방법으로 자신이 좋은 아이인지, 나쁜 아이인지 실험을 하기에 이른다. 아빠에게서 계란을 물에 띄워 가라앉으면 좋은 계란, 뜨면 나쁜 계란이란 걸 배우고 그걸 자기 자신에게 시험해 보는 거였다. 결과는? 완전히 가라앉지도 않은 상태에서 바위틈에 발이 끼어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순진하고 기발한 어린아이다운 생각에 웃음도 나지만, 그만큼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착한 아이임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어 했던 루시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아팠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방법이 다르다고 상대를 무조건 나쁘게 보고 업신여기는 풍조가 만연한 사회를 살다보니 더더욱 루시의 상처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다행히도 루시가 당한 사고를 기점으로 고모할머니도, 반 친구들도 모두 루시를 달리 보게 되고, 선생님 또한 ‘독특한 아이’일 뿐,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주셔서 루시의 나쁜 아이 스트레스는 풀리게 된다. 

저마다의 생각과 행동이 모두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고, 그 속에서 서로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내는 루시와 루시의 가족, 선생님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진 동화책이라 자신을 별로라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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