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웅어, 날다 꿈꾸는 문학 4
김경옥 지음, 박지훈 그림 / 키다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경기도 고양 지역에 나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어린이가 읽을 수 있게 창작된 작품이다.

한국인의 고유한 恨의 정서와 윤회사상, 그리고 자연과 공존, 공생하려는 정신이 담겨져 있다.

 

주인공 행남이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죽음과 불구가 되는 비극을 맞지만

애기 할매의 정과 스님의 가르침으로 아버지가 웅어가 되어 다시 살고 있을 것이라는 고운 마음을 갖고 자연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무지개가 뜨는 날 무지개빛 웅어를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는 옥련아씨를 알게 되고

행남이는 옥련아씨를 위해 무지개빛 웅어를 잡고서는 스스로를 벌하기 위해 석빙고굴에 들어가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시련 속에 살면서도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을 귀히 여길 줄 아는 고운 심성이 기특하다.

자연을 훼손해 가면서 풍요로운 물질문화를 누리며, 흉악한 묻지마 범죄가 도심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현대를 살아가기에 이런 행남이의 삶의 태도가 감동적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옥련아씨의 생명을 위해 웅어를 잡았던 사회적 규약의 위반, 자연 질서의 훼손을 감내한 행남이의 결단은 좋은 토론거리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란 것을 염두하면 두 아이의 죽음을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로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든다.

행남이와 아씨가 웅어로 다시 살아나 한강을 자유롭게 헤엄치며 두 아이의 우정이 영원할 것을 암시하는 마무리는 자칫 슬프고 비극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었던 마지막을 순화시켜 주어 좋았다.

 

지금은 한강의 개발과 오염으로 더 이상 웅어가 살지 않는다고 한다니 안타깝다.

웅어가 헤엄치는 한강이 되어 아이들에게 행남이라는 마음씨 고운 옛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던 행남이의 마음이 요즘을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의 마음에 깊이 닿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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