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딜로와 산토끼 - 친구니까 괜찮아! 아르마딜로와 산토끼 1
제레미 스트롱 지음, 레베카 베글리 그림, 신지호 옮김 / 위니더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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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딜로와 산토끼는 숲속의 오두막에서 함께 사는 룸메이트이다.

아르마딜로라는 이름이 낯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찾아 보았는데 산토끼와 같이 아르마딜로라는 동물이 있었다.


산토끼와 아르마딜로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산토끼는 부지런하고 운동을 좋아하며 날씬하다.

반대로 아르마딜로는 느리고 먹는 것을 좋아하며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다른 성격이 충분히 갈등의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우정을 이야기하는 책답게 서로의 다름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특히 다름의 화합과 조화는 재규어와 대벌레의 에피소드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무섭고 뾰족한 이빨때문에 어떤 동물과도 친구가 되지 못한 외로운 재규어와, 너무 작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말을 걸어주는 동물이 없는 대벌레의 우정은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인 스토리였다.

기타, 산토끼와 아르마딜로의 숲속 오두막을 중심으로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고, 사건들이 일어난다.

홍수라는 다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때는 함께 머리를 맡대고 서로를 도우면서도, 바다가에 소풍을 가서는 샌드위치를 뺏길까 걱정하기도 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크고 작은 일상사의 여러 단면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 일상사 안에서 동물은 각기 다른 생김새만큼이나 각기 다른 생각과 개성을 보여주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은 서로 그 모습 자체로 받아 들여지고 ,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빨강색으로 강조된 이 책의 제목 옆에는 조그맣게 '친구니까 괜찮아!'라고 적혀 있다.​

​동물 친구들은 서로의 다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말문이 막히면 그냥 어깨를 으쓱하거나 정적이 흐른다.

"있잖아. 아르마딜로, 넌 뭐해?"

산토끼와 아르마딜로는 서로를 빤히 쳐다보았어요. 아르다딜로는 그 질문을 곰곰 생각했죠.

아르마딜로도 그 질문을 생각해 봤어요. 마침내 결론에 이르렀어요.

"좋은 질문인데, 내 생각에, 나도 그냥 있어."

(p. 149)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쩐지 우정이나 사랑과 같은 깊은 감정에는 이 책의 동물 친구들처럼 그냥 어깨를 으쓱하거나, '나도 그냥......' 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심리적 거리가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 친구들 사이에서 보이는 이런 심리적 빈 공간들이 '친구니까 괜찮아'라고 말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누군가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부분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다름을 이해할 수 없어도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너의 모습이니까' 하면서 말이다.  

문득 나는 얼마나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했는가 싶다.

설사 이해 되지 않아도 '괜찮아, 친구니까' 하면서 상대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아르마딜로와 산토끼와의 우정을 통해 부족한 모습 그대로 내 존재가 받아들여지고, 또 받아들이는 건강하고 자유로운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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