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매니저 1
존 르 카레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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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소설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존 르 카레의 1993년 작품을
이번에 BBC 드라마가 만들어지면서 새롭게 표지를 바꿔서 선보였다.
표지는 솔직히 내가 히들이 팬이긴하지만.. 음... 이렇게 노골적으로 해야하나싶었다는...
개인적으로 존 르 카레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좋은 평가를 받았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이후 처음인데 번역이 좀 딱딱하긴해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영드도 지금 보고 있는 중인데, 사실 소설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재미있으니 꼭 보시길.
(다만 스파이 영화라고 해도 액션은 많지 않다. 하지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처럼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이 엄청난 스릴을 느끼게 하므로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줄거리는 일단 전직 군인이자 현재 고급 호텔의
야간 지배인으로 일하는 조너선 파인이 주인공.
그는 고아였던 어린 시절의 영향과
군대시절 벌였던 폭력에 대한 죄의식으로
세상과 단절한 채 살고있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나이트 매니저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투숙객인 소피로부터 은밀한 요청을 받는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국제적 무기 밀매업자 리처드 로퍼의 범죄 기록에 관한 서류를
은밀히 보관해줄 것을 요청받은 것.

조너선 파인은 그녀의 말에 따르지만,
그 내용이 긴박한 만큼 복사본을 만들어
영국 당국에 전달하기로 한다.
하지만 얼마 후 소피는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고,
이에 분노한 파인은 영국 정보 요원을 찾아가지만
세상에 대한 온갖 환멸과 좌절을 느끼고
결국 직접 소피를 위해 복수를 꿈꾸며
로퍼에게 다가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드라마와 달리 소설은 로퍼를 만나기 위헤
온갖 (가짜) 범죄를 저지르며 떠도는 파인의 행적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덕분에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무분별한 범죄 행각과 그로 인해 또다른 죄책감을 겪는
조너선 파인에 대해 더욱 많은 공감을 만들어내도록 한다.

로퍼는 오히려 영드보다 소설에서의 매력이 훨씬 떨어지는데,
워낙 닥터 하우스 휴 로리의 악역 연기가
매끄럽다못해 인간적인 매력을 팍팍 주는 것도 있고,
확실히 활자보다는 영상의 강렬함이 더한 까닭도 있을 것 같다.
25년도 넘은 옛날에 쓴 소설이라 지금 보면 다소 밋밋한 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한번 읽게되면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뛰어난 작품이니 꼭 한 번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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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메이커
로잘리 햄 지음, 정미나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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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50년대 호주의 작은 마을...
평화롭다 못해 고인물처럼 썩어가는 듯한
고리타분한 시골마을이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쫒겨나다시피했던 틸리,
머틀 터니지가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마을로 돌아온 것.

최신 유행과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며
멋진 옷을 연달아 만들어 입고 다니는 틸리때문에
마을의 여자들은 일대 패션광풍에 휩싸이게 된다.
저마다 틸리의 화려한 옷에 열광하면서도
마음 한켠에선 그녀를 무시하며 경멸하는 여자들.

이런 가운데 틸리는 머리가 돌아버린 어머니를 꿋꿋이 부양하고,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며 진심어린 애정을 보여주는
테디에게 조금씩 마음을 뺏기게 된다.

그러나 행복을 꿈꾸자마자 닥치는 불행으로
그녀는 절망하고 이런 그녀를 위로하기는 커녕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배신을 하는 마을 여자들...
결국 틸리는 조용히 복수를 꿈꾸고.. 마침내 그 날이 온다...

호주영화나 소설을 보면 이른바 행간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
분명히 겉으로 보이는 줄거리는 뻔해보여도
안에 숨겨진 1센치의 재미가 있다고 하면 될까.
이 소설도 겉으로는 아름다운 로맨스가 전개되지만,
극적인 순간에 로맨스는 천하의 블랙코미디로 전환되면서
반전을 준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점이 맘에 안들지도..)

이 책을 쓴 로잘리 햄은 데뷔작인데도 불구하고 능수능란하게 소설을 풀어나간다.
덕분에 온갖 속물에 착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심지어 틸리도 온전히 선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책을 떼놓지 못하게하는 매력이 있다는 건 인정!

케이트 윈슬렛을 주인공으로 해서 영화가 나왔는데,
영화도 꽤 재미있다. 그래도 원작과 영화를 함께보면 더욱 재미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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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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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신선함이 갈수록 사라지다 못해 식상해진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솔직히 이 책 이후 마스다 미리 책은 절대 읽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징징징..
나이 40먹은 여자가 이렇게 매사에 징징거리는 것도 쉽지않을 듯.

그나마 전작처럼 징징거린 뒤에 어거지로라도 붙였던
일상의 깨달음 따위도 없고 자신의 하루 일상을 나열하고 나서 끝.
어쩔때는 자신에게 불친절했던 여관 흉을 보고,
독감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나온 일로 만난 사람과
식사를 하면서 느꼈던 곤란함을 주저리주저리...
하아.. 이 책은 나에게 마스다 미리의 책 제목을 연상시킨다.
마스다 미리는 " 아무래도 싫은 사람".

(도서관에 있으면 빌려보세요. 살 필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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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도시처녀들 2
미깡 지음 / 예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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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동갑내기 세 친구가 펼치는 깨알 공감 음주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라는데..
모르겠음. 이게 뭐가 재미있는거지? -_-
어딘가 엉성한 그림체도 맘에 안들고 내용도 공감이 안갔다.

차라리 부록인 안주 레시피가 더 재미있었을 정도.

여자 술꾼 이야기를 읽고싶다면 

차라리 <음주가무연구소>를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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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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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출신 여류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했던
2012년의 TED×Euston 강연을 바탕으로 출간된 책.
굉장히 얇고 작은 책이지만 지금까지 딱딱하게만 느꼈던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재치있게 반박한다.

특히 페미니즘이 단순히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는 것이 아닌,
남성과 여성 모두를 짓누르고 있는 성역할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 있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써야하는 이유도 역설한다.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아닌 인권옹호자같은 단어로
두리뭉실하게 표현하는 것은 Gender에 얽힌
구체적이고 특수한 문제 (여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엔 연설외에도 에세이와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이중에서 에세이 '여성스러운 실수'도
참으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

작은 책이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크고 묵직한 페미니즘 선언서.


" 우리는 남자아이들에게 두려움, 나약함, 결점을
내보이는 것을 두려워하라고 가르칩니다.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야망을 품는 것은 괜찮지만, 너무 크게 품으면 안 돼.
그러면 남자들이 위협을 느낄테니까.

만일 우리가 젠더에 따른 기대의 무게에서 벗어난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해질까요?"


".... 세상은 지난 수백년 동안 인간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그 중 한 집단을 배제하고 억압해왔습니다.
그 문제에 관한 해법을 이야기하려면,
당연히 그 사실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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